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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입춘 관련 한시 2수 : 도은 이숭인 입춘일소작(陶隱 李崇仁 立春日小酌), 후팽로 인일입춘(候彭老 人日立春)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지난 청명한 날씨, 따스한 봄볕을 등에 지고 먼 산을 바라보면 봄기운이 완연하다. 입춘을 목전에 둔 날이기에 봄을 벌써 우리 곁에 조용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입춘(立春)은 24 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로 보통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한다. 입춘은 음력으로 주로 정월에 드는데, 어떤 해는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드는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재봉춘(再逢春)’이라 한다.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기복적인 행사로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門楔柱 : 문짝을 끼워달려고 중방과 문지방 사이 문의 양편에 세운 기둥)에 붙인다. 입춘축을 달리 춘축(春祝)·입춘서(立春書)·입춘방(立春榜)·춘방(春榜)이라고도 한다. 입.. 더보기
눈(雪) 관련 한시 3수 : 택당 이식(澤堂 李植) 설(雪), 난고 김병연(蘭皐 金炳淵) 설경(雪景), 미수 이인로(眉叟 李仁老) 영설(詠雪) 세종시에서 공동주택 건설현장 정보통신 감리업무를 수행하며 세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 많은 외국인노동자들에 의해 지어지는 공동주택은 더 이상 'Made in Korea'가 아니기에 꼼꼼히 살펴보고 확인하는 일과 중 하루에 걷는 걸음수가 평균 약 만보를 훨씬 넘는다. 퇴근 후 피곤함도 잊고 잠 못 이루는 긴긴 겨울밤 습관처럼 책상 위에 화선지를 펴고 벼루에 먹물을 붓고 적당한 농도를 맞춘 다음 먹물에 붓에 적셔 평소 마음에 담아 두었던 글귀를 써내려 간다. 표현되는 글은 붓의 종류와 크기, 발묵(潑墨)의 농도, 먹물을 받아들이는 화선지의 종류에 따라 변화를 가져오며, 글씨의 모양이 때로는 가늘고 예리하게, 굵으면서 투박하게 표현된다. 이러한 표현은 마음이 붓끝을 통해 화선지에 전해지는 과정이 자연스레 이.. 더보기
사옹 김굉필(蓑翁 金宏弼) 시 4수 : 서회(書懷), 노방송(路傍松), 사목단(寫牧丹), 영매(咏梅) 영하 10도의 이른 새벽 캄캄한 출근길 흩날리는 눈발에 볼을 스치는 칼바람이 매섭다. 10Cm 이상 쌓인 눈길인데 제설용 염화칼슘을 살포한 탓인지 언덕길 오르는데 불편함이 없다. 동트기 훨씬 전 새벽을 열며 사무실 청소하는 분, 출근길 불편함이 없도록 밤새 쌓인 눈을 치우는 이런 고마운 분들이 있기에 세상은 온기로 가득 차있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생각나는 한시가 당(唐)시인 유종원(柳宗元, 773~819)의 강설(江雪)이다.유종원 강설(柳宗元 江雪) (tistory.com)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에는 새 한 마리 날지 않고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 자취 끊어졌네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엔 도롱이에 삿갓 쓴 노인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낚시하는데 차가운 강에는 한없이 눈만 .. 더보기
강엄 도징군전거(江淹 陶徵君田居) 소개하고자 하는 강엄(江淹 )의 도징군전거(陶徵君田居)는 도정절집(陶靖節集) 2권에 실려 있는 도연명(陶淵明)의 귀전원거(歸園田居) 5수가 아닌 6수 중 마지막 편으로 작자에 대하여 논란이 있다. 문선(文選) 31권에는 도연명의 작(作)이 아니라 강문통(江文通 : 강엄(江淹)이 지은 잡체시(雜體詩) 30수 중 하나인 도징군전거(陶徵君田居) 시로 되어 있는 바, 이 때문에 마지막 수를 제외한 5수만을 도연명의 작이라 하여 귀전원거(歸園田居) 시는 전체 6수가 아니라 5수라고 보기도 한다. 위와 같은 기록을 근거하여 도연명의 귀전원거 5수를 앞서 살펴보았다. 강엄(江淹)은 원작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의고(擬古 : 시가(詩歌), 문장 등을 옛 형식에 맞추어 짓는 일)에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였다. 강엄(江淹... 더보기
도연명 귀원전거(陶淵明 歸園田居) 5-5수(首) 세상에 청렴(淸廉)한 자가 드물다.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말하는데 모든 공직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사회생활에서 반드시 마음속 깊이 새겨 행동에 한 점의 흐트러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최근 대통령 영부인이 명품 백을 받아 윤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로부터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의 함정에 걸린 것이라고 하지만 받았다는 그 자체가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개탄스럽다.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미수 허목(眉叟 許穆)선생의 시로 알려진 한 수를 소개한 바 있는데 다시 살펴보면雪厚盈尺(설후영척) 한자 이상 쌓인 찬 눈 속에問足物何(문족물하) 문안으로 족한데 웬 물건인가?毛可米否(모가미부) 붓은 허락하나 쌀은 아니 .. 더보기
