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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석 박준원 간화(錦石 朴準源 看花) 꽃피는 봄이 오면 다양하고 화려한 색깔로 시선을 유혹하는데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꽃잎의 색은 여러 가지 색소가 가시광선 중에서 어떤 파장의 빛은 흡수하고 어떤 파장의 빛은 반사하기 때문이다. 잎에 들어 있는 엽록소가 빨간색과 파란색은 흡수하지만 녹색 및 황록색 파장은 대부분 반사 또는 투과시키기 때문에 녹색을 띠는 것과 같은 원리다. 꽃의 색깔은 오랜 진화의 결과인데, 대부분 식물의 꽃 색은 유전적으로 DNA단계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다.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새나 곤충을 유인할 수 있는 화려한 빛깔 쪽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은 7월에 가장 많은 종류의 꽃을 피우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는데, 색깔은 노란색이 32%로 가장 많다. 다음이 흰색과 파란색 계통이 각각 28%, 27%로 비.. 더보기
매월당 김시습 유객(梅月堂 金時習 有客) 빠짐없이 영종도 백운산을 오르는 칠흑 같은 길 이른 새벽공기가 차갑다. 쉬지 않고 40여분을 오르면 정상에 다다르는데 오늘따라 마침 고등학교 남학생 몇몇이 먼저 올라와 인천공항을 바라보며 예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여간 반갑기 그지없다.산을 찾는 젊은 사람을 만나면 절로 생기가 돋기 마련이다. 새벽 산행은 하루를 상쾌하게 여는 원동력이자 활기찬 일과를 시작하는데 긍정의 에너지를 얻는 샘이다. 내가 일하는 공동주택건설 현장에 콘크리트 타설 전 시공사가 사전 작업한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감리(監理)로서 검측(檢測 : 시공사가 설계도서 및 기술기준대로 수행한 것에 대하여 검사(檢査)하고 측정(測定)하는 일)을 하는 도중 철근결속 작업을 하는 외국인이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며 今天的 天氣 不太冷,是嗎?.. 더보기
대한(大寒)관련 한시 : 소강절 대한음(邵康節 大寒吟) 1주일 지나면 24절기 중 마지막이 바로 대한(大寒)이다. 그 다음 입춘(立春)인 것을 보면 기나긴  겨울의 끝자락에 서있다. 지난주 한파가 가장 낮은 기온으로 기록될 가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 올 겨울은 평균기온이 2.3도 평년(0.6)보다 1.7도 높았고 강수량도 많았다.따뜻한 겨울로 노균·탄저병,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등 주요 병해충 발생이 빠르고 발생량도 많아질 것이며, 월동 해충도 겨울철 고온이 지속되면 부화시기가 5~10일 빨라지고 개체수도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다.올해도 주말농장에서 해충과의 전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겨울의 정점에 서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갈망하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신석정 시 ‘봄을 기다리는 마음’가 절로.. 더보기
소강절 환희음(邵康節 歡喜吟) 중국 역대 대표 역사서인 이십사사(二十四史) 중 가장 오래된 통사(通史)를 기록한 사기(史記)에는 백두여신(白頭如新)의 내용이 있다. 머리가 백발(白髮)이 되도록 오래 사귀었어도 서로 마음을 깊이 알지 못하면 새로 사귄 사람과 다름이 없다는 뜻이다. 이와 대비되는 고사 중 경개여고(傾蓋如故)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잠시 만나도 옛 친구처럼 친함을 뜻한다. 공자가 길을 가다가 정자(程子)를 만나 수레의 일산(日傘 : 陽傘)을 기울이고 이야기하며 친해졌음을 뜻하는데 정참잠경개 유련홀수석(停驂暫傾盖 留連忽數夕 : 말을 멈추고 일산을 기울여, 잠깐 묵는다는 게 며칠 저녁이었네..)의 유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친한 절친(切親)을 뜻하는 교슬지교(膠膝之交)는 아교나 옻과 같이 아주 친밀하여 서로 떨.. 더보기
성재 신익상 소한전일설후대풍(醒齋 申翼相 小寒前日雪後大風) 소한(小寒)이 지난 지 3일이 되었다. 24 절기는 중국 황화 유역의 기후를 중심으로 하였기에 우리나라 기후와 차이가 있다. 절기의 이름으로 보면 소한 다음 절기인 대한(大寒)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우리나라에서 일 년 중 가장 추운 시기가 양력 1월 15일 무렵으로 이때는 전국이 최저 기온을 나타낸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소한추위는 매섭다. 내일은 서울기온이 영하 12도로 내려가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다고 한다. 과거 영하 15도 이하의 날씨는 허다했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한 혹한의 날씨 소식이 반갑게 다가온다. 새벽마다 오르는 영종의 백운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바람에 콧등이 시리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인.. 더보기
