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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회도백화성밀시..(會到百花成蜜時) 학문의 달콤한 근원을 찾아 소년이노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 朱熹의 권학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처럼 학문의 완성은 깊고도 넓어 부지런히 공부하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는 여정과 같다. 아래 글귀는 서예인들이 즐겨 쓰는 내용으로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으나 소동파 등 중국 시인들이 즐겨 사용한 구절들을 간추린 문장으로 보인다. 會到百花成蜜時 (회도백화성밀시) 벌들이 수많은 꽃들을 찾아 꿀을 이룰 때 不知甛是何花來 (부지감시하화래) 그 달콤함은 어느 꽃에서 왔는지 알 수가 없네.. 깊이 있는 학문의 달콤 한 근원을 찾고자 함은 편협되지 않고 좀 더 광범위한 시각으로 다양한 분야를 찾아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이 아닐까... 더보기
서산대사 제일선암벽(西山大師 題一禪庵壁) 서울 근교는 명산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이 주변에 있는 서울은 축복받은 도시임에 틀림없다. IMF 이후 등산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요즘의 산행은 곳곳에 인산인해를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역시 주말이면 육산인 청계산과 골산인 관악산 그리고 걸어서 10분 만에 다가설 수 있는 대모산을 즐겨 찾는다. 그 산들의 정상에서 이런 시구를 한번 읊즈리면 또 다른 산행의 묘미가 더해질 것 같다. 서산대사(淸虛休靜)의 제일선암벽(題一禪庵壁) 시를 행서체로 자서 해보았다. 제일선암벽(題一禪庵壁) 山自無心碧(산자무심벽) 산은 무심코 푸르고 雲自無心白(운자무심백) 구름 또한 무심히 도 흰데 其中一上人(기중일상인) 그 가운데 서있는 한 사람 亦是無心客(역시무심객) 그 또한 무심한 객일 진데... 더보기
익재 이제현 산중설야(益齋 李齊賢 山中雪夜)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은 고려 후기의 시인이며 문신이며 성리학자, 화가이다. 자는 중사(仲思), 호는 익재(益齋), 역옹(櫟翁), 실재(實齋)이다. 내가 젊은 시절 익재의 이 시를 처음 접한 후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있었다. 산중설야(山中雪夜 : 산중에 눈 내린 밤)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종이 이불에 한기 생기고 불당 등불은 가물거리는데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불명종) 사미는 한밤 내내 종을 울리지 않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절 찾아온 객이 일찍 문을 연다고 사미는 성내지 말게나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문을 연 것은 암자 앞 눈에 쌓인 소나무를 보기 위해 서라네.. 시름을 잊고자 산사 찾아온 객이 밤새 내리는 눈에 잠 못 이루고.. 사미는 제때 종을 울려야 .. 더보기
고운 최치원 시 증산승, 제가야산독서당. 2수(孤雲 崔致遠 詩 贈山僧, 題伽倻山讀書堂. 二首)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잘 아는 신라시대 역사적 인물이다. 경주 최 씨의 시조이지만 무덤이 없다. 만년에 가야산에 들어가 후학을 지도하면서 학사제 앞에 지팡이를 꽂으며 내가 살아있다면 지팡이도 살 것이니 학문에 열중하라는 말과 함께 갓과 짚신만 남기고 홀연히 살아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고운 선생은 소동파의 적벽부에 나오는 내용 중 우화등선(羽化登仙) 즉 신선이 되어 다른 세계에서 또 다른 멋진 삶을 영위하지 않을 까.. 신라의 쇠락을 예견하고 가야산으로 입산하며 읊은 대표적인 시를 자서해 보았다. - 증산승(贈山僧 : 스님에게) 僧乎莫道靑山好(승호막도청산호) 중들은 청산이 좋다고 말하지 마라 山好如何復出山(산호여하복출산) 산이 좋으면 어찌 다시 산을 나오는가 試看他日吾踪跡(시.. 더보기
장유 대언(張維 大言) 장유(張維. 1587∼1638)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지국(持國), 호는 계곡(谿谷)·묵소(默所)이다.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으로 천문·지리·의술·병서 등 각종 학문에 능통했고, 서화와 특히 문장에 뛰어나 이정구(李廷龜),신흠(申欽),이식 등과 더불어 조선 문학의 사대가(四大家)라는 칭호를 받았다. 송시열(宋時烈)은 “그는 문장이 뛰어나고 의리가 정자(程子)와 주자를 주로 했으므로 그와 더불어 비교할만한 이가 없다.”라고 칭송하였다. 주요 관직으로는 검열, 대사간, 대사헌, 이조참판, 나주목사, 이조판서를 역임했으며, 많은 저서가 있다고 하나 대부분 없어지고 현재 계곡만필, 계곡집(谿谷集), 음부경주해(陰符經注解)가 전한다. 신풍부원군(新豊府院君)에 봉해졌으며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더보기
