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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을지문덕 여수장우중문시(乙支文德 與隋將于仲文詩) 며칠 전 을지로 3가 역에 있는 주요 거래처에 다녀오는 길에 문득 이 시가 생각나서 자서해 보았다. 모든 분들이 익히 알고 있는 시지만 을지로는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중국은 이제 세계 제2의 대국이다. 동북공정 진행 등 갈등의 씨앗도 커져 가겠지만 한때 중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연개소문, 강감찬, 을지문덕, 양만춘 장군 등의 기개를 재조명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여수장우중문 시는 고구려 내륙까지 깊숙이 들어온 우중문 장군에게 경고용으로 써 준 시이다. 고구려 영양왕 23년(서기 612년) 중국 수 나라의 양제가 직접 113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고구려를 침략하였다. 출발하는 데만 무려 40일이 걸린 수나라 군대는 고구려 요동성을 끝내 뚫지 못하고 두 달이나 요하에서 지체하자 여름이 되.. 더보기
유리왕 황조가(琉璃王 黃鳥歌) 유리왕(재위 BC 19∼AD 18)의 황조가는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정시로 평가받고 있다. 고구려 2대 왕인 유리왕은 부여로부터 아버지인 동명성왕(주몽)을 찾아와 왕이 되었다. 황조가의 유래는 유리왕의 본실인 송비가 죽자 鶻川(골천) 여인인 禾姬(화희)와 漢族(한족) 여인인 雉姬(치희) 두 아내를 맞이했다. 두 여인은 늘 사이가 좋지 않던 중 유리왕이 사냥 나간 사이 두 여인이 싸움을 크게 벌여, 치희가 제 고향으로 가 버렸다. 왕이 돌아와 치희가 달아났음을 알고 곧 말을 달려 좇아갔으나, 치희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돌아오는 길에 나무 밑에 서서 꾀꼬리 암수가 정답게 노니는 것을 보고 이 노래를 지었다고 전해진다. 황조가(黃鳥歌) - 유리왕(琉璃王) 翩翩黃鳥 雌雄相依 念我之.. 더보기
심수굉 객효(沈受宏 客曉) 심수굉(沈受宏. 1645-1722)은 중국 청(淸) 나라 시대 시인으로 강소성 태창(江蘇省 太倉) 출신이다. 자는 태신(台臣) 호는 백루(白漊)이며, 어려서 재능이 남달랐으며, 특히 시문(詩文)에 능했다. 객효(客曉 :나그네의 새벽) 천리작원객(千里作遠客) 천리 먼 길 나그네 되어 오경사고향(五更思故鄕) 오경 새벽녘에 고향생각 절로 나네 한아수성기(寒鴉數聲起) 겨울 갈까마귀 몇 마리 우는 소리 들리고 창외월여상(窓外月如霜) 창밖의 밝은 달빛 마치 서리 내린 것 같구나. 더보기
왕유 산거추명(王維 山居秋暝) 산거추명(山居秋暝 : 산속의 가을저녁)       -  王維(왕유) 空山新雨後(공산신우후) 공산에 싱그러운 비 내린 후天氣晩來秋(천기만래추) 해 저무니 가을은 이미 와있네明月松間照(명월송간조) 밝은 달빛은 소나무 사이를 비추고淸泉石上流(청천석상류) 맑은 샘물은 돌 위로 흐르네竹喧歸浣女(죽훤귀완녀) 대숲에서 떠들썩하게 빨래 나간 여인들 돌아오고蓮動下漁舟(연동하어주) 연잎 흔들며 고깃배 지나가네隨意春芳歇(수의춘방헐) 계절의 흐름 속에 봄꽃은 시들어 버렸어도王孫自可留(왕손자가류) 왕손은 이곳에 스스로 머물러 있으리라 더보기
서산대사 선시 몇 수(西山大師 禪詩 몇 首) 人境俱奪(인경구탈 : 주관과 객관을 모두 버림)이화천만편(梨花千萬片) 배꽃 잎 천만 조각 비입청허원(飛入淸虛院) 청허원에 날아드네목적과전산(牧笛過前山) 목동의 피리소리 앞산을 지나건만 인우구불견(人牛俱不見)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네.. 화우(花雨 : 꽃비)백운전후령(白雲前後嶺) 흰구름 앞 뒤 고갯마루에 걸쳐 있고명월동서계(明月東西溪) 밝은 달은 동서 쪽 계곡을 비추네승좌낙화우(僧坐落花雨) 스님 앉은 곳 꽃 비 내리는데객면산조제(客眠山鳥啼) 객은 잠들고 산새 소리만... 삼몽사(三夢詞 : 세 꿈 이야기)주인몽설객(主人夢說客) 주인은 나그네에게 꿈 이야기하고객몽설주인(客夢說主人) 나그네도 주인에게 꿈 이야기하네금설이몽객(今說二夢客) 지금 꿈 이야기하는 두 나그네역시몽중인(亦是夢中人) 또한 꿈속에 사람.. 더보기
