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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영주 부석사(榮州 浮石寺) 지난 8월 초 형제들과 하계 여행 중 영주 부석사(榮州 浮石寺)를 찾았다. 누님 3분 모두 불자이다 보니 여행지를 대표하는 사찰을 들르곤 하는데 영주는 수차 들렸지만 부석사(浮石寺)는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부석사는 봉황산(鳳凰山. 818m) 중턱에 위치한 전통사찰로 주차장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으며 풍수학적으로도 최상 길지(吉地)에 속해있다. 부석사 뒤의 산이 마치 큰 새 한 마리가 좌우로 날개를 펼치고 그 가운데로 머리가 둥지를 향해 있는 모양새다. 이런 형국의 산은 봉황의 머리에 해당되는 혈처(穴處)에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량수전에서 앞을 바라보는 전경은 완벽한 안산(案山)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다. 안산은 책상 앞에 앉아서 앞을 바라보는 산으로 높.. 더보기
도연명 지주(陶淵明 止酒) 앞서 소개한 도연명의 음주 20수는 그가 50세 초반에 지은 시로 도연명의 너무나도 유명한 대표적인 시이다. 쉽고 담담한 표현이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는 문장으로 특이한 꾸밈없이 담담하게 자연의 정경과 자신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도연명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시로 전원의 일상을 담담하게 표현한 이 시는 도연명의 전원시 중에서도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시로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는 시이다. 그렇게 술을 좋아했던 도연명이 지주(止酒)를 지을 때 나이가 38세였다. 처음 여섯 구절은 단순한 삶과 자연의 기쁨을 묘사했으며, 다음 여섯 문장은 술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 마지막 문장은 술을 끊는 것이 생애에 더욱 유익하기에 술을 끊으려는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지주(止酒) 시..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20수(陶淵明 飮酒 20-20首) 오늘은 처서(處暑) 답게 비가 내려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적시고 있다. 하루가 점 점 짧아지고 있어 청명한 초가을 밤하늘을 바라보면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 도심의 휘황찬란함을 벗어나면 눈으로 들어오는 별들을 바라보며 더 넓은 우주로 여행을 하고픈 동심의 세계로 달려가고 싶다. 앞서 “삼라만상과 태허”에서 언급 한 바와 현재 과학으로 관측 가능한 우주는 현재 지구 또는 우주 기반 망원경 및 탐사 탐사선에서 관측할 수 있는 모든 물질로 구성된 우주 공(空) 영역이다. 은하수(銀河水)의 숫자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천억 개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었지만,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2조 개의 은하들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우주가 등방성(等方性 : 모든 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팽창하는 물질)이라고..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19수(陶淵明 飮酒 20-19首) 사람에게 인명(人名)이 있는 것과 같이 토지에는 지명(地名)이 있다. 지명은 마을이나 지방, 산천, 지역 등 땅에 붙여진 이름으로 이는 토지에 지명이 정하여 붙여놓는 것이 사회를 구성하여 모여 사는 인간생활에 도움을 주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도 우리 땅에 정착하여 생활하면서 어디에나 알맞은 지명을 정하고 이를 일상생활에 써왔으며, 그러는 동안에 오늘날과 같이 많은 지명이 축적되었다. 근년에 이르러 세계 각국은 그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고대 지명에서 현대 지명에 이르기까지 조사, 연구하여 많은 업적을 쌓아 왔고 그 결과로 차차 지명학(地名學)으로 기반을 다져왔다. 지명학(地名學)은 지명을 어원적(語源的), 역사적 또는 지리학적으로 연구하여 분류하는 연구이다. 지명학은 그 지명의 언어가 ..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18수(陶淵明 飮酒 20-18首) 도연명의 음주 18수는 한나라 말기 양자운(揚子雲)을 등장시켜 서한(西漢) 12대 황제인 성제(成帝)를 수행하며 올곧은 충언을 하였음을 표현하여 본인이 품고 있었던 정치적 사상을 견지하고자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이르기를 “양약고구이어병(良藥苦口利於病)이요, 충언역이이어행(忠言逆耳利於行)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성된 말은 귀에 거슬려도 행동에는 이롭다'는 뜻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군주(君主)나 상사(上司)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직언하다가 목숨을 잃거나 유배를 당하거나 불이익을 당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직언을 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기가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길이 남을 훌륭한 지도자는 충언을 귀담아 들었으며, 우리 몸 ..