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백거이 시 대주 2(白居易 詩 對酒 二)

백거이(白居易 772~846) 중국 중당기의 대표적 시인이며, 字는 낙천(樂天), 만년에는 호를 취음선생(醉吟先生) 또는 향산거사(香山居士)라 하였다. 그의 이름 거이(居易)는 중용(中庸)의 "군자는 편안한 위치에 서서 천명을 기다린다(君子居易以俟命)"는 말에서 취했고, 그의 자 낙천(樂天)은 역(易)·계사(繫辭)의 "천명을 즐기고 알기 때문에 근심하지 않는다(樂天知命故不憂)"는 말에서 취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시는 당대 최고의 독자층을 형성하였는데 시풍이 풍자적이면서 쉽고 사실성에 충실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 세상은 복잡 다양하한 일상 속에 잦은 마찰과 짜증 속에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이 와중에 그의 대표적인 시를 한 번쯤은 깊게 접해보면 작은 위안을 얻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자서해 보았다.

 

對酒 二 (술을 대하면서 2)

와우각상쟁하사(蝸牛角上爭何事) 달팽이 뿔 위에 무슨 일로 다투는가

석화광중기차신(石火光中寄此身) 부싯돌 번쩍이는 순간 이 몸을 기탁하고

수부수빈차환락(隨富隨貧且歡樂) 부귀든 빈천이든 이 또한 기쁘고 즐거움인데

불개구소시치인(不開口笑是癡人) 입 벌려 크게 웃지 않는 그대가 바보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가정한다면 인간의 역사는 단 2초에 불과하다. 찰나와 같은 시간, 그 시간 중 잠들고, 근심걱정 다 제하면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짦다.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고 소중하게 주어진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누리면서 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