몽암악 선사(蒙菴嶽 禪師)의 송(頌) 오월의 솔바람(본시산중인 本是山中人) 며칠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룬 적이 있다. 이처럼 더운 날을 暴炎, 炎天, 孟夏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두 주만 지나면 무더위도 서서히 막을 내릴 것이다. 이 또한 어김없이 이어져 온 자연의 순환이다. 잠시 더위를 벗어나고자 몇 구절 생각이 떠올라 自書 해본다. 소개하고자 하는 한시는 지월록(指月錄 : 명(明)의 구녀직(瞿女稷)가 엮은 책으로 과거칠불(過去七佛)에서 남송(南宋)의 대혜종고(大慧宗杲)에 이르기까지 불법(佛法)을 계속 이어 온 약 650명에 대한 행적, 스승과 제자의 인연, 깨달음에 대한 문답, 어록을 담고 있다) 卷 11에 수록된 몽암악 선사(蒙菴嶽 禪師)의 송(頌)이다. 本是山中人(본시산중인) 본래 산에 사는 사람이라 愛說山中話(애설산중화) 산중 이야기를 즐겨 나눈다 五月賣松風(오월매송풍.. 더보기
청무성 (聽無聲 : 무성을 듣다) 청무성은 나의 필명이자 좋아하는 문구이다. 그래서 Tistory 블로그를 개설할 때 聽無聲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연유이다. 스쳐가는 수많은 소리들 가운데 無聲의 소리, 즉 심이(心耳)로만 들을 수 있는 그런 소리, 침묵의 소리, 참된 진리의 소리를 느껴보고 듣고 싶은 마음에서 自書와 함께 그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청무성(聽無聲 : 소리없는 소리를 듣는다) 聽無聲은 "無聲을 들어라."는 장자의 말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소리와 말들을 듣고 산다. 인간의 시비소리, 소음 등 들어야 할 소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본다. 무성의 소리란 심이(心耳)로 듣는다. 즉 마음의 귀, 이성의 귀, 영혼의 귀를 가지고 깊은 소리, 심오한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것이 聽無聲이다. 점점 사라져 가는 .. 더보기
함허 득통 반야가(涵虛 得通 般若歌) 함허당(涵虛堂. 1376 ~ 1433) 조선 초기의 승려로 호는 득통(得通), 당호는 함허(涵虛), 속성은 유(劉)씨로 첫 법명은 수이(守伊), 첫 법호는 무준(無準). 법명은 기화(己和)이다. 충청북도 충주(忠州) 출신으로 아버지는 전객시사(典客寺事 : 고려시대 빈객을 대접하는 잔치를 관장하던 관아) 유청(劉 聽)이다. 조선 초기의 배불정책(排佛政策)이 극에 이르렀을 때, 불교의 정법(正法)과 그 이치를 밝힘으로써 유학의 불교 비판의 오류를 시정시키고자 노력하였다. 1396년(태조 5) 관악산 의상암(義湘庵)으로 출가하였으며, 1397년에 회암사(檜巖寺)로 가서 무학왕사(無學王師)에게 법요(法要)를 들은 뒤 여러 곳을 다니다가, 1404년(태종 4) 다시 회암사에 가서 수도에 정진하였다. 1406년 공.. 더보기
우작란(偶作蘭 : 우연히 난을치다) 문인화를 겉으로만 입문했지 표현의 졸렬함에 부끄럽기 짝이 없다. 매난국죽(梅蘭菊竹) 4 군자 중 초보자들은 제일 먼저 난을 치게 된다. 난치기의 기본에 대하여 상식적인 수준에서 언급해 보면 화선지, 먹물, 붓, 문진, 접시 등 그리기 전에 간단한 준비물 들이다. 치고자 하는 난 구상이 끝나면 먼저 붓으로 농담을 확인한 후, 서미(鼠尾) 제일 먼저 치는 난 잎으로 잎 끝이 쥐꼬리를 닮았다 해서 서미라 한다. 교봉안(交鳳眼) 두 번째 난 잎이 교차하면서 봉황의 눈을 닮았다 해서 교봉안이라 한다. 파봉안(破鳳眼) 교봉안 사이에 그려지는 세 번째 난 잎이다. 봉황의 눈을 파한다는 의미다. 정두(釘頭) 어린잎은 땅을 뚫고 올라오듯 마치 못처럼 힘이 있어야 한다. 의도필부도(意到筆不到) 뜻은 이르렀지만 붓은 가지 .. 더보기
새깃유홍초 둥근잎유홍초 단풍잎유홍초 어렸을 때 시골 담장에 앙증스레 붉게 핀 예쁜 꽃을 보았는데 한동안 잊고 지내다 몇 해 전 주말농장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하였다. 씨앗을 받아 몇년째 키우고 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화분에 새깃, 등근잎 유홍초를 심고 출퇴근 시 자라나는 모습이 무척 눈을 즐겁게 한다. 유홍초(留紅草)는 말대로 붉은 꽃이 오랫동안 머물고 있다 라는 뜻으로 메꽃과의 1년생 덩굴식물로 아메리카 대륙 열대지방이 원산지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주홍색, 분홍색, 또는 흰색이 별처럼 아름다운 꽃이 피는데 유홍초 앞에 잎의 형태가 비슷한 둥근잎, 새깃, 단풍잎, 이란 이름 외에 누홍초, 이태리나팔꽃, 미국나팔꽃, 월남 나팔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친밀감을 더해주는 예쁜꽃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둥근잎 유홍초 발아 모습 화분에 파종한 지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