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담 자우(雪潭 自優. 1769∼1830). 조선 후기의 승려로 성은 김씨이며, 자는 우재(優哉), 법호(法號)는 설담(雪潭). 전라남도 담양 출신. 일찍 부모를 여의고 출가하여 옥천 복천사(福泉寺)서암(瑞巖)의 제자가 되었고, 모은(暮隱)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그 뒤 방장산 호암(虎巖)의 법석(法席)에 참석하였고, 가야산으로 옮겨 공부하였다.
1796년(정조 20) 가을에 모은(暮隱)이 죽자 강석(講席)을 주재할 것을 청하였지만 사양하고, 남쪽의 설봉(雪峯)을 찾아가 수행하였다. 1798년 가을에 영암 월출산 도갑사(道岬寺)동림암(東林庵)에서 모은을 위하여 염향(拈香)하고, 강석을 열어 소요문파(逍遙門派)의 법맥을 계승하였다. 만년에 복천사의 연대(蓮臺)에 돌아와 머무르다가 입적하였다.
그는 삼장(三藏)에 두루 통하고 유학과 노장학 등에도 밝아 많은 제자들이 모여들었다. 항상 계율을 엄하게 지키고 사람들에게 공경과 겸손으로 정성을 다하였다. 사법제자는 20여명이 있었는데, 이들 중 춘담(春潭)·운담(雲潭)·화담(花潭)·나암(懶庵) 등이 유명하다. 특히, 춘담·운담·화담의 3담(三潭)은 화엄의 대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저서에는 설담집(雪潭集) 2권이 있다.
그가 남긴 설담집에는 호남 일대를 중심으로, 각 지방의 고적·역사·인물에 관한 기록을 비롯하여 옛 도반들과의 해후(邂逅), 당대 고승들과의 대화내용, 산천의 자연풍경, 선비들과의 대화내용, 전기 및 설화 등이 기록되어 있다. 설답집 상권에 실린 오언절구(五言絶句) 2수를 자서해 보았다.
방부용암(訪芙蓉庵 : 부용암을 찾다)
山開仁者路(산개인자로) 산이 열리니 마음 어진 사람의 길이요
水洗智人心(수세지인심) 물로 씻으니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이네.
淸磬從何處(청경종하처) 맑은 경쇠 소리 어디서 들려오는가?
小庵隱樹林(소암은수림) 작은 암자가 나무 숲속에 숨어 있네.
별이대아(別李大雅 : 이대아와 이별하며)
僧坐雙溪雪(승좌쌍계설) 승은 눈 내린 쌍계사에 앉아있고
客歸五柳烟(객귀오류연) 객은 오류의 안개속으로 돌아가네
遙知相憶夢(요지상억몽) 멀리 떨어져 있지만 꿈에서도 잊지 못하니
微月草堂前(미월초당전) 초승달만 초당 앞을 비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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