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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서포 김만중(西浦 金萬重) 시 몇 수(春詞, 春盡, 天壽院用古人韻) 서포 김만중(西浦 金萬重 1637~1692) 조선 후기의 문신·소설가이며, 본관은 광산(光山). 아명은 선생(船生), 자는 중숙(重淑), 호는 서포(西浦), 시호는 문효(文孝)이다. 조선조 예학(禮學)의 대가인 김장생(金長生)의 증손이며, 충렬공(忠烈公)김익겸(金益謙)의 유복자이다. 또한 광성부원군(光城府院君)김만기(金萬基)의 아우로 숙종의 초비(初妃)인 인경왕후(仁敬王后)의 숙부가 된다. 그의 어머니는 해남부원군(海南府院君)윤두수(尹斗壽)의 4대손이다. 영의정을 지낸 문익공(文翼公)윤방(尹昉)의 증손녀이고, 이조참판윤지(尹墀)의 딸인 해평 윤씨이다. 김만중은 성장하면서 어머니의 남다른 가정교육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아버지 김익겸은 일찍이 1637년(인조 15) 정축호란 때 강화도에.. 더보기
두목 강남춘(杜牧 江南春) 율시(律詩)와 절구(絶句)에 뛰어난 두목(杜牧)의 시집 강남춘(江南春)또는 강남춘절구(江南春絶句)라는 제목으로 실려져 있는 시구이다. 양쯔강(揚子江) 연안은 뛰어난 연월풍류(煙月風流) 절경으로 남조시대(南朝時代) 480여 절들이 아련한 안개비에 서려 있는 모습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명시를 자서해 보았다. 江南春絶句(강남춘절구 : 강남의 봄 절경) 千里鶯啼綠映紅(천리앵제녹영홍) 천리에 꾀꼬리 노래하고 홍록이 물에 비칠 때 水村山郭酒旗風(수촌산곽주기풍) 강 마을 산마을 주막집 깃발 나뿌낀다. 南朝四百八十寺(남조사백팔십사) 남조의 사백팔십 절 多少樓臺煙雨中(다소누대연우중) 수많은 누대들은 안개비 속에 아련하다 더보기
이백 정야사(李白 靜夜思) 불현듯 소싯적 생각이 날 때가 있다. 돌이켜 보면 어제와 같은데 이미 60성상(星霜)이 흘러 이 자리에 서있다. 중학교 한문시간에 접한 시구인데 그때 연세 지긋이 드신 한문선생께서 곡조를 타는 듯 시를 읊은 운율(韻律)이 지금도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이백(李白) 또한 깊어 가는 고요한 가을밤에 백발 흩날리며 취기에 흥하여 이와 같이 읊었으리라. 오랜만에 낮 술 한잔에 흥겨워 휘호(揮毫)하여 보았다. 靜夜思(정야사 : 고요한 밤 생각에 잠겨)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 침상 앞에서 드리워진 달빛을 바라보니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마치 지상에 내린 서리와 같네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 고개 들어 산에 뜬 달 바라보고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더보기
정초 관련 한시 3수(庭草 關聯 漢詩 3首 : 李受益, 具鳳齡, 金正喜) 동일한 시제(詩題) 정초(庭草)는 말 그대로 뜰에 수없이 돋아난 풀이다. 지금은 풀마다 각자 이름이 있지만 과거에는 뜰에 핀 꽃을 위해 제거해야 할 이름 없는 잡초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옛 선인들은 자세히 쳐다보며 풀마다 작은 꽃이 피고 향기를 품고 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모진 생명력으로 늘 곁에서 쉽게 볼 수 있었기에 더욱 애잔한 마음으로 한시를 많이 남겼으리라. 내가 가꾸는 텃밭에도 대표적 잡초인 별털꽃아재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싸움에서 결국 두 손 들지만 한여름에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는데 국화과 식물답게 자세히 살펴보면 아름답기 그지없다. 나를 항복시킨 승자의 면모를 바라보며 제거보다 공존의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즉 "잡초와 더불어 함께하는 주말농장"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 더보기
설담 자우(雪潭 自優) 시 2수 설담 자우(雪潭 自優. 1769∼1830). 조선 후기의 승려로 성은 김씨이며, 자는 우재(優哉), 법호(法號)는 설담(雪潭). 전라남도 담양 출신. 일찍 부모를 여의고 출가하여 옥천 복천사(福泉寺)서암(瑞巖)의 제자가 되었고, 모은(暮隱)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그 뒤 방장산 호암(虎巖)의 법석(法席)에 참석하였고, 가야산으로 옮겨 공부하였다. 1796년(정조 20) 가을에 모은(暮隱)이 죽자 강석(講席)을 주재할 것을 청하였지만 사양하고, 남쪽의 설봉(雪峯)을 찾아가 수행하였다. 1798년 가을에 영암 월출산 도갑사(道岬寺)동림암(東林庵)에서 모은을 위하여 염향(拈香)하고, 강석을 열어 소요문파(逍遙門派)의 법맥을 계승하였다. 만년에 복천사의 연대(蓮臺)에 돌아와 머무르다가 입적하였다. 그는 삼장(.. 더보기
