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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이언적 임거십오영(李彦迪 林居十五詠) 15수(首) 중 10~12 수 3월 들어 사방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지난 주말은 농장에 퇴비를 나르고 해묵은 비닐멀칭을 제거하며 봄 농사준비에 힘들고 바쁜 일정을 보냈다. 1년 농사일 중 가장 힘든 일이 퇴비를 나르는 일이다. 1포대 당 20Kg 무게를 어깨에 짊어지고 100m 거리를 40번. 약 4Km를 나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겪어보면 알게 된다. 그 다음 힘든 일은 퇴비를 뿌리고 곡괭이로 땅을 뒤집는 일이다. 그나마 시원한 날씨가 도와주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토요일 서울 아침기온이 영하 8도를 견뎌내고 농장 주변에는 있는 매화 한 송이가 피었다. 은은하게 뿜어내는 매화향이 가슴 스미도록 고맙게 여겨진다. 힘은 일을 마치고 직접 기른 토종닭이 만들어낸 유정란을 첨가하여 끓인 라면을 안주삼아 막걸리를 곁들이는 호사를 누렸.. 더보기
이언적 임거십오영(李彦迪 林居十五詠) 15수(首) 중 4~9수 최근 정부의 의대 의료인력 대폭 증원 방침에 반발하여 전공의(專攻醫 : 전문의의 자격을 얻기 위하여 병원에서 일정 기간의 임상 수련을 하고 있는 의사. 인턴과 레지던트를 이른다.)의 파업으로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볼모삼아 조직적으로 다수가 파업에 동참하는 것은 파업 이후 의사라는 직업이 다소 이기적인 직장에 종사하는 직업으로 하향 인식전환을 가져올 것이 명백하다. 의사의 호칭은 누가 봐도 우러러보며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작금의 파업 형태로 이러한 명성에 큰 누가 될 것이다.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폭무와 박봉으로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할 뿐 미래 경쟁자 양산에 대한 우려로 파업하지는 않는다. 의사로서 의료직에 입문하면서 반드시 하는 서약이 히포크라.. 더보기
이언적 임거십오영(李彦迪 林居十五詠) 15수(首) 중 1~3수 양동마을은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良洞里)에 있는 600여 년의 전통을 가진 양반 집성촌(集姓村)으로 안동시 하회마을과 함께 대한민국의 10번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전통마을이다. 양동마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반인 여주 이씨(驪州李氏)와 경상도의 명문인 경주 손씨(慶州孫氏)가 세거(世居)하는 곳으로 특히 여주 이씨는 우리나라 성리학(性理學)의 태두이자 영남 남인의 종장(宗匠)이며 조선시대 이황(李滉), 이이(李珥), 송시열(宋時烈), 박세채(朴世采), 김집(金集) 등과 함께 문묘 및 종묘에 동시에 배향되어 있는 성리학자이자 재상 문원공(文元公)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을 배출하면서 국반(國班) 대우를 받았다. 그리고 그의 외가인 경주 손씨는 적개공신(敵愾功臣 : 조선 세조 때 이시.. 더보기
나은(羅隱) 시 2수 : 자견(自遣), 강남곡(江南曲) 우리의 일상은 늘 고민과 근심, 걱정의 쳇바퀴를 돌려가며 그 바퀴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몇 년 전 사찰에서 IT관련 프로젝트 수행 중 고명한 스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대화가 통했는지 스님께서 처사는 불법(佛法)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갑자기 질문을 하기에 고집멸도(苦集滅道) 아니겠습니까?라는 즉답에 대화상대를 만났다며 스님 손에 이끌려 선방(禪房)에서 차담(茶啖)을 대접받은 적이 있다. 사찰을 찾아오는 중생은 부처님의 가피(加被)를 받아 기복(祈福)적인 요소와 일상의 괴로움을 벗어나 보고자 함인데 이곳에서 청정적요(淸淨寂寥)의 실상(實相)을 얻은 과객(過客)이 새소리에 쫓겨가지 않도록 향기롭고 맑을 도량으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에 그 스님은 환한 미소를 머금었던.. 더보기
매화 관련 한시 2수 : 오회지 설후심매(吳晦之 雪後尋梅), 왕면 홍매(王冕 紅梅) 봄을 알리는 매화는 장미과의 식물로 다른 나무보다 꽃이 일찍 핀다. 그래서 매실나무를 꽃의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화괴(花魁)라 한다. 매화는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향기도 진하고 맑아 예로부터 사군자(四君子)중 봄의 전령사(傳令使)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매화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일찍 피기에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핀다고 ‘동매(冬梅)’, 눈 속에 핀다고 ‘설중매(雪中梅)’라 한다. 아울러 색에 따라 희면 ‘백매(白梅)’, 붉으면 ‘홍매(紅梅)’라 부른다. 우리나라 화가의 경우 대개 18세기까지는 백매를 선호했으나 19세기부터 홍매를 선호했다. 중국 양쯔강 이남 지역에서는 매화를 음력 2월에 볼 수 있다. 그래서 매화를 볼 수 있는 음력 2월을 ‘매견월(梅見月)’이라 부른다. 조선의 거유.. 더보기
