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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우복 정경세 시 원일독좌유감(愚伏 鄭經世 詩 元日獨坐有感)

우복 정경세(愚伏 鄭經世 1563~1633)선생은 조선중기 문신이자 대제학이시다. 본관 진주(晉州). 자 경임(景任). 호 우복(愚伏),일묵(一默),하거(荷渠)이며, 경상북도 상주(尙州)에서 출생하였다. 류성룡(柳成龍)의 문인으로 1582년(선조 15) 진사를 거쳐 1586년 알성(謁聖)문과에 급제, 승문원 부정자(副正字)로 등용된 뒤 검열·봉교(奉敎)를 거쳐 1589년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워 수찬(修撰)이 되고 정언·교리·정랑·사간(司諫)에 이어 1598년 경상도관찰사가 되었다. 광해군 때 정인홍(鄭仁弘)과 반목 끝에 삭직(削職)되었다.

1623년 인조반정으로 부제학에 발탁되고, 전라도관찰사·대사헌을 거쳐 1629년 이조판서 겸 대제학에 이르렀다. 이듬해 겸 춘추관지사로서 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 편찬을 담당하였다. 성리학에 밝았고 이기설(理氣說)에서 이황(李混)의 학설에 반대, 이이(李珥)에 동조하였으며 특히 예론(禮論)에 밝아서 김장생(金長生) 등과 함께 예학파(禮學派)로 불렸다. 시문(詩文)과 서예에도 뛰어났다. 찬성(贊成)에 추증되고 상주의 도남서원(道南書院), 대구의 연경서원(硏經書院), 강릉의 퇴곡서원(退谷書院) 등에 배향되었다. 저서에 우복집(愚伏集), 상례참고(喪體參考), 주문작해(朱文酌解) 등이 있다.

 

소개하고자 하는 우복 선생의 시 원일독좌유감(元日獨坐有感)은 그가 환갑을 맞은 새해에 계절의 순환속에 창가에 떠오르는 새해를 바라보며 소회를 읊은 시로 대학자로서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높은 격조를 품고있다. 오늘날 새해는 양력을 기준으로 점차 변해가는데 음력을 기준으로 한 전통과 미풍양속은 서서히 퇴색되어 가고 있다. 이는 동양이 서양에 수학과 과학에서 뒤진 결과이기도 하다. 나 또한 올해 환갑을 맞이하게 되어 우복선생의 시와 더불어 남다른 의미를 새겨보고자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元日獨坐有感(원일독좌유감 : 설날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겨)

萬古貞元遞始終(만고정원체시종) 만고토록 봄과 겨울 시작과 끝이 되어

前瞻後顧儘無窮(전첨후고진무궁) 앞을 보고 뒤를 봐도 무궁하게 이어지네.

人生荏苒成今昔(인생임염성금석) 우리 인생 세월 따라 고금 사람 되어가나

道體沖瀜沒隙空(도체충융몰극공) 도(道)의 본체 충만하여 빈틈이 전혀 없네.

凡聖一心思則得(범성일심사즉득) 범인과 성인은 한마음이라 생각하면 얻지만

助忘交病勿爲功(조망교병물위공) 조장과 망각은 병이 되어 효과 보지 못하네.

晴窓旭日娟娟淨(청창욱일연연정) 맑은 창에 해가 솟아 아름답고 깨끗하니

點檢靈源髣髴同(점검영원방불동) 내 마음 점검하여 해와 같이 되게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