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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求古深論

화두(話頭) 이야기 화두를 공안(公案)이라고도 하는데.. 선가(禪家)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깨침을 얻도록 인도하기 위하여 제시하는 문제.. 즉 확철대오(廓撤大悟)의 세계로 인도하는 비밀의 열쇠가 화두인 셈이다. 이 공안은 총1,700여 개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참구(參究)와 연마(鍊磨), 용맹정진(勇猛精進)을 통해서 공안 하나를 깨치면 다른 공안도 따라서 깨쳐진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공안 몇 가지를 살펴보면 개는 불성이 없다(구자무불성 狗子無佛性)의 무(無)자 화두, 뜰 앞의 잣나무(정전백수자 庭前栢樹子), 삼이 서근(마 삼근 麻三斤), 이 무엇고(시심마 是甚麽), 앞니에 난 털(판치생모 板齒生毛),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뚫어라, 마른 똥막대기(건시궐 乾屎橛) 등이 있다. 현대의 고승(高僧) 일타선사(日陀禪師)는 “화두를 드.. 더보기
소동파 무진장(蘇東坡 無盡藏) 소식(蘇軾. 1036-1101)은 북송(北宋) 후기의 정치가이자 대문장가이며, 학자이며, 호는 동파(東坡),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중서사인(中書舍人), 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을 역임하였다.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차례 좌천되어 밀주(密州), 서주(徐州), 호주(湖州) 등지의 지방관으로 전전하였고, 황주(黃州), 해남도(海南島) 등으로 유배되었다. 해남도에서 7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다가 사면되어 돌아오던 중 상주(常州)에서 병사하였다. 시문(詩文)뿐 아니라 서화(書畵)에도 뛰어난 중국 문학사상 가장 걸출한 인물이다. 전 적벼부(前赤壁賦)는 소식(蘇軾)이 호북성(湖北省) 황주(黃州)에 유배되어 있던 47살 때에 지은 글로, 황주에 있는 적벽(赤壁)에서 손님들과 뱃놀이를 하면서 느낀 감회를 서술하였다.. 더보기
노자 상선약수(老子 上善若水) 노자사상을 대표하는 상징적 단어가 상선약수라 말할 수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上善若水(상선약수) 최상의 선은 물과 같으니水善利萬物而不爭(수선리만물이부쟁) 물은 만물에게 이로움을 주나 서로 다투지 않으며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악) 뭇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먼저 처하니故幾於道(고기어도) 이는 도에 가깝다. 居善地(거선지) 사람이 거처하는 곳은 땅이 좋아야 하고, 心善淵(심선연) 마음은 연못처럼 생각이 깊어야 하고與善仁(여선인) 사람을 사귈 때는 어진 사람과 함께하고言善信(언선신) 말할 때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正善治(정선치) 정사를 펼칠 때는 다스림이 좋아야 하고事善能(사선능) 일을 함에 있어 능숙해야 하며動善時(동선시) 행동은 때에 맞게 해야 한다夫唯不爭(부유부쟁) 무릇 오직 서로 그 공과를 다투지 않으.. 더보기
정철 함흥시월간국화(鄭澈 咸興十月看菊花) 정철(鄭澈, 1536∼1593)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시인으로 당대 가사문학의 대가이다. 윤선도와 함께 시가 사상의 쌍벽을 이룬 인물로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등 4편의 가사 외 에도 백 여수의 주옥같은 시가 전해지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함흥시월간국화는 고죽(孤竹) 최경창(崔慶昌)이 보낸 시에 답을 보내는 시(和崔孤竹詩)로 알려져 있으며 정철이 한양으로 오기 전에 이미 유행처럼 번져 "불위중양위객개" 로 회자되며 많은 인기를 누렸던 시이다. 함흥시월간국화(咸興十月看菊花 : 함흥에서 10월에 국화를 보다) 秋盡關河候雁哀(추진관하후안애) 가을 깊은 변방에 기러기 소리 애달프고 思歸且上望鄕臺(사귀차상망향대) 고향생각 간절하여 망향대에 오른다 慇懃十月咸山菊(은근시월함산국) 은근한 시월 함흥에.. 더보기
