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어르신들이 8월 중순이 지나면 아이들이 더위에 보채지 않고 새근새근 잠이 든다 하였는데 연일 한 밤 기온이 27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곧 처서(處暑)가 지나면 사나운 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라 기대해 본다.
지난 주말에서 가을채비를 위한 배추모종 60포기와, 무, 당근을 파종했다. 연작(連作)을 피할 수 없는 좁은 공간에 동일 작물을 심다 보니 배추는 뿌리혹병, 무름병, 진딧물 등 벌레와 공존하며 온전한 수확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옷을 흠뻑 적시는 땀이 가져오는 상쾌함은 경험자 만이 느끼는 즐거움이리라.
연이어 도연명의 음주 17수를 자서해 보며 함께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도연명 음주 20-17수(陶淵明 飮酒 20-17首)
幽蘭生前庭(유란생전정) 그윽한 난 꽂이 뜰 앞에 피었네
含薰待淸風(함훈대청풍) 향기 품고 맑은 바람 기다리는데
淸風脫然至(청풍탈연지) 마침 맑은 바람 홀연히 불어오니
見別簫艾中(견별소애중) 비로소 쑥 풀과 다른 줄 알겠구나.
行行失故路(행행실고로) 길 가다 내가 거닐던 옛 길을 잃었으니
任道或能通(임도혹능통) 자연의 섭리 따라야 마음도 통달하리라.
覺悟當念遷(각오당염천) 깨달으면 당연히 실행에 옮겨야 하고
鳥盡廢良弓(조진폐양궁) 새를 잡았으면 활은 버려야 하거늘
(텃밭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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