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소싯적 생각이 날 때가 있다. 돌이켜 보면 어제와 같은데 이미 60성상(星霜)이 흘러 이 자리에 서있다. 중학교 한문시간에 접한 시구인데 그때 연세 지긋이 드신 한문선생께서 곡조를 타는 듯 시를 읊은 운율(韻律)이 지금도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이백(李白) 또한 깊어 가는 고요한 가을밤에 백발 흩날리며 취기에 흥하여 이와 같이 읊었으리라. 오랜만에 낮 술 한잔에 흥겨워 휘호(揮毫)하여 보았다.
靜夜思(정야사 : 고요한 밤 생각에 잠겨)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 침상 앞에서 드리워진 달빛을 바라보니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마치 지상에 내린 서리와 같네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 고개 들어 산에 뜬 달 바라보고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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