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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주돈이 애련설(周敦頤 愛蓮說) 주돈이(周敦頤 1017~1073) 중국 북송시대 대표적 유학자이자 성리학자로 자는 무숙(茂叔) 호는 염계(濂溪)이다. 특히 연(蓮)을 사랑하여 그가 남긴 애련설은 명 문장으로 지금까지 많이 애송되고 있다. 한가한 틈을 내어 수련(水蓮) 사진과 함께 애련설(愛蓮說)을 소해(小楷)로 자서(自書)해 보았다.애련설(愛蓮說 :연꽃을 사랑하노라) 水陸草木之花, 可愛者甚蕃(수륙초목지화, 가애자심번) 물과 땅에 사는 초목의 꽃 중에 사랑스러운 것이 매우 많다. ​晉陶淵明獨愛菊(진도연명독애국) 진나라 때 도연명은 유난히 국화를 좋아하였고, 自李唐來, 世人盛愛牧丹(자이당래, 세인성애목단) 이씨가 세운 당조 이래로 세상 사람들이 모란을 무척이나 사랑하였으며, 予獨愛蓮之出淤泥而不染(여독애련지출어니이불염) 나는 오로지 진흙에서.. 더보기
유종원 강설(柳宗元 江雪) 중국 당(唐)나라의 시인 유종원(柳宗元 773 ~ 819)의 대표적인 산수시로 헌종시절 개혁실패로 좌천되었던 시기에 쓰여진 작품이다. 속세를 초월한 듯 대자연에 은거한 고기잡이 늙은이의 모습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 관조적으로 노래함으로써, 정치적 실의와 고독감을 극복하려는 작가의 강한 정신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유종원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산수시를 잘 지어 도연명(陶淵明)에 비견되며,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과 함께 당시(唐詩)의 자연파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 내리는 강 위에 배를 띄워 낚시를 드리운 어옹의 모습을 노래해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 역시 정신적 좌절과 울분을 인내하면서 대자연 속에 시정신을 개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중학교 한문교과서에서 한번쯤은 접했을 친숙한 시라.. 더보기
이백 장진주(李白 將進酒) 세모의 정이 넘치는 요즘 송년회 등으로 저녁 모임이 잦다. 단연 술자리는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신년에 대한 희망을 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장진주는 이백의 대표적인 권주가로 널리 애송되는 시다. 이백은 등용이 되지 않고 자신의 이상을 펼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희망을 가지고 현실을 즐길 줄 아는 호방함을 지녔다. 이 장진주는 이백의 그러한 개성을 잘 드러내 주는 대표작으로 깊이 있게 음미해 보자. 將進酒(장진주 : 술을 권하며..)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래) 황하의 물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불부회)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 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 더보기
소식 전적벽부(蘇軾 前赤壁賦) 소식(蘇軾)은 앞 소동파(蘇東坡)의 무진장(無盡藏)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송나라 제1의 시인이자 문장가로서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사람이다. 그는 폭넓은 재능을 발휘하여 시문서화(詩文書畵) 등에 훌륭한 작품을 남겼으며 좌담(座談)을 잘하고 유머를 좋아하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었으므로 많은 문인들이 그의 주변에 모여들었다. 당시(唐詩)가 서정적인 데 대하여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었고 새로운 시경(詩境)을 개척하였다. 대표작인 적벽부(赤壁賦)는 불후의 명작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필화(筆禍) 사건으로 죄를 얻어 황저우(黃州:湖北省)에 유배되었던 소동파가 1082년(元豊 5)의 가을(7월)과 겨울(10월)에 황저우성 밖의 적벽에서 소식과 여러 객이 함께 놀다가 지은 것이다. 7월에 지은 것을 전(前.. 더보기
백거이 시 대주 2(白居易 詩 對酒 二) 백거이(白居易 772~846) 중국 중당기의 대표적 시인이며, 字는 낙천(樂天), 만년에는 호를 취음선생(醉吟先生) 또는 향산거사(香山居士)라 하였다. 그의 이름 거이(居易)는 중용(中庸)의 "군자는 편안한 위치에 서서 천명을 기다린다(君子居易以俟命)"는 말에서 취했고, 그의 자 낙천(樂天)은 역(易)·계사(繫辭)의 "천명을 즐기고 알기 때문에 근심하지 않는다(樂天知命故不憂)"는 말에서 취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시는 당대 최고의 독자층을 형성하였는데 시풍이 풍자적이면서 쉽고 사실성에 충실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 세상은 복잡 다양하한 일상 속에 잦은 마찰과 짜증 속에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이 와중에 그의 대표적인 시를 한 번쯤은 깊게 접해보면 작은 위안을 얻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자서해 보.. 더보기