학포 양팽손 우음(學圃 梁彭孫 偶吟) 오늘날의 한국불교(佛敎)는 흥망성쇠(興亡盛衰)의 쇠퇴기(衰退期)에 서 있는 느낌이다.성철(性徹) 스님 이후 법을 전수받은 제자들도 서서히 자취를 잃어가고 있으며 인구감소와 함께 스님이 되겠다는 지원자도 현격하게 줄어 10여년 이후에는 빈 사찰이 점 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처절한 탐구와 용맹정진(勇猛精進)으로 대오(大悟)를 한 스님이 나타난다 해도 인가해 줄 도인(道人)이 없다면 하는 기우(杞憂)를 해본다. 중흥기(中興期)였던 신라, 고려시대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란을 겪으며 어려웠던 시기에 훌륭한 스님들이 대거 출현해 근대 불교를 이끌었던 고승(高僧)들은 발자취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은 선사로 재조명될 것이다. 불교에서 화두(話頭)를 공안·고칙(公案·古則)이라 하는데 스승이 제자에게 제시하는 깨침으로.. 더보기
서거정 원일(徐居正 元日) 원일(元日)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이다. 2025년도 기준으로 새해 첫날은 음력 기준 1월 29일에 해당되는 날이다. 이때가 되면 남녘에는 매화소식이 전해오고 멀리 보이는 버들가지도 생기가 돋는 시기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서거정(徐居正)의 원일(元日) 시는 그의 나이 42세가 되어 새해아침을 맞이하며 지은 시로 첫 구절에 사십시강사(四十是强仕)라 했는데 강사(强仕)는 40세를 말하며, 예기(禮記)에서 일생에서 가장 관직에 임하기 알맞은 때(强仕之年)라는 뜻이다. 사가정(四佳亭) 선생에 대하여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 사가정 서거정 시 삼복, 수기, 춘일, 백국, 불개국화, 울산태화루(四佳亭 徐居正 詩 三伏, 睡起, 春日, 白菊, 菊花不開.., 蔚山太和樓) (tistory.com)  지금은 음력이 양력.. 더보기
가정 이곡 신년(稼亭 李穀 新年)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유구한 역사를 이어져 온 동양의 새해 의미는 과학과 수학이 앞선 서양의 영향으로 양력(陽曆) 기준으로 점차 흡수되었다. 하지만 민족 최대명절인 설날과 추석, 부처님 오신 날은 여전히 음력(陰曆)을 기준으로 변하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양력이 도입되기 이전에 새해 관련 한시를 살펴보면 혹한이 지난 후 매화가 피기 전 봄기운이 완연한 2월 중. 하순의 정취를 읊고 있다. 즉 설날이 새해를 맞이하는 원일(元日)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문역리학회(天文易理學會)는 동지(冬至)를 동양철학회(東洋哲學會)는 입춘(立春)을 새해가 시작되는 원일로 삼았기에 사주팔자는 각 학회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젊은 시절 새해는 큰 희망과 포부로 새롭게 시작하는 .. 더보기
우겸 제야태원한심(于謙 除夜太原寒甚)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날이다. 일상적인 어제와 오늘이 아닌 한 해의 마무리 이자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항상 그러했듯이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한다는 것은 후회가 없어야 하며, 스스로 자신에 대한 칭찬이 많았던 보람찬 과거로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지구온난화로 혹한(酷寒), 매서운 추위는 소식은 서서히 사리지고 영하 8도만 되어도 춥게 느껴진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았고 찬물에 세수한 후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달라붙는 그러한 시절은 먼 옛이야기가 되었다.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혹한을 견디며 맞이하는 봄이 기다려지고 소중하기 때문이기에 중국 명나라의 중신.. 더보기
여류시인 남정일헌 제석유감(女流詩人 南貞一軒 除夕有感) 매년 섣달그믐(除夕)에 울리는 서울 종로 보신각(普信閣)에서의 타종은 각 사찰에서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기 위해 108번의 타종을 하던 불교식 행사에서 유래했다. 과거 조선정부가 태양력을 채택하고 음력 1895년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삼기 전에는 음력 섣달그믐날을 양력으로 환산하면 설 하루 전으로 보통 1월 말에서 2월 중순에 해당됨으로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제야(除夜)와 신년(新年)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동양에서 사용한 음력은 달을 기준으로 하여 만든 것으로 달이 지구를 도는 시간은 대략 29.5일이다.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약 354일이 걸리며 양력은 태양을 기준으로 지구의 공전주기에 맞춰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기준 365일로 계산하기에 1년에 약 11일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