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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이백 망여산폭포 1수(李白 望廬山瀑布 1首)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는 곳곳에 명승지가 즐비하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명산과 수많은 폭포가 있는데 우리나라 3대 폭포는 개성 송악산의 박연폭포(朴淵瀑布), 금강산의 구룡폭포(九龍瀑布), 설악산의 대승폭포(大勝瀑布)이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비경 속에 펼쳐진 폭포의 모습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비록 북한에 있는 2곳은 사진으로만 봐도 아름다운 자태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웅장한 규모로 널리 알려진 세계 3대 폭포는 아프리카 잠비아와 짐바브웨 사이의 잠배지강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 남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경계를 흐르는 이구아수 폭포,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다.

 

소개하고자 하는 이백(李白)의 널리 알려진 망여산폭포 시는 중국의 명산인 여산(廬山 : 중국 강서성 구강시(江西省九江市)에 있는 산)에 있는 폭포로 보는 장소에 따라 달리 보이고 香爐峰(향로봉) 등 5봉우리가 있다. 향로봉은 운무가 자욱하게 낀 것이 마치 향을 피운 후에 올라가는 연기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망여산폭포 시는 725년 당 현종 13년 전후로 이백(李白)이 금릉(金陵) 지역을 유람하면서 여산(廬山)을 들렀을 때 2수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는 2수는 수년 전에 소개하였기에 1수를 살펴보고자 행서체(行書體)로 자서(自書)해 보았다.

 

여산은 예로부터 중국 문인들이 많이 다녀간 곳으로, 중국문학의 산실이라 할 만한 곳이다. 중국 역사상 이 산을 다녀간 문인들이 남긴 문학 작품은 4,000여 수를 헤아린다고 한다.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 : 여산폭포를 바라보며) 其一.

 

西登香爐峰(서등향로봉) 서쪽으로 향로봉에 오르니

南見瀑布水(남견폭포수) 남쪽에서 폭포를 만났네

掛流三百丈(괘류삼백장) 떨어지는 물줄기 삼백 장이라

噴壑數十里(분학수십리) 수십 리 골짜기가 온통 물보라네.

 

欻如飛電來(훌여비전래) 느닷없이 번갯불 치는 것 같고

隱若白虹起(은약백홍기) 흰 무리 숨어 있다 일어난 것 같네

初驚河漢落(초경하한락) 처음에는 은하수 떨어진 줄 알고 놀랐는데

半洒雲天裡(반세운천리) 절반이 구름 속에 숨은 것 같네

 

仰觀勢轉雄(앙관세전웅) 올려다보니 생긴 모습 웅장하여

壯哉造化功(장재조화공) 장엄함이 공을 들인 조화로구나

海風吹不斷(해풍취부단) 바닷바람이 그치지 않고 부니

江月照還空(강월조환공) 강에 비친 달빛은 다시 하늘 비치네

 

空中亂潀射(공중난종사) 하늘에서 어지러이 튀는 물줄기

左右洗靑壁(좌우세청벽) 좌우 양쪽에 이끼 낀 푸른 벽 씻어 내리네

飛珠散輕霞(비주산경하) 흩어진 물방울 날아 무지개가 되고

流沫沸穹石(유말비궁석) 흘러내린 물보라 바위에서 솟구치네.

 

而我樂名山(이아요명산) 나는 본래 이름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對之心益閑(대지심익한) 그것들 대하고 나니 마음 더 넓어지네

 

無論漱瓊液(무론수경액) 신선들 마시는 물은 말할 것 없이

且得洗塵顏(차득세진안) 이 물로 세상의 먼지 씻어버렸네

且諧宿所好(차해숙소호) 또 내가 오래 바라왔던 것이니

永願辭人間(영원사인간) 오래도록 인간 세상을 떠나 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