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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위응물 동교(韋應物 東郊)

연일 장마철답게 고온 다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조금만 움직여도 등 줄기에 땀이 흐른다.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하는 인간은 진화의 과정을 밟으며 오늘에 이르렀는데 그 과정을 살펴보면 직립보행이 가능해지면서 자유로워진 양손의 활용성이 높아짐에 따라 창이나 활을 지니고 어떠한 동물도 모두 사냥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서면서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수 십 Km를 쉬지 않고 사냥할 수 있는 능력은 달리면서 체온이 상승할 때 도움이 되지 않는 털은 퇴화되었고 그 대신 땀샘의 발달로 땀이 피부 표면으로 배출되면서 체온 조절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 변화에 적응하면서 필요성이 낮아진 털은 머리, 눈썹, 겨드랑이만 남기고 나머지는 털이 없는 맨 살로 진화되었다.
머리털은 체온유지에 도움을 주며, 한여름 내리쬐는 햇볕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기 위함이며,
눈썹은 시야에 방해되거나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땀, 비, 그리고 다른 물질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음영으로 눈부심을 줄이고 시력 향상을 위함이며,
겨드랑이 털은 팔의 움직임에 따른 피부간 마찰로 인한 피부손상 방지와 원활한 땀의 증발을 위한 완충의 역할을 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인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요소들은 존재의 가치와 이유를 가지고 있다.
 
연이어 위응물(韋應物)의 시 동교(東郊)를 살펴보고자 한다.
동교 시는 오래동안 벼슬에 몸담고 있다가 어느 맑은 봄날 봄비 내린 새벽에 동쪽 교외에 있는 산에 올라 풍진에 얽매인 삶을 청산하고 한적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농막을 짓고 도연명처럼 살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기에 이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동교(東郊 : 동쪽 교외로 나가서)

吏舍跼終年(이사국종년) 평생토록 벼슬살이에 얽매이다
出郊曠淸曙(출교광청서) 맑은 새벽 탁 트인 교외로 나가보니
楊柳散和風(양류산화풍) 버들은 부드러운 바람에 흩어지고
靑山澹吾慮(청산담오려) 청산은 나의 근심 가볍게 해 주네.
依叢適自憩(의총적자게) 숲에 의지해 혼자 쉬기에 적합하고
緣澗還復去(연간환복거) 개울 따라 돌다가 다시 거니네.
微雨靄芳原(미우애방원) 가랑비 자욱한 꽃 핀 들판에
春鳩鳴何處(춘구명하처) 봄 비둘기는 어디에서 울고 있는가?
樂幽心屢止(낙유심루지) 은거를 즐기려던 마음 여러 번 막혔고
遵事跡猶遽(준사적유거) 공무를 따르는 삶은 여전히 분주하네.
終罷斯結廬(종파사결려) 마침내 파직하고 이곳에 농막집 지으면
慕陶眞可庶(모도진가서) 도연명 흠모하는 마음 진실로 이루겠지.
 

(주말농장 풍경)

장맛비에도 생육이 왕성한 텃밭 작물
차요테도 세를 확장하고 있다
차요테 첫결실
열매마
아피오스(인디언 감자)
작두콩 꽃
참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