운수평 쌍청도 화제시 영매(惲壽平 雙淸圖 畵題詩 詠梅) 오늘은 봄의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 답게 비가 내리고 있다. 우수절기는 날씨가 많이 풀려 눈이 녹고 비가 내려 한파와 냉기가 점차 사라지는 시기다. 지난 주말은 작년 땅속에 저장했던 무를 꺼내 살펴보니 다행히 얼지 않고 겨우내 잘 보관되었다. 앞으로도 몇 번의 꽃샘추위를 지내고 나면 완연한 봄을 맞이할 것이다. 남녘에는 유채꽃, 매화가 한창인데 서울 양지바른 곳에는 매화 몇 송이가 피어 외롭게 향기를 품어내고 있다. 오늘날 인터넷을 통한 정보습득은 심각한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얻고자 하는 지식은 쉽게 찾을 수 있으나 찾은 정보에 대한 신뢰성은 현저히 낮다. 처음 정보를 만들거나 인터넷에 올린 정보가 오류를 가진 내용이라면 이후 다른 사람이 퍼 옮긴 정보는 오류를 양산하며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 같.. 더보기
백거이 춘풍(白居易 春風)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 함박눈이 내리면 풍년이 온다는 속담처럼 쌓인 눈은 보리가 얼지 않도록 덮어주는 이불역할을 하며 녹으면서 땅속으로 스며드는 수분은 봄바람과 함께 움 추렸던 식물을 소생시키는데 활력소가 될 것이다. 도연명(陶淵明)의 사시(四時) 첫 구절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 : 봄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 차고)처럼 겨우내 쌓인 눈은 서서히 녹아 춥고 매 말랐던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남은 물이 사방 연못에 가득 차 농민을 즐겁게 할 것이다. 입춘이 지났으니 봄바람 불어 곧 우수, 경칩으로 이어져 꽃피는 봄을 맞이하게 될 때 백거이(白居易)의 춘풍(春風) 시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소개하고자 하는 시는 나이 60세에 낙양(洛陽)에서 하남윤(河南尹 : 하남 지방의 책임 관리)으로 있으면서 .. 더보기
연암 박지원 원조대경(燕巖 朴趾源 元朝對鏡) 가끔 점심식사 후 주변을 함께 걷는 동료 한 분과 담소를 나누는 중 그분이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여동생 남편을 ‘○서방’이라 부르고 ○서방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림에도 ‘형님’이라 하는데 과연 올바른 호칭인가에 대하여 예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는 잘못된 호칭이기에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저승에 가서 오랫동안 수모를 당할 것이라는 농담에 주고받은 적이 있다.곧 다가올 설 명절에 가족친지가 모이기 마련이다. 친가와 외가를 찾다 보면 가족, 친지 간 호칭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나를 중심으로 누나의 남편을 호칭할 때 '자형(姉兄)'이라고 한다. 그럼 매형(妹兄), 매부(妹夫), 매제(妹弟) 호칭 구분은 어떻게 다른가? 한문의 뜻을 빌리자면 누나의 남편은 대체적으로 나보다 나이가 많기에 ‘누이 자(姉)’에 형님.. 더보기
모당 손처눌 신세음(慕堂 孫處訥 新歲吟) 10여 년 전 인문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가 높았던 적이 있다. 관심의 출발점은 21세기 혁신의 아이콘이라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1955~2011)가 “소크라테스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내놓을 수 있다. 애플을 애플답게 하는 것은 인문학과 IT기술의 결합이다”라고 설파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잡스의 말은 IT 기반의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으며 인문학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문학은 무엇인가? 인문학(人文學)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거나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 방법에 관심을 갖는 학문 분야로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 더보기
입춘 관련 한시 2수 : 도은 이숭인 입춘일소작(陶隱 李崇仁 立春日小酌), 후팽로 인일입춘(候彭老 人日立春)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지난 청명한 날씨, 따스한 봄볕을 등에 지고 먼 산을 바라보면 봄기운이 완연하다. 입춘을 목전에 둔 날이기에 봄을 벌써 우리 곁에 조용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입춘(立春)은 24 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로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한다. 입춘은 음력으로 주로 정월에 드는데, 어떤 해는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드는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재봉춘(再逢春)’이라 한다.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門楔柱 : 문짝을 끼워달려고 중방과 문지방 사이 문의 양편에 세운 기둥)에 붙인다. 입춘축을 달리 춘축(春祝)·입춘서(立春書)·입춘방(立春榜)·춘방(春榜)이라고도 한다. 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