도연명 귀원전거(陶淵明 歸園田居) 5-4수(首) 세상은 시간의 흐름 속에 모든 사물은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사람의 마음이야 시시각각 변하기를 반복하니 도대체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다. 인간관계에서의 편견(偏見)은 특정 집단에 대해서 한쪽으로 치우친 의견이나 견해를 가지는 태도로,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정서와 평가를 동반한다. 편견은 특정한 집단에 대해 편향된 의견이나 견해를 가지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부모나 친구, 혹은 미디어 등을 통한 사회적 학습의 과정이나, 집단 간에 한정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경쟁과 갈등으로 인해 생겨나기도 하며, 때로는 어떤 주제로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지나친 편견으로 자기 합리화를 조장하거나 상대방의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는 듯 한 태도는 관계를 .. 더보기
도연명 귀원전거(陶淵明 歸園田居) 5-3수(首) 인간이 살아가는데 3가지 기본요소를 의식주(衣食住)라고 한다. 현재 세계 인구폭발로 인한 식량의 자급자족화 및 전략화를 위한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흔히 학자들이 전망하는 미래식량은 곤충류, 조류(藻類 : 해조류), 배양육(培養肉) 등이 말한다. 그 밖에 우리가 자주 먹는 식량인 밀, 쌀, 감자, 옥수수, 콩 등이 있는데 그중에 감자는 광범위한 기후조건에 생산이 가능하고 저장성, 가공성 등이 우수해 미래 식량은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한다. 2015년 식량 및 환경위기의 대안으로 UN은 올해를 '콩의 해'로 정하면서 3년 연속 농업을 그해의 주제로 삼았다. 농부들이 자신들의 땅에 무엇을 심어야 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작물로 '콩'이라는 답을 내놓았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 더보기
도연명 귀원전거(陶淵明 歸園田居) 5-2수(首) 제 블로그 명이 '고전과 전원'이다. 현실에 맞게 소박한 텃밭을 일구며 선조들이 남긴 고전적 요소와 발자취를 찾아 당시의 애환을 함께하며 구고심론(求古深論)의 자세로 블로그를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다. 개설초기 우리나라에는 재배되지 않은 다소 생소한 특용작물을 주제로 직접 길러 보며 식물들이 가지는 독특한 생태를 연구하고 2~3년간 재배경험 공유를 목적으로 전원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아마란스, 퀴노아, 열매마, 타로, 히카마, 차요테 등 특용작물 위주로 재배하게 되었다. 작물 중 히카마와 차요테는 백화점에도 진열되어 있어 점진적으로 기후조건에 맞는 지역특산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곧 봄이 다가와 주말이면 텃밭에 나가 쟁기, 삽, 곡괭이와 함께 밭을 일궈가며 한 해 농사를 시작할 것이다. 농사일은 잡초와.. 더보기
도연명 귀원전거(陶淵明 歸園田居) 5-1수(首) 농부(農夫)는 농사짓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순우리말로 '여름지기'라고 한다. 이전에 건강한 농부는 정년이 없는 가장 완벽한 직업이라 언급한 바 있다. 100여 년 전 우리 앞 세대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였으며 자연에 순응하며 유구한 삶의 터전을 이어온 농부야 말로 인간 문명의 선구자이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 농업은 천하의 큰 근본이다)처럼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식량을 조달하는 1차 산업을 대표한다. 우리나라의 전후(戰後) 베이비부머(baby boomer)는 1955 ~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하는데 1955년은 한국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증한 해, 1963년은 산아제한정책으로 출산율이 크게 둔화되기 시작한 해이다. 이들이 60세를 넘어 사회생활을 은퇴하고 찾고자.. 더보기
눈(雪) 관련 한시 2수 : 정렴 검단사 설경(鄭磏 黔丹寺 雪景), 이식 효설우음(李植 曉雪偶吟) 지난 12월 30일 서울에 종일 눈이 내렸다. 42년 만에 내린 최신심적설(最新深積雪 : 새로 내려 쌓여 있는 눈의 깊이)이라고 한다. 새벽부터 내린 눈은 삽시간에 대지를 하얗게 변화시켰기에 오후 들어 집에서 가까이 있는 대모산을 올랐다. 앞서간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 따라 오르며 적설풍경을 사진으로 몇 장 담아보았는데 펑펑 쏟아지는 눈 구경의 정취는 나이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어젯밤 세종으로 내려와 전에 찍어둔 설경 사진을 살펴보다가 눈 관련 북창(北窓) 선생의 검단사 설경(黔丹寺 雪景)과 택당(澤堂) 선생의 효설우음(曉雪偶吟) 시 한 수를 자서해 보았다. 두 시를 조용히 음미해 보면 눈 내린 풍경을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 하는 듯한 묘한 여운이 깃든 시다. *검단사 설경(黔丹寺 雪景) / 정 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