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겸 제야태원한심(于謙 除夜太原寒甚)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날이다. 일상적인 어제와 오늘이 아닌 한 해의 마무리 이자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항상 그러했듯이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한다는 것은 후회가 없어야 하며, 스스로 자신에 대한 칭찬이 많았던 보람찬 과거로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지구온난화로 혹한(酷寒), 매서운 추위는 소식은 서서히 사리지고 영하 8도만 되어도 춥게 느껴진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았고 찬물에 세수한 후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달라붙는 그러한 시절은 먼 옛이야기가 되었다.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혹한을 견디며 맞이하는 봄이 기다려지고 소중하기 때문이기에 중국 명나라의 중신.. 더보기 여류시인 남정일헌 제석유감(女流詩人 南貞一軒 除夕有感) 매년 섣달그믐(除夕)에 울리는 서울 종로 보신각(普信閣)에서의 타종은 각 사찰에서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기 위해 108번의 타종을 하던 불교식 행사에서 유래했다. 과거 조선정부가 태양력을 채택하고 음력 1895년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삼기 전에는 음력 섣달그믐날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설 하루 전으로 보통 1월 말에서 2월 중순에 해당됨으로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제야(除夜)와 신년(新年)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동양에서 사용한 음력은 달을 기준으로 하여 만든 것으로 달이 지구를 도는 시간은 대략 29.5일이다.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약 354일이 걸리며 양력은 태양을 기준으로 지구의 공전주기에 맞춰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기준 365일로 계산하기에 1년에 약 11일이.. 더보기 가정 이곡 고한(稼亭 李穀 苦寒) 2주만 지나면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흐르는 세월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돌이켜 보면 새해 시작점이 어제 같은데 세모(歲暮)의 끝자락에 서있다. 쏜살같이 지나간 세월이 아니라 총알처럼 지나갔다. 하루를 알차고 보람되게 보내기 위한 삶의 일상은 무엇인가? 무심코 무탈하게 세월에 기탁하여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리도 갈망했던 내일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 뇌이게 된다.과거 세모의 거리의 인파와 온정이 넘쳤으나 작금의 분위기는 참으로 암울(暗鬱)하기만 하다. 일상 소식을 듣고자 TV를 켜면 온통 계엄과 탄핵 소식이 화면을 지배하고 있기에 아예 방송을 틀지 않고 붓 잡고 글 쓰는 시간이 늘었다. 하나를 포기하면 그 시간적 공간에 다른 하나가 채워지기 마련이라 얻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참으로 개탄.. 더보기 의루(倚樓) 관련 한시 3수 : 두목 초동야음(杜牧 初冬夜飮), 축열림 추만등루(祝悅霖 秋晚登樓), 조하 장안만추(趙嘏 長安晚秋) 사람 인(人) 한자는 상형문자(象形文字)로서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을 형상화 했다는 설과 모름지기 사람은 서로 의지하고 살아야 한다는 데서 서로 기대는 모습을 본 땄다는 설 등이 있다. 몸이나 물건을 무엇에 의지하면서 비스듬히 대는 것을 기댄다고 하며, 외부의 힘이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견딜 수 있도록 해 주는 사람이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버팀목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힘들거나 어려울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이 곁에 있어 의지하며 기댈 수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준다. 옛사람들은 해 질 무렵 누각 또는 난간에 기대어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나 서산에 지는 노을빛을 바라보며 화려했던 지나간 영화(榮華)를 회상하는 것을 의루(倚樓), 의란(倚欄)이라 했다. 갑진년(甲辰年.. 더보기 매월당 김시습 설효 3수, 무제 1수(梅月堂 金時習 雪曉 3首, 無題 1首)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 1435∼1493) 선생은 앞서 수회 소개한 바 있다. 김시습은 일찍이 천하가 인정하는 신동(神童)이자 신재(神才)로 명성이 높았던 그는 조선 초기의 문인, 학자, 불교 승려이자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이다. 한성부(漢城府 : 한양)에서 출생으로 본관은 강릉(江陵), 자(字)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동봉(東峰)·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 불교 법명은 설잠(雪岑)이다. 수양대군(首陽大君)이 자행한 단종에 대한 왕위 찬탈에 불만을 품고 은둔생활을 하다 승려가 되었으며, 벼슬길에 오르지 않았다. 