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썸네일형 리스트형 홍현주 우음, 두보 강벽조유백 2수(洪顯周 偶吟, 杜甫 江碧鳥逾白 2首) 요즘 대중가요 트로트(Trot)의 인기가 대단하다. 특히 선발된 남자가수들이 펼쳐지는 경쟁 속에 양보와 배려, 상호존중의 무대가 코로나로 힘든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나 또한 산책할 때 이어폰을 끼고 평소 즐겨 듣는 트로트로 즐거움을 더한다. 음악이란 박자, 가락, 음성 등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하고 결합하여,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종합예술이다. 평소 즐겨 듣는 트로트나 드볼작 신세계 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 오늘 오랜 지인을 만나 점심을 같이하며 반주(飯酒)한잔의 취기에 기억나는 홍현주의 시 우음과 친숙한 두보의 절구(絶句)시 강벽조유백 두 수를 자서해 보며 잠깐 동안 고향으로 마음을 달려가 본다. 해거재 홍현주(海居齋 洪顯周. 생졸연대 미상) 조.. 더보기 매헌 권우 시 추일(梅軒 權遇 詩 秋日) 입동을 몇일 앞둔 어둑한 새벽 텃밭으로 향하는 좁은 길에 낙엽이 두텁게 쌓여 깊어 가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겉절이용 배추 몇 포기 수확하는데 손은 시렵지만 다행이 올해는 진딧물이나 뿌리혹병이 생기지 않아 속이 알차게 영글어 가고 있다.어제가 매화피는 춘삼월 같았는데.. 시간이 화살과 같이 빠르게 흘러가는 삶의 아쉬움을 길가에 늦게 피어난 망초 몇 송이가 시름을 달래 준다. 천금 같은 가을날씨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가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가을날” 한 구절처럼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주소서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따스한 가을 햇볕의 소중함은 식물 뿐만 나이라 우리 에게도 시간이 잠시 머물다 갔으면.. 더보기 맹호연 과고인장(孟浩然 過故人莊) 조석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쌀쌀하여 옷깃을 여미게 된다. 이러다가 갑자기 흰 눈이 들판에 흩날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가오는 25일은 중양절(重陽節)이다. 중양절은 중국에서 유래한 명절로 음력 9월 9일을 가리키며, 날짜와 달의 숫자가 같은 중일(重日) 명절(名節)의 하나로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 같이 홀수 곧 양수(陽數)가 겹치는 날에만 해당하므로 이날들이 모두 중양(重陽)이지만 특히 9월 9일을 가리켜 중양이라고 하며 중구(重九)라고도 한다. 중국 당송(唐宋) 대에는 秋夕보다 더 큰 명절로 지냈다. 우리나라도 이날을 예로부터 큰 명절로 여겨 국화를 감상하는 상국(賞菊), 장수(長壽)에 좋다는 국화주를 마시거나 혹은 술잔에 국화를 띄우는 범국(泛菊) 또는 황화범주(.. 더보기 옥봉 백광훈 홍경사(玉峯 白光勳 弘慶寺) 내일이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이전 같으면 풍성한 명절 분위기로 들떠 있을 텐데 코로나로 인하여 귀향 발길을 잡고 있다. 연일 언론에선 북한의 총격으로 피살된 공무원의 진상규명, 법무부 장관의 아들 문제 무혐의 처분에 따른 국민들의 우려는 크져만 간다. 현 집권여당의 일부 수장들은 젊은 시절 주입된 사상의 틀에 고정되어 변화된 시각을 갖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변화, 발전하고 있는 사상을 무식한 나의 소견으로 간단하게 살펴보면 마르크스(1818~1883)는 독일의 정치학자, 경제학자, 공산주의 창시자로 자본주의 사회가 붕괴해야만 인간해방과 이상사회인 공산주의로 이행해 나가는 것이 역사적 필연이라고 했다면, 레닌(1870~1924)은 러시아 공산당을 창설하여 혁명을 지도했고 소련 최초의 국가원수가 된 인.. 더보기 이백 시 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 춘야낙성문적(李白 詩 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 春夜洛城聞笛) 한 낮 햇볕은 따갑지만 조석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서늘함을 느끼며, 들녘은 서서히 옅은 황금색으로 출렁이는 풍경이 초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쉽게 잡힐 듯 예상했던 코로나와 장기전을 치르는 동안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을 통한 일상들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이전과 조금 다르게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에 종사하는 서민들의 고충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와중에도 추석명절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집안은 종중(宗中)의 결정에 따라 올해 벌초는 전문가에게 위탁하고 묘제는 고향에 계신 소수 몇 분들만 모여 간단하게 지내기로 했다. 