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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 추회시(韓愈 秋懷詩) 11수 중 6수 자연(自然)을 자세히 살펴보면 질서(秩序), 조화(調和), 균형(均衡)의 삼각구도(三脚構圖)에 안정감과 편안한 모습으로 늘 우리 곁에 다가온다. 자연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로 인간이 개입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질서가 유지되는 공간이다. 인간이 개입되는 순간 질서는 균형을 읽고 순식간에 결코 이롭지 않는 변화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동물이 지나가는 길은 큰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인간은 쉽고 편안한 길을 만들고 수없이 지나가는 길은 넓혀지고 깊이 파이면서 폭우가 쏟아지면 물길로 변한다. 불과 백여 년 전의 산길은 고무신이나 짚신을 신고 다녔기에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지만 지금은 겨울철 아이젠, 날카로운 등산용 스틱사용과 견고한 등산화로 걷는 길은 쉽게 파이면서 노출된 뿌리는 상처를.. 더보기
한유 추회시(韓愈 秋懷詩) 11수 중 5수 우리나라에서도 해방 후 사회적,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어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 때는 널리 쓰였지만 지금은 점점 잊혀져 가는 단어나 어휘가 생각난다. 명경(거울), 정지(부엌), 다비(양말의 방언), 레지(다방종업원), 벅국(천정), 정거장(停車場), 공책(空冊), 정애비(허수아비), 신작로(新作路), 마실(이웃집에 잠시 놀러 가는 일), 노자(여행경비), 낭패(狼狽 :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몹시 딱한 형편), 꼰대(부모나 선생), 부작대기(부지깽이 : 아궁이에 불을 땔때 사용하는 막대기), 장지대(빨래줄 거치대), 수루매(오징어), 수검푸(삽) 등이 떠오른다.오래 전 정부가 보급하고 교과서에도 실렸던 연보라살(자외선), 연빨강살(적외선), 세모꼴(삼각형), 네모꼴(사각형) 등의 단어.. 더보기
한유 추회시(韓愈 秋懷詩) 11수 중 4수 가을비 내린 오후의 풍경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영원히 머물 것 같은 여름에 작별을 고하 듯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때를 기다리지 않은 성급한 나뭇잎은 색을 바꾸며 엽락귀근(葉落歸根)의 자연 순환을 앞서서 대비를 하고 있다. 이른 새벽산행 길도 손전등을 켜고 오를 만큼 해가 짧아졌다. 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일출광경과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은 천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기에 매일 오르는 일상이 되었다. 영종 백운산에는 다람쥐와 청설모가 보이지 않는다. 참나무와 밤나무도 많아 주 먹이인 도토리와 밤도 충분하고 딱히 천적도 보이지 않음에도 이들이 사라지게 된 원인이 사뭇 궁금하다. 자주 목격되는 야생고양이 때문일 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존재가 없다는 것은 자연생태계의 .. 더보기
한유 추회시(韓愈 秋懷詩) 11수 중 3수 도심을 벗어나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산야(山野)에는 수많은 버섯이 계절, 기후조건에 따라 나타난다. 세계적으로는 약 2만 여종의 버섯이 있다고 하는데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 버섯은 현재까지 약 1,900여 종이 알려져 있지만 식용 가능한 버섯은 약 400여 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독버섯이거나 식용가치가 없다고 한다. 버섯은 몸체에 뿌리·줄기·잎의 구별이 없고 대개 균사(菌絲)로 이루어지며, 엽록소가 없어서 다른 생물이 만들어 놓은 양분을 받아 생활한다. 포자(胞子)로 번식하고, 온도, 습도, 흙의 습도, 빛, 흙 속의 양분 등이 적정해야 생장이 가능하다. 식용버섯으로는 표고버섯, 목이. 석이버섯, 느타리버섯, 송이버섯, 능이버섯 등이 있으며, 독버섯은 일반적으로 빛깔이 선명하고 아름답다. 최근 기능성.. 더보기
한유 추회시(韓愈 秋懷詩) 11수 중 2수 내 tistory 블로그의 이름이 "고전과 전원"이다. 고전(古典)은 옛날 법식(法式), 또는 오랜 시대를 거치며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가치를 인정받아 전범(典範)을 이룬 작품을 말한다.고전(古典, classic)은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향기를 잃지 않고 오히려 시대를 거듭하여도 여전히 흥미롭거나 재미있으며, 그 가치를 세간에서 널리 인정 및 존중받는 작품을 일컫는다. 보통 '고전'이라고만 하면 고전 서적(文學冊)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즉 옛 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흔적을 찾아 재조명해보며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지혜로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온고지신(溫故知新)처럼 옛 것을 익히고 닦아 새것을 창조하는 것처럼 구신(舊新)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 고전이다.고전은 변하지 않은 향기처럼 보통은.. 더보기
