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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관악산 단풍(冠岳山 丹楓)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아름다운 명산들이 에워싸고 있는 서울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수도다. 근교의 도봉산과 북한산, 예봉산과 검단산, 청계산과 관악산은 골산(骨山)과 육산(肉山)의 조화로움 속에 계절마다 변하는 산색의 아름다운 모습은 삶에 힘든 서울 시민에게 큰 위안과 안식처가 되고 있다.

특히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20여분이면 닿을 수 있는 관악산은 매주 나를 불러들여 멋진 풍광을 자랑하곤 한다.

관악산(冠岳山)은 그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 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이 ‘갓뫼’ 또는 ‘관악’이라고 했다. 관악산은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소나무가 바위와 어우러져 철 따라 변하는 산 모습이 마치 금강산(金剛山)과 같다 하여 ‘ 소금강(小金剛)’ 이라고도 하였으며,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서금강(西金剛)’ 이라고도 하였다.

또한 관악산 산봉우리 모양이 불과 같아 풍수학적으로 화산(火山)이라 경복궁까지 화마(火魔)가 미친다고 하여 산꼭대기에 못을 파고 광화문 양쪽에 불을 막는다는 상상의 동물인 해태상의 정면을 관악산 방향으로 배치한 연유이기도 하다. 앞서 관악산에 대하여는 몇 회 소개하였기에 아래 링크를 참조하기 바란다.

2년 넘게 지방에 근무하는 연유로 몇 개월 만에 관악산을 찾아 곱게 물들어 가는 풍광을 사진에 담아 보았으며 연주암(戀主菴) 주련(柱聯) 글귀를 자서해 보았다.

 

관악산 춘설경 :  https://poslink.tistory.com/380

 

(관악산 단풍)

산행코스 : 현위치(인사혁신처 - 용운암 - 문원폭포 - 우측 능선 - 장군바위 - 관음바위(유턴) - 장군바위 - 마당바위(헬기장) - 연주암 - 관악사지 - 두꺼비 바위 - 일명사지 능선 - 악어바위 - 용운암 - 출발지점) 총 6.5Km, 4시간 소요.
문원폭포로 향하는 길
악어바위에서 바라본 육봉
제2목교
계곡옆 2평 넓이의 평상바위
물줄기가 마른 계곡
2단폭포
마당바위(우측은 일명사지, 좌측은 문원폭포 방향)
문원폭포
흔적만 남아있는 암자터
문원폭포 우측 능선으로 향하는 길
관악산의 백미인 육봉의 단풍은 이미 지고 있다
개화기를 넘겨 핀 두메부추
쉽터 큰 암반사이에 자라고 있는 1m크기의 소나무는 자연이 만든 분재로 수령이 약 80년정도 되보인다.
쉼터에서 바라본 육봉모습

 

위험 구간이라 등산객이 찾지않는 한적한 능선길
암산의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자태가 빼어나다
일근사간(一根四幹)의 균형잡힌 소나무 모습
산기슭에 위용을 자랑하는 관음바위(횟불바위)
장군바위
계절을 망각하고 핀 진달래
장군바위로 향하는 능선길
장군바위
이 바위를 볼 때마다 생각을 잠시 멈추게한다. 비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섭리에 숙연해진다.
빗물이 만들어 낸 약 30m 구간의 좁은 능선길

 

관음바위
연주암 (戀主菴) : 신라시대 의상대가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사찰로 조선초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이 동생인 세종(충령대군)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머물렀던 곳으로 효령대군 영정과 고려시대 양식을 한 삼층석탑이 있다.)
삼층석탑
연주대(관악산 기암절벽 정상에 자리잡은 암자다. 원래는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이름이 의상대 였으나 고려가 망하자 조선을 반대하던 유신 및 사람이 이곳에 올라와 숨어 살면서 고려왕조를 생각하였다고 하여 연주대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연주암 주련)

淸淨善根普回向(청정선근보회향) 훌륭한 선근으로 널리 회행하여

利益群迷恒不捨(이익군미항불사) 언제나 중생들을 버리지 않고 이롭게 하네

悉令一切諸衆生(실령일체제중생) 일체의 모든 중생에게

得成無上照世燈(득성무상조세등) 세상 비추는 가장 높은 등불 이루게 하네.

佛智廣大同虛空(불지광대동허공) 부처님 지혜 넓고 커서 허공과 같아

悉了世閒諸妄想(실료세한제망상) 세간의 헛된 생각 모두 알도다.

* 주련의 순서가 잘못되어 바르게 고쳐보았다( 80권 ‘화엄경’ 권제 24 십회향품(十廻向品)에 실린 게송과 이어서 나오는 두 구절은 ‘화엄경’ 권제 80 입법계품(立法界品)에 실린 게송을 인용했다.)

圓覺山中生一樹(원각산중생일수) 원각산중에 한 그루 나무가 자라나서

開花天地未分前(개화천지미분전)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부터 꽃을 피웠네.

非靑非白亦非黑(비청비백역비흑) 푸르지도 희지도 않고 또 검지도 않으니

不在春風不在天(부재춘풍부재천) 봄바람도 하늘도 어찌 관여할 수 있으리.

 

산당정야좌무언(山堂靜夜坐無言) 산사의 고요한 밤 말없이 앉았으니

적적요요본자연(寂寂寥寥本自然) 적막과 고요함이 본래 그대로인데

하사서풍동임야(何事西風動林野) 무슨 일로 가을바람 불어 잠든 숲을 흔드나

일성한애려장천(一聲寒雁唳長天) 기러기 소리 내며 장천을 날아가네

 

三界猶如汲井輪(삼계유여급정륜) 삼계는 마치 우물의 두레박 같아서

百千萬劫歷微塵(백천만겁역미진) 무량한 시간만큼 돌고 티끌 수 만큼 돌고 있으니.

此身不向今生度(차신불향금생도)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更待何生度此身(갱대하생도차신)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제도하리오.

 

천수관음전( 千手觀音殿)
천수관음전 옆 공양간 항아리
두꺼비 바위 또는 새바위
하산길 사당방면
중앙 큰바위는 마치 해달고승이 서울을 바라보는 모습이 연상된다
과천시 모습
하산길 잠시 쉬어가는 장소
완만한 경사로 암반구간이 길게 이어진다.
누군가 쌓은 돌탑에 잠시 시선이 멈춘다.
산행 끝자락 계곡과 접한 소요길
각세도(覺世道)를 창시한 신계 이선평(晨鷄 李仙枰. 1882~1956)의 묘
하산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