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唐)나라의 시인 유종원(柳宗元 773 ~ 819)의 대표적인 산수시로 헌종시절 개혁실패로 좌천되었던 시기에 쓰여진 작품이다. 속세를 초월한 듯 대자연에 은거한 고기잡이 늙은이의 모습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 관조적으로 노래함으로써, 정치적 실의와 고독감을 극복하려는 작가의 강한 정신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유종원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산수시를 잘 지어 도연명(陶淵明)에 비견되며, 왕유(王維), 맹호연(孟浩然)과 함께 당시(唐詩)의 자연파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 내리는 강 위에 배를 띄워 낚시를 드리운 어옹의 모습을 노래해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 역시 정신적 좌절과 울분을 인내하면서 대자연 속에 시정신을 개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중학교 한문교과서에서 한번쯤은 접했을 친숙한 시라 초서로 자서해 보았다.
강설(江雪) 차가운 강에는 한없이 눈만 내리고..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에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 자취 끊어졌네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엔 도롱이에 삿갓 쓴 노인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낚시하는데 차가운 강에는 한없이 눈만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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