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명(1691∼1752)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풍양(豊壤). 자는 치회(稚晦), 호는 귀록(歸鹿)·녹옹(鹿翁)이다. 관직은 중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후 경상도, 전라도 관찰사, 공조참판, 이조, 병조, 호조판서를 두루 거친 후 우의정과 영의정에 올랐다. 저서로는 귀록집(歸鹿集)이 전해진다. 그가 55세 되던 해 읊은 제석감음을 자서해 보았다.
제석감음(除夕感吟 : 섣달 그믐날을 보내며) - 조현명(趙顯命)
我齒居然五五春(아치거연오오춘) 내 나이 어느새 55살
年光欲挽奈無因(년광욕만내무인) 세월은 잡으려 해도 어찌할 도리 없네
常時惜日如今日(상시석일여금일) 평소에 가는 세월 오늘처럼 아꼈다면
未必徒爲此樣人(미필도위차양인) 분명코 지금 같은 이런 모습 아닐 것을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아쉬움과 부족함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각오의 의미가 담긴 시다. 지금은 제석(除夕)보다 제야(除夜)에 익숙한 단어지만 이 시를 통하여 지난날 헛되이 낭비한 시간들을 반성해 보면서 27027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동일한 감흥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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