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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왕인감 대구 홍두효운서시엽(王仁堪 對句 紅荳曉雲書柿葉)

왕인감(王仁堪 1849~1893)은 淸朝 末 문신으로 字는 가장(可庄),복건성 복주시(福建省 福州市) 사람이다. 뛰어난 秀才로 1877년 정축과전시(丁丑科殿試)에 장원(状元)을 하였으며, 그가 남긴 많은 名句들은 현재까지 중국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소개하고자 하는 7언대구(七言對句)는 왕인감이 지은 것으로 판단되며, 우리나라 구한말 학자이시며 서예가인 해사 김성근(海士 金聲根 1835~1919), 석재 서병오(石齋 徐丙五 1862~1935), 벽송 지창한(白松 池昌翰 1851~1921)등 많은 분들께서 대련(對聯)으로 남겼으며, 읽어 볼수록 깊은 의미가 와 닫기에 예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홍두효운(紅荳曉雲)

紅荳曉雲書柿葉(홍두효운서시엽)

붉은빛 감도는 새벽 구름 비출 때 감 잎에 글을 쓰고,

碧螺春雨讀梅花(벽라춘우독매화)

봄비에 차 향기 맡으며 매화를 감상한다.

 

홍두(紅荳)는 붉은 콩이란 뜻이고 벽라(碧螺)는 푸른 소라(고동)의 뜻이지만 나름 다른 의미를 살려 해석해보면 홍두는 붉은빛 감도는 뜻으로, 벽라는 차의 향기, 먹향의 뜻으로 주해를 달아보았다. 對句의 핵심은 書와 讀이다. 종이가 귀한 시절 쉽게 구할 수 있는 넓은 잎에 글씨를 쓰고 했겠지만 작자는 주변에 일어나는 자연적 요소가 글을 쓰고자 하는 감흥을 느끼고자 함이며, 讀은 매화를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향기를 맡으며 감상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