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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백운거사 이규보 시 이화(白雲居士 李奎報 詩 梨花)

국민을 대표할 새로운 일꾼을 뽑는 선거도 끝나고 코로나 사태도 통제 가능 수준으로 접어들고 있어 차분한 일상이 곧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는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우리 국민 모두가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를 잘해준 결과이기도 하다.

 

화사하게 빛났던 벚꽃과 함께 배꽃도 서서히 지고 짙은 분홍빛 박태기나무꽃과 라일락이 향기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장미과에 속하는 배나무의 기원은 중국 서부, 혹은 남서부로 추정된다. 한국으로 배가 들어온 경로는 요동반도와 백두대간이다. 지금도 백두대간의 산악지역에는 아름드리 배나무가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남해안에서 일본으로 배가 전파되기도 하였다. 배나무의 재배에 관하여는 삼국시대와 신라시대의 문헌에 기록이 남아있으며 배꽃에 대한 漢詩도 많아 앞에서 지포 김구(止浦 金坵)의 낙이화(落梨花)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전번 주말농장 가는 길에 화사하게 피어 있는 배꽃사진과 함께 이규보의 시 梨花를 자서해 보며 지나가는 호시절의 흥미를 남겨보고자 한다.

 

이규보(李奎報. 1168~1241) 고려 중기의 문신․문인으로 당대의 명문장가이다. 자는 춘경(春卿),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 지헌(止軒),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이다. 백운거사 이규보에 대하여는 앞서 소정희작(炤井戱作)에서 소개하였기에 생략토록 하겠다.

 

배꽃(梨花)

初疑枝上雪黏花(초의지상설점화) 처음엔 가지 위에 눈 내렸나 의심했더니

爲有淸香認是花(위유청향인시화) 맑은 향 풍겨와 꽃임을 알겠네

飛來易見穿靑樹(비래역견천청수) 푸른 나무 사이로 흩날릴 땐 잘 보이더니

落去難知混白沙(낙거난지혼백사) 백사장에 떨어져 섞이니 분간하기 어렵구나

 

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