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전국 확산으로 온 나라가 깊은 적막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늘도 스산하게 봄비가 내리고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새로운 살 곳과 진화를 위한 강한 유전자의 명령에 따라 또 다른 숙주를 찾아 헤매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적들은 우리의 마음까지 상처를 내며 기세 등등 심리전 승리를 위하여 그칠 줄 모르고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결국 현명한 인간의 대응에 굴복하겠지만 몇몇은 지금의 영화를 꿈꾸며 새로운 변신을 모색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탐욕과 개발을 위한 환경파괴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산물일 것이다. 지구온난화, 난개발, 혐오성 식품을 먹는 몬도가네식 식탐에서 불러온 자업자득의 소산일 것이다. 이렇게 당한 심리적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겠지만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사회활동의 위축,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불신의 벽,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져 우리에게 주는 고통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도 시간이 개입되어 따스한 봄볕이 내리고 식물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생의 나래를 펼 것이다. 위축된 마음에 조금의 위안을 찾고자 허난설헌의 춘우를 예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여류시인 허난설헌은 앞서 몽유광상산시(夢遊廣桑山詩), 모춘(暮春)을 통해 소개하였기에 생략토록 하겠다.
춘우(春雨 : 봄비)
春雨暗西池(춘우암서지) 보슬보슬 봄비는 못에 내리고
輕寒襲羅幕(경한습라막) 찬 바람이 장막 속에 스며들 제
愁依小屛風(수의소병풍) 뜬 시름 못내 이겨 병풍 기대니
墻頭杏花落(장두행화락) 송이송이 살구꽃 담 위에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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