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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관악산 춘설경(冠岳山 春雪景)

지난 토요일 밤사이 내린 강원도 폭설 소식과 서울에도 눈 예보가 있어 밖을 살펴보니 봄비가 내리고 먼산 정상에는 흰 눈이 내리고 있어 완연한 봄에 내리는 마지막 춘설 구경 욕심에 불현듯 등산복 걸쳐 입고 평소 즐겨 찾는 관악산으로 향했다.

 

향한 곳은 제일 험하기로 알려진 과천에서 출발하는 6봉(六峯)코스지만 안전한 산행을 위하여 중간쯤 올라 내려올 심사였지만 오를수록 수북하게 쌓인 눈 경치에 이끌려 위험을 무릅쓰고 육봉 정상 국기봉까지 올랐다. 오르는 과정은 오직 나만의 초답(初踏) 흔적을 남기며 주변 설경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정상에 올라서니 나와 같은 심정으로 산을 찾은 등산객 한 두 분과 반갑게 인사하며 관악산 출설(春雪)에 대한 정담을 나누고 하산 길은 멀어질수록 봄바람에 봄눈 녹 듯이 춘설에 흔적들이 사라져 갔다. 관악산은 수시로 오르내렸지만 이날 같이 눈이 많이 쌓인 모습은 처음이라 모처럼 기분 좋은 산행을 결행(決行)한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은 하루였다. 7~8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이 영상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시원함을 느껴보리라.

 

관악산 춘설(2022. 3. 19)

등산 초입에 곱게 핀 산수유
봄을 가장 먼저 알린다는 영춘화
송광납판화라고 불리는 "히어리" 꽃망울에 빗방울이 송글송글 맺었다
구름속에 갇혀있는 육봉이 아스라이 ....
바위의 모습이 마치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가 눈을 감고 누워 사색에 잠겨 있는 듯....
마당바위에서 주 능선을 바라며...
눈이 만들어낸 풍경이 나를 정상으로 이끌고 있다
6봉으로 향하는 주 능선 길
간간히 흩날리는 눈발이 멈추고 묘묘한 구름이 정상을 에워싸고 있다
정상을 향할수록 설경의 정취가 더해진다.
몇 년 전까지 수없이 오르내린 암봄, 이제는 바라만 봐야할 대상이다.
국기봉 정상
육봉정상(국기봉)에서 관악산으로 향하는 능선 길이 구름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안양으로 향하는 왼편 주 능선이 희미한 구름속에 펼쳐져 있다.
국기봉 정상에서 서쪽방향의 멋진 풍광
적설파송(積雪破松)처럼 소리없이 내리는 작은 눈들이 쌓여 고목을 넘어트린다.
소나무가 무거운 흰 짐을 가득 지고서
하산길 잠시 쉬어가는 장소... 쌓인 눈이 봄바람에 소리없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행복했던 춘설산행을 뒤로하고 ....
한적한 하산길에 잔설의 흔적만 드문드문
현실로 돌아가는 말미에 정겹게 느껴지는 좁다란 하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