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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求古深論

소동파 무진장(蘇東坡 無盡藏)

소식(蘇軾. 1036-1101)은 북송(北宋) 후기의 정치가이자 대문장가이며, 학자이다. 호는 동파(東坡),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중서사인(中書舍人), 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을 역임하였다.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차례 좌천되어 밀주(密州), 서주(徐州), 호주(湖州) 등지의 지방관으로 전전하였고, 황주(黃州), 해남도(海南島) 등으로 유배되었다. 해남도에서 7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다가 사면되어 돌아오던 중 상주(常州)에서 병사하였다. 시문(詩文)뿐 아니라 서화(書畵)에도 뛰어났다.

 

전 적벼부(前赤壁賦)는 소식(蘇軾)이 호북성(湖北省) 황주(黃州)에 유배되어 있던 47살 때에 지은 글로, 황주에 있는 적벽(赤壁)에서 손님들과 뱃놀이를 하면서 느낀 감회를 서술하였다. 작자가 유배 중에 실의(失意) 해 있으면서, 세속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장자적(莊子的) 초월(超越)을 추구하고자 하는 표일(飄逸)한 심경을 드러낸 내용이다.

 

적벽부 내용 중 무진장(無盡藏)에 대한 심오(深奧)한 의미를 살펴보고자 흑지에 해서체(楷書體)와 화선지에 행서체(行書體)를 곁들여 자서(自書)해 보았다.

 

흔히 무진장이란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소동파의 이 문장에서 파생(派生)되었다. 전 적벽부 전문은 차제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부천하지간(夫天地之間) 무릇 하늘과 땅 사이에

물각유주(物各有主) 물건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구비오지소유(苟非吾之所有) 진실로 나의 것이 아니면

수일호이막취(雖一毫而莫取) 비록 하나의 털끝이라도 취하지 말아야 한다

유강상지청풍(惟江上之淸風) 오직 강 위에 불어오는 맑은 바람과

여산간지명월(與山間之明月) 산간에 떠오르는 밝은 달은

취득지이위성(耳得之而爲聲)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목우지이성색(目寓之而成色) 눈에 담으면 아름다운 색을 이룬다

취지무금용지불갈(取之無禁 用之不竭) 이를 취하여도 금하는 이 없고 사용해도 다함이 없으니

시조물자지무진장야(是造物者之無盡藏也) 이것이 조물주가 만든 무진장이라.

 

무진장은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무한한 혜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