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9일은 577돌 한글날이다.
이번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과 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는 600여 개의 서로 다른 언어가 있는데, 이들 가운데 글자가 있는 언어는 겨우 100여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중에서 글자를 만든 이와 만든 때, 만든 까닭 그리고 만들어진 과정이 소상히 알려진 것은 한글이 유일하다.
한글은 표음문자(表音文字)로 우리의 역사와 얼이 담긴 소중한 우리말이자 글이다. 한글은 성군(聖君)인 세종대왕(世宗大王)께서 어리석은 백성도 쉽게 익혀서 자기 뜻을 펼 수 있게 하려고 창제(創製)하셨다.
한글은 모음과 자음의 과학적인 분리 방법을 제시한 최초이고 유일한 문자체계다. 그리고 일음일자(一音一字)와 일자일음(一字一音)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음성인식에서 탁월하다. 컴퓨터에서 자판 없이 음성 인식으로 입력시킬 때 가장 적합한 언어로 평가받고 있다.
한글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한민족의 민족혼과 지역 정서, 천·지·인(天地人) 3원 조화와 홍익정신(弘益精神)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한글은 아름답고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정보화 사회에 알맞다.
정부는 세종어제(世宗御製)의 서문(序文)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을 1962년에 국보70호로 지정했고, 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했다. 유네스코에서는 해마다 문맹퇴치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세종대왕 문맹퇴치상을 수여하고 있다. 몇 해 전, 프랑스에서 개최된 세계 언어학 학술대회에서 한국어를 세계공용어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세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문자가 없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한글은 오늘날 사용되는 모든 문자 중에서 가장 과학적인 체계,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며 합리적인 문자,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지적 성취(知的 成就) 중의 하나라는 세계언어학 석학들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한글의 우수성은 무엇보다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라는 점이다. 세계 언어학자들은 한글을 최고의 문자라고 극찬한다. 미국 하버드대 라이샤워 교수는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문화학자 존맨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칭송했다.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 대학의 플로리안 쿨마스 교수 역시 “한글이 가장 좋은 문자”라고 밝혔다. 미국의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도 “한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문자의 사치이며,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문자”라고 극찬했다.
오늘날 정보화 시대 언어 소통의 우열은 속도와 정확성으로 판가름 난다. 이 두 측면에서 한글을 따라올 문자가 없다.
한글은 글자를 쉽게 조합하거나 축약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정보전달의 효율성이 뛰어나다. 정보화 시대의 생명인 콘텐츠의 양과 속도에서 한글의 우수성과 차별성이 돋보인다. 일본어와 중국어가 자판을 사용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한글이 얼마나 뛰어난 문자인지 알 수 있다.
비슷한 정보량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입력하고 전송하는 데 영어나 중국어, 일본어에 비해 한글의 속도가 7배나 빠르다고 한다. 영어는 불가능 하지만 한글은 띄워쓰기를 하지 않아도 읽는데 지장이 없다. 알수록 대단한 문자이다.
타 언어와 비교하자면 ‘안녕’이라는 중국 단어를 입력하고자 할 경우 你好(니하오)의 병음인 n I를 입력하면 你 한자가 뜨고 h a o 입력하면 好를 찾아 선택하면 되지만 번거롭기에 자주 사용하는 단어의 경우 글자 앞 초성(j, n)만 입력하면 바로 화면에 你好가 표시된다.