매년 선산에 선영(先塋)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종중의 결정을 수용하기.. 더보기 퇴계 이황 구월이십구일계당즉사(退溪 李滉 九月二十九日溪堂卽事) 몇 일 지나면 24절기 중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백로다.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란 뜻으로 이때쯤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본격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로 대표적 가을꽃인 국화가 꽃망울을 움트고 있다. 이 또한 빠른 시간의 흐름속에 피고 지는 자연의 순환에 순응하리라. 당(唐) 시인 원진(元稹)의 국화(菊花) 시는 국화가 지고난 뒤의 허전함을 읊었는데 마지막 구절인 차화개진갱무화(此花開盡更無花 : 이 꽃 지고나면 또 무슨 꽃이 있으리)와 같이 퇴계선생께서 동산에 핀 국화를 보기 위해 계당에 올라 읊은시를 자서와 함께 정선(鄭敾)이 그린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 : 겸제 정선이 이황선생 생존시 건물인 서당을 중심으로 주변 산수를 담은 조선시대의 풍경화.. 더보기 이규보 심산미로(李奎報 尋山迷路)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李奎報. 1168~1241)는 고려시대 시인이자 문학자, 정치가로서 당대를 풍미했던 인물로 앞서 소개하였기에 생략토록 하겠다. 이규보 시 심산미로(尋山迷路)는 율곡(栗谷)의 산중미로(山中迷路)와 어우러져 묘한 여운은 남기고 있다. 등장인물은 나무꾼과 산승(山僧), 산사를 찾거나, 약초를 캐러 갔다 길을 잃어버린 모습 등은 비록 시대와 계절은 다르지만 깊은 산속 정경을 서정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어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尋山迷路(심산미로 : 산사를 찾아가가 길을 잃다) 暮尋山舍昧西東(모심산사매서동) 해 저물어 산사를 찾다가 방향을 잃고 行墮荒榛暗莽中(행타황진암망중) 우거진 잡목에 떨어지고 잡초 속에 빠지기도 했네 失路忽逢樵徑在(실로홀봉초경재) 길을 잃고 가까스로 좁은 나무꾼 길.. 더보기 이청조 우성(李淸照 偶成) 이청조(李淸照, 1084년~1155년 무렵)는 중국 남송의 대표적 여류시인이다. 이안거사(易安居士)라고 호칭했다. 유장(悠長)하고 광범위한 중국의 전통문학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조명을 받았던 여성은 송대(宋代)의 이청조였다. 이안거사(易安居士)라는 호로 알려진 그녀는 북송 말엽이었던 1081년, 경학에 조예가 깊었던 이격비(李格非)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탁월한 재능은 학문과 문학에 열정적이고 진지했던 부친의 지지와 학술과 예술을 애호했던 집안 분위기 때문에 일찌감치 발휘될 수 있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비판적 안목 또한 기를 수 있었다. 1101년, 18세에 이청조는 조명성(趙明誠)과 결혼하였다. 조명성은 문학과 금석서화에 조예가 깊었던 이로, 이청조에게 예리한 분석력과 종합적인 정리 능력을 배양시.. 더보기 왕유 구월구일억산동형제(王維 九月九日憶山東兄弟) 왕유(王維 699? ~ 759) 중국 당(唐)의 시인이자 화가로서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에 뛰어나 ‘시불(詩佛)’이라고 불리며, 수묵(水墨) 산수화에도 뛰어나 남종문인화의 창시자로 평가를 받은 왕유에 대하여는 앞서 소개하였기에 생략토록 하겠다. 왕유가 소년시절 지은 시 구월구일억산동형제(九月九日憶山東兄弟 : 중양절 고향(山東)의 형제를 그리며)는 현재 중국인들의 애송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음력 9월 9일은 중양절(重陽節)로 남자들은 높은데 올라 시를 짓고 각 가정에서 국화전을 만들어 먹고 놀았던 민속 세시 명절이다. 약관의 나이로 중양절을 맞이하여 타향에서 고향에 있는 부모와 형제를 그리워하는 심정을 잘 표현하였기에 현재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구월구일억산동형제(九月九日.. 더보기 죽암 허경윤 산거(竹庵 許景胤 山居) 죽암 허경윤(竹庵 許景胤 1573~1644)조선 인조 때 학자로 본관은 김해(金海), 자는 사술(士述). 호는 죽암(竹庵)이시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었으며,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모친을 모시고, 경상남도 함양군(咸陽郡)으로 피난하였는데 이 때 왜적들이 수로왕릉(首露王陵)을 도굴하고 있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는 장정들을 소집한 후 관병들과 합세하여 왜적들을 몰아 내었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체찰사(體察使) 이원익(李元翼)에게 청원하여, 조정에서 망제례 (望祭禮)를 지내도록 건의하였고, 전란이 평정된 이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서 감사(監司)에게 청원하여, 수로왕릉을 봉축(封築)할 것을 건의하였다. 이 후 순릉참봉(順陵參奉), 예빈시직장(禮賓寺直長) 등에 제수 되었지만, 모두 사양하.. 더보기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