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식물들은 봄, 여름에 광합성 작용(光合成作用)을 왕성하게 한다. 이는 녹색식물이 빛 에너지를 이용하여 자신이 필요로 하는 유기 양분과 에너지를 만드는 작용으로 초록색을 띤 엽록소(葉綠素)가 빛 에너지를 모아서 이산화 탄소와 물을 원료로 하여 탄수화물을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이 숲의 식물들이 초록색을 띠는 이유는 빛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광합성 작용을 위한 엽록소의 특성으로 녹색 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고 온도가 떨어지게 되면 나무는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줄기와 잎 사이에 떨겨(식물의 잎이 줄기와 붙어 있는 조직)를 만들어 잎으로 가는 수분을 차단하면서 나뭇잎의 엽록소는 파괴되고 엽록소에 가려졌던 원래의 색소들이 나타나 울긋불긋한 단풍색(丹楓色)을 보여주는 것이다.
꽃이 다양하고 화려한 색깔을 갖는 것은 꽃잎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색소가 가시광선 중에서 어떤 파장의 빛은 흡수하고 어떤 파장의 빛은 반사하기 때문이다. 잎에 들어 있는 엽록소가 빨간색과 파란색은 흡수하지만 녹색 및 황록색 파장은 대부분 반사 또는 투과시키기 때문에 녹색을 띠는 것과 같은 원리다. 꽃의 색깔에 영향을 주는 색소로는 엽록소 이외에 크산토필 등 카로티노이드계 색소, 안토시아닌 등 플라보노이드계 색소, 베탈레인계 색소 등이 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은 7월에 가장 많은 종(種)이 꽃을 피우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는데, 색깔은 노란색이 32%로 가장 많고 다음이 흰색과 파란색 계통이 각각 28%, 27%로 비슷하고 빨간색 계통이 그다음이다.
꽃의 아름다운 색깔이 다양하게 생기는 이유는 수정(受精)을 위한 꽃가루 운반자인 새나 벌, 나비 등을 유혹하여 불러들이기 위함이다.
색소에는 다양한 구조의 것이 있는데, 각각의 구조마다 정해진 색깔(波長)의 빛을 흡수하고 다른 색깔의 빛을 반사한다. 그래서 색소마다 다른 색깔의 꽃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흰꽃은 실제로 색소가 없어서 투명한데 꽃잎 내부에 있는 작은 기포(氣泡) 때문에 희게 보이게 된다.
태초 식물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했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눈과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소들은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리라.
이번에 소개할 시는 높은 격조가 흐르는 오산 차천로(五山 車天輅)의 칠언율시(七言律詩 ) 야교귀승(野橋歸僧)을 행서체로 자서(自書) 해 보며, 가을의 길목에서 주변 산책길에 마주친 형형색색(形形色色) 아름다운 꽃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오산 선생은 송도(松都 : 開城)출신으로 한호(韓濩 : 韓石峯), 권필(權韠), 김현성(金玄成)과 더불어 서격사한(書檄詞翰)이라 하였다. 특히 오산의 시, 한호의 글씨, 최립(崔岦)의 문장과 함께 ‘송도 삼절(松都三絶)’이라 일컬어진 인물로 선생에 대한 자세한 소개(오산 차천로 한시 몇 수. '22.6.21)는 앞서하였기에 생략하도록 하겠다.
오산 차천로 한시 몇 수 : 오산 차천로(五山 車天輅) 한시 몇 수(秋懷, 楊花夕照, 江夜, 秋思, 靜夜思) (tistory.com)
야교귀승(野橋歸僧 : 들판 다리로 돌아가는 스님)
晴川芳草望迢迢(청천방초망초초) 맑은 시내의 꽃다운 풀 멀리 높게 바라보며
何處孤僧錫杖遙(하처고승석장요) 어느 곳의 외로운 스님이 지팡이를 짚고 가네.
寺在白雲爭落日(사재백운쟁락일) 절을 살피는 흰 구름 떨어지는 해와 다투고
路分荒野入長橋(노분황야입장교) 거친 들녘 길을 나누어 긴 다리로 드는구나.
鏡中過影遊魚戱(경중과영유어희) 거울 속 그림자 지나듯 물고기 놀며 즐기고
山外歸心倦鳥搖(산외귀심권조요) 산 밖으로 돌아가는 마음은 고달픈 새들을 흔드네.
若遣龍眠成活畫(약견룡면성활화) 만약 *용면(龍眠)을 보내 생생하게 그리게 한다면
芒鞋留著彩虹腰(망혜류저채홍요) 짚신을 무지개의 허리에 머물도록 나타내리라.
*용면 이공린(龍眠 李公麟 1049 ~ 1106)은 북송(北宋) 시기의 관리이자 화가(畫家)이다. 서주(舒州 : 지금의 안후이성(安徽省) 일대) 사람으로 자는 백시(伯時)이고, 호는 용면거사(龍眠居士)이다. 희녕(熙寧) 3년(1070)의 진사(進士) 출신으로 벼슬은 사주록사참군(泗州錄事參軍), 중서문하성산정관(中書門下省刪定官), 조봉낭(朝奉郎), 어사대(御史台) 검법관(檢法官) 등을 역임했다. 시(詩)에 능하고 고(古) 기물(器物)의 감별에 뛰어났다. 특히 그림에 조예가 깊어서 당시에 제일가는 화가로 평가받았다. 후에 용면산장(龍眠山莊)에 은거(隱居)하였기에 용면거사라 불렀다. 대표작품으로 산장도(山莊圖), 오마도(五馬圖), 유마힐도(維摩詰圖) 등이 있다.
(주변 계절풍경)
'삶의 향기 > 차한잔의 여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촌은 유희경 산중추우, 강정, 월계도중(村隱 劉希慶 山中秋雨, 江亭, 月溪途中) (0) | 2023.09.19 |
---|---|
청담 이중환 산자수명(淸潭 李重煥 山紫水明) (0) | 2023.09.18 |
가을 관련 한시 3수 : 서거정 추풍, 두보 신추, 유장경 추운령(徐居正 秋風, 杜甫 新秋, 柳長卿 秋雲領) (0) | 2023.09.13 |
백사 이항복 시 3수 : 산수도, 추일유도봉산, 좌야(白沙 李恒福 詩 3首 : 山水圖, 秋日遊道峯山, 坐夜) (0) | 2023.09.12 |
만리 백대붕 추일(萬里 白大鵬 秋日) (0) | 2023.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