황승언 삼고초려(黃承彦 三顧草廬) 나관중(羅貫中) 삼국연의(三國演義)에 나오는 삼고초려(三顧草廬) 중 두 번째의 장면이다. 추운 겨울 유비 일행은 제갈량을 만나기 위해 그의 초가집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순간 멀리서 한 구절의 시가 들려온다.. 이 시를 읊은 이가 제갈량이라 판단하고 달려갔지만 이는 제갈량(諸葛亮)의 장인인 황승언(黃承彦)이었다. 이 시는 삼국지의 백미(白眉)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디찬 겨울 중원(中原)의 패권(覇權)을 차지하고자 하는 영웅호걸(英䧺豪傑)들이 사위인 제갈량(諸葛亮)을 얻고자 찾아온 것을 알고 난세를 헤쳐 나갈 사위 제갈공명(諸葛孔明)을 한겨울 어렵게 핀 한송이의 매화에 비유했다. 이 시구를 처음 접하면서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킴과 동시에 뇌리에 각인시키고자 했던 황승언의 시를 .. 더보기
제갈량 대몽(諸葛亮 大夢) 유비는 제갈량(諸葛孔明, 臥龍先生)을 얻고자 3번이나 그가 머무는 초가집에 찾아간다. 이를 삼고초려(三顧草廬)라 하는데.. 아래 글은 내가 몇 해 전에 쓴 글로 3번째 찾아간 유비, 관우, 장비는 제갈량 집에 도착하였으나 동자가 나와 낮잠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유비 일행은 제갈량이 일어날 때까지 밖에서 장시간 기다리는 중 제갈량이 잠을 깨면서 읊은 시다. 영웅호걸만이 읊을 수 있는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대몽(大夢 : 거대한 꿈) - 제갈공명(諸葛孔明) 大夢誰先覺(대몽수선각) 대몽을 과연 누가 먼저 깨울 것인가 平生我自知(평생아자지) 평생 일어날 일들을 나는 스스로 알고 있다네 草堂春睡足(초당춘수족) 초당에서 봄 낮잠 늘어지게 잤는데 窓外日遲遲(창외일지지) 창 밖의 해는 왜 이리 더디 지는지 이.. 더보기
삼국지 서시(三國志 序詩) 삼국지는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았을 대표적 고전이다. 그중 첫머리에 나오는 서시 또는 서사(序詞)는 장차 전개될 중원쟁패의 서막을 알리는 동시에 도도하게 흐르는 장강의 물결속에 부질없이 져버린 영웅들의 고금사를 어부와 나무꾼의 술 한잔과 담소에 부쳐진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삼국지 서시(三國志 序詩) 滾滾長江東逝去(곤곤장강동서거) 도도히 장강은 동으로 흘러가고 浪花淘盡英雄(낭화도진영웅) 물결위에 흘러져간 꽃 같은 영웅들 是非成敗轉頭空(시비성패전두공) 시비성패 이 모두 부질없는 걸.. 靑山依舊在(청산의구재) 청산은 예나 다름없는데 幾度夕陽紅(기도석양홍) 석양의 붉은 노을은 몇 번이나 또 졌는가 白髮漁樵江渚上(백발어초강저상) 백발의 어부와 나무꾼이 강가에 서서 慣看秋月春風(관간추월춘풍) 스쳐 지나간 가을달과.. 더보기
주희 관서유감(朱熹 觀書有感) 주희(1130~1200) 선생은 남송시대(南宋時代) 사람으로 성리학의 대가이다. 철학은 물론, 교육, 역사학에도 절대적인 위상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후대 유학자들은 공자에 버금간다 하여 朱子라는 존칭으로 불려지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시 관서유감 2수를 行書로 自書해 보았다. 관서유감(觀書有感 : 책을 읽는 감흥) 二首 - 주희(朱熹) 其一.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반이랑 방정한 연못이 거울처럼 열리니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이 연못 안에 떠 있네.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묻노니 이 연못이 이리 맑은 까닭을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샘에서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라네.. (독서의 즐거움과 학문의 근원을 맑은 샘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비유) 其二.. 더보기
청무성 (聽無聲 : 무성을 듣다) 청무성은 나의 필명이자 좋아하는 문구이다. 그래서 Tistory 블로그를 개설할 때 聽無聲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연유이다. 스쳐가는 수많은 소리들 가운데 無聲의 소리, 즉 심이(心耳)로만 들을 수 있는 그런 소리, 침묵의 소리, 참된 진리의 소리를 느껴보고 듣고 싶은 마음에서 自書와 함께 그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청무성(聽無聲 : 소리없는 소리를 듣는다) 聽無聲은 "無聲을 들어라."는 장자의 말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소리와 말들을 듣고 산다. 인간의 시비소리, 소음 등 들어야 할 소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본다. 무성의 소리란 심이(心耳)로 듣는다. 즉 마음의 귀, 이성의 귀, 영혼의 귀를 가지고 깊은 소리, 심오한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것이 聽無聲이다. 점점 사라져 가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