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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죽순(竹筍)관련 한시 2수, 대나무 종류

대나무는 벼과의 아과인 대나무아과(亞科, 학명: Bambusoideae)에 속하는 식물이다. 총 92개의 속과 5,000여 종이 있다. 예로부터 사군자(四君子 : 梅.蘭.菊.竹)의 하나로 절개의 상징으로 쓰인다.

대나무는 열대지역부터 추운 산악지방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는 4 속 14종이 있다

동양에서 주로 약재나 요리의 재료로 이용되는 죽순(竹筍, bamboo shoot)은 대나무의 땅속줄기는 마디마다 뿌리와 싹을 갖추고 주로 3 ~ 4년째의 싹이 나온다. 온대지방에서는 초봄에, 열대지방에서는 여름에 성장을 시작한다. 성장 속도는 점차 증가해서, 지상에 얼굴을 내미는 무렵에는 하루에 몇 센티미터 정도였던 것이 10일경에는 하루에 수십 Cm에서 때로는 1m 넘게 자라 덩굴식물을 제외하고, 속씨식물 중 가장 빠른 성장을 하게 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성장하는 것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일종의 민간 어원으로 한자의 죽순(竹筍)은 10일을 의미하는 ‘순’(筍)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단, 2~3개월 정도로 자라고, 성장은 멈춘다. 이윽고 어린 대나무가 되어 껍질을 떨어뜨리고, 크기나 두께는 더 이상 변화하지 않고 경화되어 성죽이 되고 10년 정도 산다.

 

예로부터 대나무를 진(晉) 왕희지(王羲之)의 아들인 왕휘지(王徽之)는 '차군(此君 : 그대가 군자)'이라 일컬었고, 청색 바탕에 옥처럼 아름답다고 '청랑간(靑琅玕)'이라고도 했다. 죽순을 '용손(龍孫)'이라 하는데 '푸른 옥 묶음' 같다고 '창옥속(蒼玉束)'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친숙한 대나무는 옛 문인들로부터 수많은 시가 전해지는데 그중 하루가 다르게 고속 성장하는 죽순을 바라보며 읊은 시 2수를 소개하며, 대나무 종류별로 사진과 함께 올려 보고자 한다. 사진은 울산 국가정원 십리대숲에서 촬영하였다.

 

영죽순(詠竹筍) 1.  이규보(李奎報 1168~1241)

問渠端有干霄意(문거단유간소의) 그에게 묻노니 분명 하늘을 치솟을 뜻있을 텐데

何事橫穿壁罅生(하사횡천벽하생) 무슨 일로 담 틈새를 가로질러 뚫고 나왔는가?

速削琅玕高百尺(속삭랑간고백척) 한시바삐 백 척 높이 푸른 옥 대나무로 자라서

免敎饞客日求烹(면교참색일구팽) 삶아 먹으려는 자의 탐욕에서 벗어나려 함이라.

 

영죽순(詠竹筍) 2.  서거정(徐居正 1420∼1488)

抽抽新筍滿林斑(추추신순만림반) 뾰족뾰족 새 죽순이 대숲 가득 아롱거려

日日巡園幾度看(일일순원기도간) 날마다 정원을 돌며 몇 번이나 보았던가

好雨一番高一尺(호우일번고일척) 좋은 비 한 번 내리면 한 자쯤 높이 자라니

老夫乘興記漁竿(로부승흥기어간) 늙은이는 흥겨워 낚싯대 만들 생각 하네

 

죽순

 

대나무 종류

울산 국가정원 십리대숲
포대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