경봉대선사 게송(鏡峰大禪師 偈頌) 몇 수(首) 경봉 정석(鏡峰靖錫 1892-1982) 대선사(大禪師)는 근현대의 고승(高僧)으로서 광주(廣州)김씨이며, 속명은 용국(鏞國), 호는 경봉(鏡峰), 시호는 원광(圓光)이다. 경상남도 밀양출신으로 아버지는 영규(榮奎)이며, 어머니는 안동 권씨이다. 7세 때 밀양의 한학자 강달수(姜達壽)에게 사서삼경을 배웠으며, 15세 되던 해 모친상을 겪고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16세때 양산 통도사의 성해(聖海) 선사를 찾아가 출가했다. 1908년 3월 통도사에서 설립한 명신학교(明新學校)에 입학하였으며, 그해 9월 통도사 금강계단(金剛戒壇)에서 청호(淸湖) 스님을 계사(戒師)로 사미계를 받았다. 1912년 4월 해담(海曇) 스님으로부터 비구계와 보살계를 받은 뒤 통도사 불교전문강원에 입학하여 불경연구에 몰두하였다. 강.. 더보기
낭사원 백림사남망(郎士元 柏林寺南望) 낭사원(郎士元 727?~788?) 중당(中唐) 시인으로 자는 군주(君胄), 중산(中山)(일설에는 정주定州) 사람이다. 생몰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당나라 대종(代宗) 대력(大曆) 연간(766~779)을 전후하여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천보(天寶) 말(756) 진사가 되었고, 관직은 영주자사(郢州刺史)에 이르렀다. 또한 시에 능하여 앞서 소개한 전기(錢起)와 이름을 나란히 했으며, 시집 한 권이 있었다고 신당서예문지(新唐書藝文志)에 전한다. 소개하고자 하는 낭사원((郎士元)의 백림사남망(柏林寺南望)은 백림사에서 남쪽을 바라보며 지은 시로 등장하는 단어마다 가슴 깊이 정감을 불러오기에 개인적으로 애송하는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보았다. 柏林寺南望(백림사남망 : 백림사에서 남쪽을 바라보다) 溪上遙聞精舍鐘(계상요문정.. 더보기
당 시인 전기 모춘귀고산초당(唐 詩人 錢起 暮春歸故山草堂) 온통 코로나 뉴스가 지면을 장식하지만 계절의 변화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24절기 중 소만(小滿)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의 역발상적 사고를 살펴보면 난개발과 색다른 식탐에서 비롯된 인간이 받아야 할 당연한 업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주 먼 훗날 또 다른 고등 개체가 나타나 지구를 점령한다면 현재의 인간을 가리켜 “유일하게 자연환경을 파괴한 동물”이라는 수식어가 반드시 들어가리라 확신한다. 코로나 발생 반년 동안 인간의 활동제약에 따라 대기질이 개선되고 도심에 야생동물이 출몰하는 등 생태계가 호전되어 가는 모습을 확연하게 본다는 것은 인간이 자연에 저지른 원죄가 얼마나 엄중한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시각이 아닌 자연에서 코로나에 대한 역할을 대변한다면 필요악이 아닌 필요 선임에 틀림.. 더보기
환성지안 선시 유음,심등 2수(喚惺志安 禪詩 幽吟, 心燈 2首) 조선 후기 화음강사(華嚴講師)인 환성 지안(喚惺志安, 1664~1729)은 선교겸수(禪敎兼修)하며 경전 연구로 당대 화엄 대가를 이룬 환성 지안은 임제종의 선지(禪旨)를 굳건히 주장한 선사로서, 편양파(鞭羊派) 월담 설제(月潭雪齊, 1632~1704)의 제자이다. 한편 조선 후기 화엄과 선(禪)의 일치를 주장한 환성파(喚惺派)의 시조로서 대흥사 13대 종사(宗師) 가운데 6대 선지식이다. 지안은 성이 정(鄭) 씨, 호는 환성(喚惺), 자가 삼낙(三諾)이다. 지안이 대흥사에 머물 때, 부처님께 공양올렸는데 공중에서 스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세 번이나 들려 지안이 세 번 답했다. 이로 인해 자를 ‘삼락(三諾)’이라 하고 법호를 ‘환성(喚惺)’이라 불렀다. 지안은 춘천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기골이 장대하고 용.. 더보기
백운거사 이규보 시 이화(白雲居士 李奎報 詩 梨花) 국민을 대표할 새로운 일꾼을 뽑는 선거도 끝나고 코로나 사태도 통제 가능 수준으로 접어들고 있어 차분한 일상이 곧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는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우리 국민 모두가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를 잘해준 결과이기도 하다. 화사하게 빛났던 벚꽃과 함께 배꽃도 서서히 지고 짙은 분홍빛 박태기나무꽃과 라일락이 향기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장미과에 속하는 배나무의 기원은 중국 서부, 혹은 남서부로 추정된다. 한국으로 배가 들어온 경로는 요동반도와 백두대간이다. 지금도 백두대간의 산악지역에는 아름드리 배나무가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남해안에서 일본으로 배가 전파되기도 하였다. 배나무의 재배에 관하여는 삼국시대와 신라시대의 문헌에 기록이 남아있으며 배꽃에 대한 漢詩도 많아 앞에서 지포 김구(止浦 金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