일설에는 그가 사육신의 시신을 몰래 수습하여 경기도 노량진(현재의 서울 노량진 사육신 공원)에 암장했다고도 한다. 1493년 조선 충청도 홍산군(鴻山郡 : 부여.. 더보기 눈 관련 한시 2수 : 민사평 눈(閔思平 雪), 이숭인 첫눈(李崇仁 新雪) 올 겨울 처음 내린 눈이 폭설이 되어 온 세상이 은빛으로 변했다. 눈은 온대나 한대 지방의 구름 속에는 빙정(氷晶)이라는 작은 얼음 알갱이와 물방울이 같이 들어 있다. 물방울이 많아지면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작은 얼음 알갱이에 물방울이 계속 달라붙어 얼음 알갱이가 계속 커져 무거워져 땅으로 떨어지면 눈이 된다. 황량한 허공을 가득 채우며 일순간에 내린 첫눈은 지저분한 대지를 순식간에 덮어버리고 순결한 설국(雪國)으로 변모시키며 낭만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첫눈은 사람으로 하여금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깨닫게 하는 가장 선명한 자연현상으로 예나 지금이나 첫눈에 대한 감회가 남다른 것은 한 세모(歲暮)의 정이 깊게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눈 관련 함께 살펴볼 한시 2수는 고려 후기 문신이자 학자인 급암 민사평(.. 더보기 인각대사 적천사(麟角大師 磧川寺) 새벽부터 내린 비가 오후가 되어서도 사청사우(乍晴乍雨) 하고 있다. 한 낮 기온이 아침보다 내려가고 찬 바람마저 불어 한겨울로 접어든 느낌이다.잠 못 이루는 길고 긴 겨울밤 자연스레 화선지를 깔고 미리 생각해 둔 인각대사의 시 적천사를 자서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보조국사 지눌(普照國師 知訥)의 수행 도량인 적천사(磧川寺)는 경북 청도군 청도읍 화악산(華岳山)에 있는 사찰로 신라 문무왕 4년(664)에 원효대사가 토굴로 창건했다고 전하며, 지금은 동화사(桐華寺)의 말사(末寺)이다. 적천사 은행나무는 나이가 8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당시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짚고 다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 심은 것이 자라서 이처럼 거목이 되었다고 전해져 온다. 적천사 은행나무 앞에는 강희 33년(1694년) 태허도인(太.. 더보기 진주성 촉석루(晋州城 矗石樓) 전 주(前 週) 지리산 뱀사골에서 만추가경(晩秋佳景)과 와운(臥雲)마을의 천년송을 눈에 담고 오후에는 진주에 들러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보루(堡壘) 삼아 촉석루(矗石樓)를 감싸고 있는 진주성(晋州城)을 30년 만에 다시 찾게 되었다. 예전의 진주성 모습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감회에 젖어 발길을 멈추고 한동안 머물며 명사(名士)들의 영화(榮華)와 치열하고 참혹했던 임진외란(壬辰外亂)의 현장에 서서 스쳐간 영웅들을 고금사를 남강에 흘려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진주성(晋州城)은 경상남도 진주시 본성동에 있는 석성(石城)으로, 기원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삼국시대로부터 기원했음을 밝힐 뿐이며, 1963년 1월 21일에 사적 제118호로 지정되었다.성곽의 둘레는 1,760m이고 성 안에는 진주.. 더보기 지리산 뱀사골 와운마을 천년송(智異山 臥雲마을 千年松), 시견오 추야산거(施肩吾 秋夜山居), 여본중 소나무(呂本中 松) 최근 안타까운 소식은 600여 년 수령의 울진 대왕소나무가 고사직전(枯死直前)에 있다고 한다. 사진으로만 접해본 울진 대왕소나무는 세계적인 명목으로 손색없는 울진금강송(蔚珍金剛松)을 대표하는 나무로 그 웅장한 모습에 경이로움과 감탄이 절로 났는데 우리 시대에 고사목으로 전락한다면 그 상실감은 매우 클 것이다.소나무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 1위를 매 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나무이다. 또한 세한삼우(歲寒三友 :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를 이루어 시와 그림에서 자주 묘사되었다. 소나무는 애국가에 등장하는 나무이자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중에 소나무가 40종목으로 가장 많다.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나무의 '솔'은 '으뜸'을 의미하여, 소나무는 나무 중에 으뜸인 나무라는 뜻을 .. 더보기 국화 관련 한시 2수 : 고의후 영국, 백거이 영국(高依厚 詠菊, 白居易 咏菊) 깊어가는 가을 산과 들에 드문드문 노랗게 핀 국화가 눈에 들어온다. 가을을 대표하는 국화에 대한 시는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원진(元稹 : 당나라 시인)의 국화(菊花)의 마지막 구절인 차화개진갱무화(此花開盡更無花 : 이 꽃이 다 피고 나면 더는 꽃 볼일이 없다네.) 시구(詩句)처럼 지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꽃이 국화다.오늘도 어김없이 동트기 전 새벽에 산에 올라 내려오는 길옆에 산국(山菊)이 피어 지나감을 멈추고 자연스레 향기를 맡아보게 된다. 그 진한 국화 향은 절로 미소 짓게 만들고 마음을 상쾌하게 해 주며 아침을 맑게 열어준다.내가 가꾸는 주말농장에도 노란 황국(黃菊)이 곱게 피어 무위(無爲)한 농인(農人)이 간화대주일자가(看花對酒一長歌)의 운치를 즐기며 아쉽게 지나가는 가을을 잠시 붙잡아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61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