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사(1520~1604)는 조선 선조 때 고승(高僧)으로 속성은 최 씨, 1520년(중종 15) 평안도 안주(安州)서 태어났다.
호는 청허(淸虛), 법명(法名)은 휴정(休靜)이다.
묘향산에 오래 머물었기에 서산대사(西山大師)라 칭한다.
부처님은 새벽에 샛별을 보시고 홀견명성득오도(忽見明星得悟道)하였다고 한다.
서산대사는 새벽에 울어야 할 닭이 난데없이 한낮에 우는 소리를 듣고서 응어리였던 '무(無)'자 화두의 칠통(漆桶)을 깨부수고 은산철벽(銀山鐵壁)과 같은 조사의 관문을 경절(徑截)하고서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게송으로 읊었다.
- 서산대사 오도송(西山大師 悟道頌)
발백비심백(髮白非心白) 머리는 백발이었어도 마음은 희지 않았다고
고인증누설(古人曾漏洩) 옛사람이 일찍이 말했네.
금문일성계(今聞一聲鷄) 지금 닭울음소리 듣고서
장부능사필(丈夫能事畢) 장부의 해야 할 일을 능히 마쳤네.
홀득자가처(忽得自家處) 내 집의 도를 홀연히 얻으니
두두지차이(頭頭只此爾) 온 세상의 사물들이 그대로 진리의 세계 로다.
만천금보장(萬千金寶藏) 천만금의 귀한 대장경도
원시일공지(元是一空紙) 본래는 하나의 빈 종이인 것을..
야설(野雪 : 눈내린 들녘) - 임연당 이양연(臨淵堂 李亮淵)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을 밟으며 들판을 걸어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비록 허튼 행동을 하여서는 안된다.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지금의 나의 행적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뒷사람의 본보기가 되리니
시 야설(野雪)은 백범 김구(白凡 金九)선생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대부분 청허당 서산대사의 시로 알려져 있으나 청허집(淸虛集)에는 실려있지 않으며, 임연당 이양연(臨淵堂 李亮淵, 1771 ~ 1853)의 임연당별집(臨淵堂別集)'에 기재되어 있다. '대동시선(大東詩選)'에도 이양연의 작품으로 올라 있어 이양연이 지은 시다.
한글속기록학연구소본 ' 임연백선시(臨淵百選詩'에 야설(野雪)이란 한시가 실려있으며 답설(踏雪)이 천설(穿雪)로 되어있다.
임연당 이양연(臨淵堂 李亮淵 1771 ~ 1853) 조선후기 동지중추부사, 호조참판, 동지돈녕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성리학자로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진숙(晋叔), 호는 임연(臨淵). 광평대군(廣平大君) 이여(李璵)의 후손이며 아버지는 이상운(李商雲)이다.
어릴 때부터 문장이 뛰어났으며 성리학에 밝았다. 1830년(순조 30) 음보(蔭補)로 선공감에 제수되고, 1834년에 사옹원봉사(司饔院奉事)에 제수되었으나 모두 나가지 않았다. 1838년(헌종 4)에 충청도도사에 임명되었으며, 1842년에 공조참의(工曹參議), 1850년(철종 1) 동지중추부사로 승진, 1851년 호조참판·동지돈녕부사 겸 부총관에 임명되었다.
만년에 후학 교육에 힘썼으며, 심경(心經 : 송나라 때 眞德秀가 경전과 도학자들의 저술에서 心性修養에 관한 격언을 모아 편집한 책)과 근사록(近思錄 : 송나라 때 신유학의 생활 및 학문지침서)으로 스승을 삼아 제자백가(諸子百家)는 물론 역대 전장문물(典章文物 : 유교 국가의 제도와 문화에 대한 이론적 탐구, 다시 말해 고제(古制)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는데, 이는 예조와 의례상정소, 집현전 등이 담당함)·성력술수(星曆術數 : 별을 살피며, 음양(陰陽), 복서(卜筮) 따위로 길흉을 점치는 방법)·전제군정(田制軍政 : 조세의 형태로 민간에서 거두어 들였던 항목 중에서 전결세(田結稅)를 거두는 문제와 관련한 업무와 군역세(軍役稅)의 수취(收取)와 관련한 업무)에 널리 통하였으며, 늙어서도 학문을 게을리하지 아니하여 많은 저서를 남겼다.
저서로는 침두서(枕頭書)·석담작해(石潭酌海)·가례비요(嘉禮備要)·상제집홀(喪祭輯笏) 및 시문집으로 임연당집(臨淵堂集)이 있다. 문장이 전아간고(典雅簡古 : 문장이 우아하고 간결하면서도 예스러움)하여 후학들이 다투어 암송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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