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사안에 대한 시각은 보는 이에 따라 청안(靑眼)과 백안(白眼)의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청안은 좋은 긍정적 마음으로 남을 보는 눈이고, 백안은 눈의 흰자위가 나오도록 업신여기거나 흘겨보는 부정적 눈을 말한다.
많이 들어서 아는 옛이야기 중에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李成桂)가 무학대사(無學大師)를 만나 나눈 이야기가 있다. 도읍을 한양으로 정하는 데 크게 기여한 무학대사가 기거하는 도봉산의 절을 찾은 태조가 곡차를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태조가 “대사께서 요즘 살이 붙어 돼지처럼 보입니다.” 말 하니 대사께서 “전하는 언제 보아도 부처님처럼 보입니다.”라는 답변에 놀라 물어보니 대사께서 “본시 돼지의 눈에는 모든 것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모든 것이 부처님으로 보이기 때문이지요.”
대화의 내용으로 보아 태조의 눈은 白眼이고, 무학대사의 눈은 靑眼이었던 것이다.
옛 일화처럼 현 정치권은 다수석 몇 의원의 주도로 졸속 추진되고 있는 검수완박(檢搜完剝 :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놓고 나라가 시끄럽다. 국민의 뜻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당리당략(黨利黨略)에 치우치는 결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순리(順理)로 귀결될 것이다. 몇 년 후 여야(與野) 중 누가 청안이고 백안일까?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와 존중으로 간극(間隙)을 좁힌다면 더불어 진정한 공존의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런 연유로 왕유의 시구 중 청안에 대한 문구가 생각나 이를 자서해 보았다.
증제목십팔(贈弟穆十八 : 목 씨 가문의 18번째 아우에게 주다)
與君靑眼客(여군청안객) 반가운 그대와 함께 청안의 객이라
共有白雲心(공유백운심) 흰구름 같이 깨끗한 마음 공유했었지.
不向東山去(불향동산거) 동산을 향하여 떠나지 못하니
日令春草深(일령춘초심) 날마다 봄에 돋아난 풀만 무성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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