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대 대표 역사서인 이십사사(二十四史) 중 가장 오래된 통사(通史)를 기록한 사기(史記)에는 백두여신(白頭如新)의 내용이 있다. 머리가 백발(白髮)이 되도록 오래 사귀었어도 서로 마음을 깊이 알지 못하면 새로 사귄 사람과 다름이 없다는 뜻이다.
이와 대비되는 고사 중 경개여고(傾蓋如故)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잠시 만나도 옛 친구처럼 친함을 뜻한다. 공자가 길을 가다가 정자(程子)를 만나 수레의 일산(日傘 : 陽傘)을 기울이고 이야기하며 친해졌음을 뜻하는데 정참잠경개 유련홀수석(停驂暫傾盖 留連忽數夕 : 말을 멈추고 일산을 기울여, 잠깐 묵는다는 게 며칠 저녁이었네..)의 유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친한 절친(切親)을 뜻하는 교슬지교(膠膝之交)는 아교나 옻과 같이 아주 친밀하여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교분(以膠投膝中 誰能別離此)이라 했다
삶을 영위함에 있어 새롭게 다가온 경개여고의 교(交)가 주변에 있다면 인생의 즐거움은 항상 충만 할 것이다.
함께 살펴볼 소강절(邵康節)의 시 환희음(歡喜吟)은 내용이 단순하면서도 깊은 도의 경지를 이룬 당대를 주름잡던 사상가이자 대학자로서의 면모가 담겨있기에 이를 예서체(隸書體)로 자서해 보았다.
소옹(邵雍, 1011 ~ 1077)에 대하여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환희음(歡喜吟 : 기뻐서 읊다)
揚善不揚惡(양선부양악) 선은 드러내되 악은 드러내지 않고
記恩不記讎(기은부기수) 은혜는 기억하되 원수는 기억하지 않으며
人人自歡喜(인인자환희) 사람마다 서로 만나 기뻐한다면
何患少交遊(하환소교유) 어찌 사귐이 적다고 근심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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