편양언기, 만해 한용운 오도송 (鞭羊彦機, 卍海 韓龍雲 悟道頌) 2수 앞서 화두(話頭) 이야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큰 의심을 붙잡고 씨름하다 보면 한순간에 공안이 타파되고 깨침의 순간을 시로 읊은 것을 오도송(悟道頌) 또는 개오송(開悟頌)이라 한다. 선승들의 오도송을 접하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묘한 심미안적 감정에 휩싸인다. 요즘 돈오돈수(頓悟頓修), 돈오점수(頓悟漸修)에 대한 논쟁이 뜨겁지만 우리 같은 범부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경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불자는 아니지만 선시를 통해서 얻어지는 청정함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회인으로서 마음의 위안이 되기도 한다. 내가 평소 읊조리는 오도송 2수를 자서해 보았다. 편양언기(鞭羊彦機) 오도송(悟道頌) 운변천첩장(雲邊千疊嶂) 구름가엔 천 겹으로 쌓인 봉우리 솟아있고 함외일성천(檻外一聲川) 난간 밖에는 개울 물소리 요란하게 흐르네 .. 더보기
화두(話頭) 이야기 화두를 공안(公案)이라고도 하는데.. 선가(禪家)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깨침을 얻도록 인도하기 위하여 제시하는 문제.. 즉 확철대오(廓撤大悟)의 세계로 인도하는 비밀의 열쇠가 화두인 셈이다. 이 공안은 총1,700여 개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참구(參究)와 연마(鍊磨), 용맹정진(勇猛精進)을 통해서 공안 하나를 깨치면 다른 공안도 따라서 깨쳐진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공안 몇 가지를 살펴보면 개는 불성이 없다(구자무불성 狗子無佛性)의 무(無)자 화두, 뜰 앞의 잣나무(정전백수자 庭前栢樹子), 삼이 서근(마 삼근 麻三斤), 이 무엇고(시심마 是甚麽), 앞니에 난 털(판치생모 板齒生毛),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뚫어라, 마른 똥막대기(건시궐 乾屎橛) 등이 있다. 현대의 고승(高僧) 일타선사(日陀禪師)는 “화두를 드.. 더보기
관악산 등정(冠岳山 登頂) 관악산은 서울의 명산이자 경기오악(京畿五岳)으로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를 대표하는 산이다. 서울시 한강 남쪽에 우뚝하게 솟아있는 산이며 높이는 632m이다. 그 뒤쪽으로는 청계산, 백운산, 광교산으로 연결되는 한남정맥(漢南正脈)이 이어진다. 산 정상부에는 바위모습이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아 관악산(冠岳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관악산의 능선마다 바위가 많고 큰 바위 봉우리가 연결되어 웅장한 산세를 이룬다. 풍수학적으로도 화(火)산으로 멀리서 보면 마치 성화가 타오르는 듯한 형국이다. 火는 冠(벼슬)과 學(학문)과 일통한다 하여 현재 정부청사와 서울대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서울(경북궁)을 중심으로 안산(案山)인 南山과 조산(朝山.. 더보기
대개창호납우주(大開窗戶納宇宙) 은하수를 본신적이 있나요? 내 고향은 지리산 산골이다. 소싯적에 밤하늘을 바라보며 마치 별이 쏟아지는 듯한 광경을 목격하곤 했는데 그 많은 별들 중 가장 밝게 빛나는 샛별과 북두칠성을 찾아 깊은 상념에 잠기기도 했다. 지금은 환한 전기불과 오염된 환경으로 그때의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깊어가는 가을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때의 추억을 더듬어 본다. 大開窗戶納宇宙(대개창호납우주) 창문을 활짝 열고 우주를 드리우다. 默坐索妙理 靜坐造太虛(묵좌색묘리 정좌조태허) 묵상에 잠겨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를 모색하고 조용히 앉아 마음속 우주를 만들어 본다. 더보기
어느 공직자의 좌우명(춘수선어희해유천 春水鮮魚戱海游天) 10여 년 전 대기업 근무 시절 감사원에 고위직으로 계시다가 회사로 오신 감사님이 계셨다. 한직(閑職)이다 보니 한번 임원실에 불려 가면 몇 시간씩 붙잡히는 신세(?)가 되곤 했는데.. 그 당시 감사께서 평생 좌우명으로 새긴 글귀를 나에게 적어주시며 글을 써달라 부탁을 받았으나 미천한 실력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감사께서 임기가 만료되어 회사를 떠나셨다. 그때 글귀 생각나서 자서해 보았다. 본 내용은 공직자들에 한 번쯤은 새겨들어야 할 좋은 뜻이 담겨 있다. 춘수선어희해유천(春水鮮魚戱海游天) 春水鮮魚戱海游天(춘수선어희해유천) 봄날 선어가 바다를 하늘 삼아 유유자적 노니는데 香餌不貪何畏釣者(향이불탐하외조자) 향기 나는 미끼를 탐하지 않는데 어찌 낚시꾼을 두려워하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욕심이 앞서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