매화관련 한시 2수(왕안석, 왕유,王安石 王維 漢詩 二首)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겨울인데도..한해를 이틀앞둔 겨울의 정점이지만 포근한 햇살로 살짝 봄기운이 느껴진다. 세모의 정이 넘쳐나는 요즘 나이 한살 더하는 두려움 보다 매화핀 소식이 그리워진다. 매화는 寒苦의 시련을 견뎌내며 눈속에서도 꽃망을을 터트리는 雪中梅와 같이 타향에서 忍苦의 세월을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따뜻한 고향의 소식을 매화를 보면서 시름을 달랬으리라, 매화와 관련된 한시 2수를 자서해 보았다. 왕안석과 왕유는 앞서 遊鐘山과 藍田山石門精舍에서 언급하였기에 생략도록 하겠다. 매화(梅花) - 왕안석(王安石) 墻角數枝梅(장각수지매) 담장 모퉁이에 몇 가지에 핀 매화여 凌寒獨自開(릉한독자개) 추위를 무릅쓰고 홀로 피었네. 遙知不是雪(요지불시설) 멀리서 봐도 눈이 아님을 알겠으니.. 더보기
정호 추일우성(程顥 秋日偶成) 정호(程顥.1032~1085) 字는 백순(伯淳). 호는 명도선생(明道先生) 宋나라 때의 대유학자이다. 명도선생의 추일우성(秋日偶成)은 서예인들이 즐겨쓰는 문장으로 한 구절을 자서해 보았다.  추일우성(秋日偶成: 가을날 우연히 이룸)   - 정호(程顥) 閑來無事不從容(한래무사부종용) 한가로움 찾아와 매사에 마음 차분하지 않은 일 없고睡覺東窓日已紅(수각동창일이홍) 아침에 눈 떠보면 동창은 이미 밝았는데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 만물을 고요히 살펴보면 모두가 스스로 터득되고四時佳興與人同(사시가흥여인동) 사철마다의 좋은 흥취 누구에게나 같구나道通天地有形外(도통천지유형외) 천지를 도통하니 형체 없는 것에까지 미치고思入風雲變態中(사입풍운변태중) 모든 것 자연의 섭리 안에 있음을 알 때 내 마음 달관된다.富貴不淫.. 더보기
유장경 봉설숙부용산(劉長卿 逢雪宿芙蓉山) 유장경(劉長卿. 710~785?) 은 중당(中唐) 시인으로 자는 문방(文房)이다. 그의 대표적인 시 봉설숙부용산(逢雪宿芙蓉山 : 눈을 만나 부용산에서 묵다)과 崔北(1720~ ? )의 풍설야귀인도와 함께 시정(詩情)을 느껴보고자 한다. 최북의 자는 이름 북(北)자를 둘로 나눈 칠칠(七七)이라고 했으며 대담하고 파격적인 기행으로 조선 후기 회화사에 큰 획을 남긴 인물이다. 풍설야귀인도의 화제(畵題)가 되어 멋진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청빈함과 함께 긴 여운이 남는 시다. (崔北 : 風雪夜歸人 圖) 봉설숙부용산(逢雪宿芙蓉山:눈을 만나 부용산에서 묵다) - 劉長卿 日暮蒼山遠(일모창산원) 해는 저물고 푸른 산은 멀어지는데 天寒白屋貧(천한백옥빈) 추운 날씨 가난한 오막살이 한채 柴門聞犬吠(시문문견폐) 사립문 개 짖.. 더보기
왕유 남전산석문정사(王維 藍田山石門精舍) 왕유(王維. 699? ~ 759)는 중국 당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자가 마힐(摩詰)이며, 산서성(山西省) 기현(祁縣)사람이다. 비록 사대부 집안에서 성장했지만 어려서부터 불교 사상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 그는 시선(詩仙)이라고 불리는 이백(李白, 701~762), 시성(詩聖)이라고 불리는 두보(杜甫, 712~770)와 함께 중국의 서정시 형식을 완성한 3대 시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또한 음악과 회화에도 능해 그림 같은 시를 쓰고 시 같은 그림을 그렸으며, 현재 약 400여 수가 전해지고 있다. 왕유는 화가적인 관찰로 산수를 바라본 후, 자연스러운 시어로 화면을 재구성하는 독특한 시각적인 시를 지었다. 산수시는 언제나 아늑한 고요함을 지녔으나 동(動)을 통한 정(情)의 세계를 표출했다. 그의 대표적.. 더보기
서경덕 독서유감(徐敬德 讀書有感 : 책 잃는 감흥) 화담 서경덕(花潭 徐敬德. 1489~1546) 조선 중종시대 거유(巨儒)이자 대철학자(大哲學者)이다. 호는 화담(花潭), 복재(復齋) 자는 가구(可久)이며,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송도(개성)에서 태어나 송도삼절(松都三絶 : 황진이, 박연폭포, 서화담)로 유명하다. 어려서부터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고 지식을 쌓는데 몰두하였으며 벼슬은 하지 않았다. 송도의 화담 서재에서 자연을 벗 삼아 진리탐구에 헌신하여 당시 사림파(士林派)의 종장(宗匠)이요 기호파(畿湖派)의 선구자였다. 선조 때 右議政(우의정)에 추증되었으며, 문집에 화담집(花潭集)이 있고 그 속에 원리론(原理論), 이기론(理氣論), 태호설(太虛說), 귀신생사론(鬼神生死論) 등의 글이 있다. 여기 소개하는 徐花潭의 독서유감은 道學者로서의 높은 인격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