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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장욱 도화계(張旭 桃花溪)

복사꽃 흐드러지게 핀 강가 언덕에 서면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이백의 산중문답 시와 도연명의 도화원기가 떠오른다.

도화유수묘연거(桃花流水杳然去 : 복사꽃 물에 띄워 아득히 흘러가니.. ) 하니.. 인간세상이 아닌 선계(仙界)를 연상케 한다.

예로부터 복사꽃 핀 마을을 바라보면 마치 자신이 신선이 되어 별천지에 들어선 것 같아 옛 시인들이 수많은 시를 남겼다.

 

 - 이백 산중문답(李白 山中問答) : 이백 산중문답(李白 山中問答) (tistory.com)

 - 도연명 도화원기(陶淵明 桃花源記) : 도연명 도화원기(陶淵明 桃花源記) (tistory.com)

 

복숭아는 사과, 배와 더불어서 대표적인 인기 과일이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특히 베이징시 근처에서 많이 난다. 삼국지연의( 三國志演義)에서의 그 유명한 도원결의(桃園結義)가 일어난 장소도 오늘날 베이징 일대인 탁군(涿郡)이다.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은지라 품질 좋고 많은 복숭아를 생산하기에 아주 적합한 기후라서 그런 듯하다.

복사꽃으로 꽃말은 행운과 희망으로 복사꽃은 품종에 따라 꽃 색깔에 약간 차이가 있다.

복숭아는 털복숭아(有毛係)와 천도복숭아(無毛係)로 구분하며, 털복숭아는 백도와 황도로 나누어진다. 종류는 크게 납작복숭아, 신비복숭아, 마도카복숭아, 편도복숭아, 산복숭아, 야생복숭아, 약복숭아 등이 있다.

 

소개하고자 하는 시는 초당(初唐) 초성(草聖 : 초서(草書)를 잘 쓰기로 이름난 사람)으로 잘 알려진 장욱(張旭)의 도화계(桃花溪)를 살펴보고자 한다.

 

도화계(桃花溪 : 복사꽃이 떠서 흐르는 개울)는 물에 떠내려 오는 복사꽃을 보고 별천지(別天地)가 상류(上流) 어디쯤에 있을 것으로 짐작하여 어부에게 위치를 묻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등장하는 어부와 지금 개울에서 만난 어부를 동일시함으로써 별천지의 존재를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이 시의 묘미는 시적 화자가 어부에게 묻는 것만을 제시할 뿐 대답하지 않는 것으로 가도(賈島)의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의 운심부지처(雲深不知處)와 같이 많은 여운을 남는 시이다.

 

도화계(桃花溪)

隱隱飛橋隔野煙(은은비교격야연) 들 안개 너머로 무지개다리가 어렴풋한데

石磯西畔問漁船(석기서반문어선) 서쪽 언덕의 물가에서 고기잡이 배를 향해 묻네.

桃花盡日隨流去(도화진일수류거) 복사꽃이 종일토록 물결 따라 흘러가거늘

洞在靑溪何處邊(동재청계하처변) 골짜기는 맑은 시내의 어디쯤에 있는가?

 

장욱(張旭. 675~750 또는 658~747)은 당나라 현종(玄宗) 때의 서예가로 자는 백고(伯高)이며 소주(蘇州) 사람으로 기재(奇才)였다. 장욱에게 필법(筆法)을 배운 안진경(顔眞卿)은 그의 서법(書法)이 진정한 것이라고 평하였다. 초서에 능하여 초성(草聖)이라 불리는데, 얼핏 보아서 분방하게 느껴지는 광초(狂草)에도 그 바탕에는 왕희지(王羲之), 왕헌지(王獻之) 서법을 배운 소양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술에 크게 취하여 붓을 들어 쓴 초서(草書)는 신필(神筆)이어서 사람들이 장전(張顚 : 장욱과 안진경)이라 별칭 하였으며, 중국 서법사(書法史)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백의 시, 배민(裴旻)의 검무(劍舞), 장욱(張旭)의 초서를 세칭 ‘삼절(三絶)’이라고 부른다. 장욱의 시는 전당시(全唐詩) 가운데에 겨우 6수가 전해 오고 있는데 경물시(景物詩 : 사철의 자연 경치를 보고 느낀 것을 노래한 시)에 뛰어났다.

초서(草書)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장욱(張旭), 장지(張芝 : ? ~ 192), 손과정(孫過庭 : 648 ~ 703), 회소(懷素 : ? ~ 737)의 필법을 법첩(法帖)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