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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求古深論

화두(話頭) 이야기

화두를 공안(公案)이라고도 하는데.. 선가(禪家)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깨침을 얻도록 인도하기 위하여 제시하는 문제.. 즉 확철대오(廓撤大悟)의 세계로 인도하는 비밀의 열쇠가 화두인 셈이다.

 

이 공안은 총1,700여 개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참구(參究)와 연마(鍊磨), 용맹정진(勇猛精進)을 통해서 공안 하나를 깨치면 다른 공안도 따라서 깨쳐진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공안 몇 가지를 살펴보면 개는 불성이 없다(구자무불성 狗子無佛性)의 무(無)자 화두, 뜰 앞의 잣나무(정전백수자 庭前栢樹子), 삼이 서근(마 삼근 麻三斤), 이 무엇고(시심마 是甚麽), 앞니에 난 털(판치생모 板齒生毛),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뚫어라, 마른 똥막대기(건시궐 乾屎橛) 등이 있다.

현대의 고승(高僧) 일타선사(日陀禪師)는 “화두를 드는 법에는 특별한 요령이 없다.

일념으로 간절히 참구 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간절 절(切)’이야말로 화두를 드는 데 있어 가장 요긴한 것이다. 간절한 일념으로 크게 의심해 나가는 것이 화두법의 가장 요긴한 점이요, 크게 의심하는 가운데 대오(大悟)가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경봉선사(鏡峰禪師)는 공안타파의 지름길은 야반삼경(夜半三更)에 대문 빗장을 만져보라고 하신 말씀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이와 관련된 문구를 자서해 보았다.

약인욕식진소식(若人欲識眞消息) 만약 그대가 진리의 참소식을 얻고자 한다면
야반삼경간촉무(夜半三更看燭舞) 야반삼경에 촛불이 춤추는 모습을 살펴보아라.

끊임없는 정진만이 참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부여된 것을 말하라 한다면 시간이라고 답할 수 있다. 내게 주어진 시간과 오늘 보낸 하루는 삶 속에 주어지는 소중한 요소이다. 시간을 쉽게 소비한다는 것을 인생을 소비하는 것과 같다. 남들과 같아선 앞설 수 없듯이 깊어가는 가을밤에 나만의 화두에 잠겨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