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이 연초록으로 변해가는 요즘 농촌에는 본격 농번기로 접어들었다. 전 주말에 가평에 있는 누님 집 농사일을 돕기 위해 들러 보았는데 작년 파종한 마늘도 살펴보고 거름 뿌리고, 이랑 내고 감자를 심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도심에서는 코로나 예방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이방인 취급을 받지만 농촌은 예와 다름없이 평상시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화, 지구촌 말처럼 현대는 초연결사회를 살아가고 있으며, 지구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곧 우리 일이 되곤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확산방지와 자국 국민 보호 차원에서 국경을 봉쇄하고 왕래를 중단하는 등 급기야 쇄국정책(鎖國政策)으로 치닫고 국제질서 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 바이러스의 위세에 세상이 혼란스럽다.
현명한 우리민족은 가장 먼저 극복하고 예방과 치료제도 개발하여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새로운 국난극복의 호기를 맞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세상사는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아서 생기는 괴로움과 번민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현실을 부정하고 살 수는 없지만 잠시 순암 암정복 선생이 읊은 시 산거호를 통하여 산에 사는 사람들의 즐거움을 느껴보고자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순암 안정복(順菴 安鼎福. 1712~1791)은 조선 정조 때의 학자로서 자는 백순(百順). 호는 순암(順菴), 한산병은(漢山病隱), 우이자(虞夷子), 상헌(橡軒)이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의 문인으로, 그의 학문을 계승, 발전시켰다. 특히 과거의 역사, 지리학을 비판하고 우리 역사의 정통성과 자주성을 세웠다. 저서로는 동사강목(東史綱目 : 고조선부터 고려말 까지를 다룬 역사책), 순암집(順菴集), 가례집해(家禮集解)가 있다.
산거호(山居好 : 산에 사는 즐거움)
山人每說山居好(산인매설산거호) 산인은 매번 산에 사는 것이 좋다 말하네
始信山居好無窮(시신산거호무궁) 산 생활이 한없이 좋음을 이제야 알았노라
今日山居何事好(금일산거하사호) 오늘의 산 생활은 어찌 그리 좋은가
世間名利耳專聾(세간명리이전롱) 세간 명리 소리가 귀에 들리지 않아서 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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