꽤 번거롭지만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아직도 지속적으로 연구 중에 있다. 한문 “마”자를 검색하면 약 160 여자가 동일 음으로 나타나는데 원하는 단어를 찾아 입력하려면 160자 전체를 살펴보아야 입력이 가능하다. 즉 한글과는 비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만약 고등(高等)한 외계인이 지구를 살펴본다면 지구인이 어떻게 한글을 만들었지? 하는 의문이 들것임에 들림 없다. 언어의 통일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미래 통일된 언어는 당연 한글이 될 것이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은 한글의 옛 이름(첫 이름)으로 세종대왕(世宗大王)이 창제(創製)한 문자의 명칭이자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사용법 등을 해설해 놓은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세종 25년(1443년)에 창제된 후 1446년(세종 28년)에 반포된 훈민정음의 뜻은 '백성(民)을 가르치는(訓) 바른(正) 소리(音)'이며, 28개의 낱자로 구성되어 있다. 소리글자에 속하며, 배우기 쉽고 읽고 쓰기에 편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24 낱자를 사용하지만 사라진 4자(ㆍㅿㆁㆆ)를 되살린다면 전세계 언어의 표기와 발음을 그대로 나타낼 수 있기에 앞으로 사라진 4자를 되살리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한글이란 이름은 조선말 개화기에 한국어와 한글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국문학자이자 언어학자인 주시경(周時經. 1876 ~ 1914)에 의해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훈민정음은 반포된 초기에 '정음(正音)'으로도 불리었고 그 밖에도 언문(諺文), 언서(諺書), 반절(反切), 암클, 아햇글 등으로 불리면서 양반들에 의해 홀대받았다. 그러나 한자에 비해서 배우기 쉽고 읽고 쓰기가 쉬웠기 때문에 널리 보급되어 오늘날에는 한국어를 표기하는 공식문자가 되었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후에 궁중에 성삼문(成三問), 신숙주(申叔舟), 최항(崔恒), 정인지(鄭麟趾), 박팽년(朴彭年) 등 집현전(集賢殿) 학자들에게 명하여 해설서인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 解例本)을 발간하도록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훈민정음해례본'은 기록에만 존재할 뿐 한 권도 전해지지 않았었는데, 1940년 경상도 안동에서 약 500년 만에 처음 발견되었으며 현재는 서울 간송미술관(澗松美術館)에 소장되어 있다.
한글은 알아 갈수록 신비롭고 경이롭다. 한글을 창제한 선조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이 절로 우러러 나오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후손으로서 높은 자긍심을 견지해 나가야 할 것이다.
577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훈민정음해례본 서문을 한글제목과 함께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훈민정음해례본 서문)
해례본 원문(解例本 原文)
訓民正音(훈민정음) 世솅〮宗조ᇰ御ᅌᅥᆼ〮製졩〮訓훈〮民민正져ᇰ〮音ᅙᅳᆷ(세종 어제 훈민정음)
國之語音異乎中國(국지어음이호중국) 나랏〮말〯ᄊᆞ미〮中듀ᇰ國귁〮에〮달아〮(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與文字不相流通(여문자불상유통) 文문字ᄍᆞᆼ〮와〮로〮서르ᄉᆞᄆᆞᆺ디〮아니〮ᄒᆞᆯᄊᆡ〮(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기에)
故愚民有所欲言(고우민유소욕언) 이〮런젼ᄎᆞ〮로〮어린〮百ᄇᆡᆨ〮姓셔ᇰ〮이〮니르고〮져〮호ᇙ〮배〮이셔〮도〮(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而終不得伸其情者多矣(이종부득신기정자다의) ᄆᆞᄎᆞᆷ〮내〯제ᄠᅳ〮들〮시러〮펴디〮몯〯ᄒᆞᇙ노〮미〮하니〮라〮(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사람이 많으니라.)
予爲此憫然(여위차민연) 내〮이〮ᄅᆞᆯ〮為윙〮ᄒᆞ〮야〮어〯엿비〮너겨〮(내가 이를 위해 가엾이 여겨)
新制二十八字(신제이십팔자) 새〮로〮스〮믈〮여듧〮字ᄍᆞᆼ〮ᄅᆞᆯ〮ᄆᆡᇰᄀᆞ〮노니〮(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노니)
欲使人人易習 便於日用耳(욕사인인이습 편어일용이) 사〯ᄅᆞᆷ마〯다〮ᄒᆡ〯ᅇᅧ〮수〯ᄫᅵ〮니겨〮날〮로〮ᄡᅮ〮메〮便뼌安ᅙᅡᆫ킈〮ᄒᆞ고〮져〮ᄒᆞᇙᄯᆞᄅᆞ미〮니라〮(사람마다 하여 쉬이 익혀 날로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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