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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정종 퇴휴오로재(鄭種 退休吾老齋)

정종(鄭種. 1417~1476) 조선 전기 고령출신의 무신으로 본관은 동래(東萊)이며, 자는 묘부(畝夫), 호는 오로재(吾老齋)이다. 할아버지는 정절공(靖節公) 설학재(雪壑齋) 정구(鄭矩)이다.

정종(鄭種)은 무과에 등제하여 1453년 이징옥(李澄玉)의 난 때 그를 포살한 공으로 군공(軍功) 1등, 1454년(단종 2) 세조의 즉위를 도와 원종공신(原從功臣) 1등에 책록되었다. 그리고 1467년 이시애(李施愛)의 난을 평정하는 공을 세워 적개공신(敵愾功臣) 3등에 책록(策錄)되고 행충무위상호군겸오위장에 임명되었으며, 처음 칠산군(漆山君)에 봉하여졌다가 곧이어 동평군(東平君)으로 개봉되었다. 이후 충좌위부사정(忠佐衛副司正)을 지냈으며 호조참판에 증직되었다. 고령군 덕곡면에 있는 반암서원(盤巖書院)와 경상남도 거창군에 있는 영빈서원(瀯濱書院)에 제향(祭享)되었으며, 시호는 양평(襄平)이다. 묘소는 고령군 덕곡면 반성리 장방동(長房洞)에 있다.

오로재 정종선생은 무신으로 출전(出戰)과 충청도절제사(忠淸道節制使)를 거쳐 경주부윤(慶州府尹)에 이르러 파직(罷職)과 정역(定役)을 겪으며 파란만장한 삶을 영위하였던 오로재 선생께서 만년에 그윽한 시골로 돌아와 소박한 생활을 하면서 읊은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退休吾老齋(퇴휴오로재 : 오로재에 돌아와 쉬면서)

世間從富不從貧(세간종부불종빈) 세상 사람들 부귀는 좋다 하고 가난은 싫다 하네

藏踪幽谷耳聾人(장종유곡이롱인) 그윽한 산골에 돌아와 귀 막고 사노라

猶有乾坤無厚薄(유유건곤무후박) 하늘의 섭리는 같아서, 후함과 박함의 차별 없으니

數椽茅屋亦靑春(수연모옥역청춘) 오막살이 초가에도 좋은 날이 많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