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17수(陶淵明 飮酒 20-17首) 옛 어르신들이 8월 중순이 지나면 아이들이 더위에 보채지 않고 새근새근 잠이 든다 하였는데 연일 한 밤 기온이 27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곧 처서(處暑)가 지나면 사나운 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라 기대해 본다. 지난 주말에서 가을채비를 위한 배추모종 60포기와, 무, 당근을 파종했다. 연작(連作)을 피할 수 없는 좁은 공간에 동일 작물을 심다 보니 배추는 뿌리혹병, 무름병, 진딧물 등 벌레와 공존하며 온전한 수확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옷을 흠뻑 적시는 땀이 가져오는 상쾌함은 경험자 만이 느끼는 즐거움이리라. 연이어 도연명의 음주 17수를 자서해 보며 함께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도연명 음주 20-17수(陶淵明 飮酒 20-17首) 幽蘭生前庭(유란생전정) 그윽한 난 꽂이 뜰 앞에 피었..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16수(陶淵明 飮酒 20-16首) 무더운 여름을 잠시 잊고자 형제들과 함께 강원도 정선에서 이틀을 머물게 되었는데 깊은 항골계곡옆에 자리한 숙소 뒷산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조각자나무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 나무에 대하여 기록을 찾아보면, 조각자나무는 콩과 주엽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중국 중남부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심어 기른 것들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독락당(獨樂堂)에 이언적(李彦迪, 1491∼1553)이 심었다는 수령 약 500년의 조각자나무가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꽃은 5∼6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그루에 피며,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중부지방에서도 월동이 가능하다. 잘 자란 나무는 높이 30m까지도 자란다. 조각자나무와 토종나무인 주엽나무는 서로 매우 ..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15수(陶淵明 飮酒 20-15首) 수년 전 구입한 새 붓을 잡고 도연명의 음주 제15수를 썼다. 모양새는 그를 듯한데 붓끝은 힘이 없고 파필(破筆)되어 한 글자를 쓰면 다시 먹을 적셔 간추려야 했다. 역시나 하여 살펴보니 중국에서 값싸게 만든 붓이었다. “졸필이 어찌 붓을 탓하랴”를 되 뇌이며 만약 서수필로 썼다면 하는 생각에 쥐수염으로 만든 붓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고자 한다.  앞서 소개한 음주 13수에서 붓에 대해 언급 한 바 있는데 그중 왕희지(王羲之)의 유명한 난정서(蘭亭序)를 서수필(鼠鬚筆 : 쥐의 수염으로 만든 붓)로 썼다는 전하는 기록을 보면 당시 상당히 귀하고 좋은 붓으로 대접받았다고 한다.지금도 쥐수염과 토끼털, 족제비 털을 섞어 만든 세필(細筆)은 고급 붓으로 세밀화를 그릴 때나 사경(寫經)을 쓸 때 주로 사용된다.순수..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14수(陶淵明 飮酒 20-14首) 입추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덥다. 잠 못 이루는 깊은 밤 창가를 통해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를 비롯해 곤충들의 향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름 모를 각양각색 곤충세계를 세밀히 살펴보면 경이롭기 그지없다. 곤충은 약 3억 5천만 년 전 고생대에 처음 나타나 그 후 지금까지 번성하고 는 곤충은 기록된 것만 약 80만 종에 달하며 지구 전체동물 중 4분의 3을 차지하며 많게는 약 300만 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기에 지구를 일컬어 곤충의 해성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인류가 멸망한다 해도 곤충은 끝까지 살아남아 지구의 역사와 함께 할 것이다. 어렸을 때 관심 깊게 보아왔던 길앞잡이라는 곤충이 있었는데 지금은 보기가 어려워졌다. 쇠똥구리도 거의 멸종 직전이다. 인류가 사라지면 그들도 어디선가 살아남.. 더보기
도연명 음주 20-13수(陶淵明 飮酒 20-13首) 문인들이 서재에서 쓰는 종이(紙), 붓(筆), 먹(墨), 벼루(硯)의 네 가지 도구를 문방사우(文房四友), 문방사보(文房四寶), 문방사후(文房四侯)라고도 한다. 그 중 붓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인류 최초의 붓은 중국의 신석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천자문에 염필륜지(恬筆倫紙)라는 구절이 있다. 뜻 은 ‘몽염(蒙恬 : ? ~ 기원전 210년.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의 관료이자 장군.)이 붓을 만들고 채륜(蔡倫 : 중국 후한(後漢)의 환관(宦官))이 종이를 발명했다’는 기록상 몽염(蒙恬)이 최초로 토끼털로 붓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다만 이전에도 붓이 있었으며 기존의 붓을 몽염(蒙恬)이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최고로 오래된 붓은 1988년 경남 창원시 다호리(茶..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