한유 추회시(韓愈 秋懷詩) 11수 중 1수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가 실감 나게 다가오는 아침이다. 어제 내린 비 탓인지 오늘 아침 온도가 20도를 가리키며 모처럼 시계(視界)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길게 여름 밤을 지배했던 열대야는 가을 전령사(傳令使)들의 우렁찬 소리에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방을 둘러보면 하얀구름과 나뭇잎도 가을 색으로 변해가고 있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다가옴을 느끼게 하는 상큼한 날씨다. 머지 않아 겨울이 찾아오면 지나간 가을을 회상하듯, 1200여년전 당송 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한유 또한 가을을 회상하는 시를 남겨 오늘의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한유(韓愈)의 추회시(秋懷詩) 11수는 806년 9월 당나라 작가 한유가 쓴 5언절구(五言絶句)로, "한유문집(韓愈文集)"에 수록되어 있다.. 더보기
남악태우 선시 3수(南岳泰宇 禪詩 3首) 며칠 사이에 조석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새벽 5시 반이면 어둑 컴컴하지만 영종 백운산 정상을 향해 어김없이 집을 나선다. 약 40분만에 오르는 정상에서 맞이하는 일출과 시원한 바람은 천금의 가치로 하산 길을 막아선다.난세에 영웅이 탄생하듯이 오늘의 불교계는 중흥기를 지나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불자도 아니고 불교에 대한 문외한이지만 가끔 글을 쓰다 보면 역대 조사나 고승이 남긴 자취는 나의 마음을 맑게 하고 뜻을 헤아리는 시간이 감미롭게 다가온다.임진왜란을 겪으며 수많은 고승이 출현했고 일제강점기와 동족상잔 6.25 전쟁을 겪으며 어려웠던 시기에 고승들이 대거 출현했다. 그때의 원력으로 지금의 불교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더보기
동해 추암 촛대바위, 능파정, 해암정과 삼척 초곡 용굴 촛대바위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연일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보낸 더위가 가장 시원했던 여름으로 기록될까 두렵다.8월 초 형제들과 함께 둘러보았던 동해 삼척의 명소 중 동해시(東海市) 추암(湫巖) 촛대바위, 능파정(凌波亭), 해암정(海巖亭)은 수중의 기암괴석(奇巖怪石)이 바다를 배경으로 함께 어울려 빚어내는 비경(秘境)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장소다. 촛대처럼 생긴 기이하고 절묘한 모습의 바위가 무리를 이루며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촛대바위와 주변 기암괴석군(奇巖怪石群)을 둘러싼 바다는 수시로 그 모습을 바꾼다. 동해 추암에서 남으로 약 25Km 내려가면 삼척 초곡 용굴 촛대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데 동해의 촛대바위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멋진 경관을 이루고 있기에 글 후미에 사진을 함.. 더보기
삼척 죽서루(三陟 竹西樓) 삼척 하면 떠오르는 명소가 죽서루(竹西樓)다. 죽서루는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성내동 죽서루길 37에 있는 누각(樓閣)으로 관동팔경(關東八景)중 하나로 그 앞을 지나는 오십천(五十川)과 어우러져 경관이 뛰어나 예로부터 명승지(名勝地)로 이름이 높았다.죽서루는 1963년 보물 제213호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 '삼척 죽서루와 오십천(三陟 竹西樓와 五十川)'이라는 명칭으로 명승 제28호로 지정되기도 했다.2023년 12월 28일, 밀양 영남루(密陽 嶺南樓)와 함께 국보로 승격되었다.건축연대는 미상이나, 고려 말 이승휴(李承休)의 동안거사문집(動安居士文集)에 의하면 고려 원종 7년(1266)에 이승휴가 이곳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것을 근거로 해 그 이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조선 태종 3년(1403.. 더보기
백운거사 이규보 요화백로(白雲居士 李奎報 蓼花白鷺) 채근담(採根談)은 중국 명나라 말기 문인 홍자성(洪應明)이 저술한 인생 지침서로, 유교·도교·불교 사상을 융합한 359편의 단문으로 구성된 책이다. 제목 채근(採根)은 나물 뿌리처럼 소박하고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알려주는 것을 의미하며, 극한 상황에서도 견디는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자기 성찰(自己省察)을 지침서 이다. 채근담은 내가 80년대 초 군에 입대하여 병역의무를 지는 동안 정독(精讀)으로 읽은 책이다. 내용 중 기심돈망(機心頓忘 : 남을 간교하게 속이거나 책략을 꾸미는 마음을 꺾이거나 잊음)이 떠올라 다시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山居(산거) 산에 살면胸次淸洒(흉차청쇄) 가슴속이 맑고 시원해져觸物皆有佳思(촉물개유가사) 대하는 것마다 모두 아름다운 생각을 갖게 된다.見孤雲野鶴而起超絶之想(견고운야학이기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