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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음주 20-17수(陶淵明 飮酒 20-17首)

옛 어르신들이 8월 중순이 지나면 아이들이 더위에 보채지 않고 새근새근 잠이 든다 하였는데 연일 한 밤 기온이 27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곧 처서(處暑)가 지나면 사나운 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라 기대해 본다.

지난 주말에서 가을채비를 위한 배추모종 60포기와, 무, 당근을 파종했다. 연작(連作)을 피할 수 없는 좁은 공간에 동일 작물을 심다 보니 배추는 뿌리혹병, 무름병, 진딧물 등 벌레와 공존하며 온전한 수확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옷을 흠뻑 적시는 땀이 가져오는 상쾌함은 경험자 만이 느끼는 즐거움이리라.

 

연이어 도연명의 음주 17수를 자서해 보며 함께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도연명 음주 20-17수(陶淵明 飮酒 20-17首)

幽蘭生前庭(유란생전정) 그윽한 난 꽂이 뜰 앞에 피었네

含薰待淸風(함훈대청풍) 향기 품고 맑은 바람 기다리는데

淸風脫然至(청풍탈연지) 마침 맑은 바람 홀연히 불어오니

見別簫艾中(견별소애중) 비로소 쑥 풀과 다른 줄 알겠구나.

行行失故路(행행실고로) 길 가다 내가 거닐던 옛 길을 잃었으니

任道或能通(임도혹능통) 자연의 섭리 따라야 마음도 통달하리라.

覺悟當念遷(각오당염천) 깨달으면 당연히 실행에 옮겨야 하고

鳥盡廢良弓(조진폐양궁) 새를 잡았으면 활은 버려야 하거늘

 

(텃밭풍경)

배추모종과 무 파종(8.20)
터널을 장식한 일본나팔꽃
당근씨를 피종한 옆에 아마란스가 꽃을 피웠다.
담장을 타고 올라온 일본나팔꽃과 작지만 볼수록 매력이 있는 계요등꽃
적경치커리꽃
3m 넘게 자라 꽃을 피운 신선초
닥풀은 뿌리에 점액이 많기 때문에 종이를 만드는데 중요한 풀 감이 된다. 한방에서 꽃을 황촉규화(黃蜀葵花), 뿌리를 황촉규근(黃蜀葵根), 종자를 황촉규자(黃蜀葵子)라는 약재로 쓴다. 황촉규화는 통증 때문에 소변을 잘 못 보는 증세를 치료하고 종기, 악창, 화상에 외용하며, 황촉규근은 임질,유즙 분비 부족, 볼거리염, 종기에 효과가 있고 이뇨 작용이 있다.
그물에 걸려 잡힌 수컷꿩. 올해 부화한 것으로 보이는 어린 장끼로 화려함을 갖추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귀한 손님으로 찾아왔다 그물에 걸렸지만 다치지 않아 자연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몇 개월 지난 후 화려한 색깔과 장식을 갖춘 후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