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씨(成氏)는 인재 성희(仁齋 成熺 : 조선 전기 한성부원군, 승문원교리 예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의 딸이다. 진사(進士)인 최당(崔瑭)의 부인으로 대동시선(大東詩選)에 실려 있는 시를 통해 그녀가 가진 재능과 자유분방한 표현으로 보아 당시에 특출한 여성임에 틀림없다. 그녀의 시 증인(贈人)과 서회차숙손형제(書懷次叔孫兄弟)를 통해 뛰어난 작품성과 천재적 재능으로 풍부한 시상(詩想)을 갖춘 그 당시 그녀에 대하여 상상력으로 다가가 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으리라.
증인(贈人 : 벗에게 지어주다)
步出隣家三四呼(보출인가삼사호) 이웃집을 찾아가 서너 번 부르니
小童來報主人無(소동래보주인무) 어린아이 나와 주인은 없다고 하네
若不杖策尋花去(약부장책심화거) 만일 지팡이 짚고 꽃 찾아간 것 아니라면
定是携琴訪酒徒(정시휴금방주도) 분명 거문고 들고 술친구 찾아갔겠지
서회차숙손형제(書懷次叔孫兄弟 : 숙손형제의 운을 차운, 회상하며 적다)
事隨流水遠(사수유수원) 모든 일은 유수처럼 멀어져 가고
愁逐曉春生(수축효춘생) 시름은 새봄 따라 솟아나네
野色開烟綠(야색개연록) 들 빛은 피어나는 안갯속에 푸르고
出光過雨明(출광과우명) 산 빛은 내리는 비속에 더욱 밝네
簾前雙燕語(렴전쌍연어) 주렴 앞 한 쌍의 제비 재잘거리고
林外數鶯聲(임외수앵성) 숲 밖에선 몇몇 꾀꼬리 소리
獨坐無多興(독좌무다흥) 홀로 앉아 흥겨운 일 많지 않으니
傷心粧不成(상심장불성) 마음 상해 단장이 되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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