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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매화 관련 한시 : 소식 홍매 3수(梅花 關聯 漢詩 : 蘇軾 紅梅三首)

앞서 소개한바 있는 소식(蘇軾 . 1037~1101)은 북송(北宋)의 문학가이자 서화가로 자는 자첨(子瞻), 화중(和仲)을 썼고 호는 동파거사(東坡居士)이다. 미주(眉州) 미산(眉山), 지금의 쓰촨성(四川省) 사람이다. 인종(仁宗) 가우(嘉祐) 2년(1057)에 아우 소철(蘇轍)과 함께 진사가 된 뒤 벼슬을 살다가 중앙에서 쫓겨나 오랫동안 변방에서 고초를 겪었다. 시(詩), 사(詞), 문(文), 서(書), 화(畵)에 두루 능하여 중국에서도 역사상 드물게 다방면에 걸쳐 예술적 성취를 이룬 중국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소식(蘇軾)의 시 홍매3수는 그의 나이 40대 후반에 지은 시로 동시대 연배인 석연년(石延年. 994~1041. 북송(北宋)의 문학가이자 서법가)의 시 홍매(紅梅)란 시를 보고 쓴 작품인데 홍매의 아름다움 보다 자신의 시가 내면에서 품겨져 나오는 고매한 품격을 나타내어 한 수 위라는 속내를 들어내고 있다. 7언율시(七言律詩)로 압운자(押韻字)를 지 시(遲 時), 자(姿), 기(肌), 지(枝)를 넣어 정성들여 지은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로한 부모님이 계신 울산에는 이미 홍매가 꽃봉우리를 하나, 둘 . . 터트리고 있어 영상을 담아 말미에 실어보았다.

其一.

怕愁貪睡獨開遲(파수탐수독개지) 잠을 탐하다 혼자만 늦게 핀 게 걱정되고
自恐氷容不入時(자공빙용불입시) 옥처럼 고운 얼굴 미움 받을까 두려워서
故作小紅桃杏色(고작소홍도행색) 복사꽃 살구꽃처럼 짐짓 붉게 피었지만
尙餘孤瘦雪霜姿(상여고수설상자) 야윈 몸으로 눈 서리 속에 피는 꼿꼿함은 여전하네

寒心未肯隨春態(한심미긍수춘태) 겨울 마음을 봄날 자태로 보여주고 싶지 않고
酒暈無端上玉肌(주훈무단상옥기) 얼굴빛 붉은 것도 술 때문이 아닌데
詩老不知梅格在(시로부지매격재) 시인이 매화의 품격을 알아보지 못하고
更看綠葉與靑枝(갱간녹엽여청지) 푸른 잎과 푸른 가지만 보고 또 보네

其二.

雪裏開花却是遲(설리개화각시지) 눈 속에 피었어도 이른 것이 아니면서
何如獨占上春時(하여독점상춘시) 어떻게 이른 봄을 독차지했나 싶었는데
也知造物含深意(야지조물함심의) 알고 보니 조물주 깊은 뜻을 머금고
故與施朱發妙姿(고여시주발묘자) 붉게 단장한 고운 모습으로 피어났구나

細雨裛殘千顆泪(세우읍잔천과루) 가랑비에 젖어가며 눈물 흘리고
輕寒瘦損一分肌(경한수손일분기) 쌀쌀한 날씨에 조금씩 여위면서도
不應便雜妖桃杏(불응편잡요도행) 화사한 복사꽃 살구꽃과는 섞이려 하지 않더니
數点微酸已著枝(수점미산이착지) 어느새 가지 위에 시큼한 열매 여럿 맺었네

其三.

幽人自恨探春遲(유인자한탐춘지) 봄나들이 늦은 것을 원망도 해보지만
不見檀心未吐時(불견단심미토시) 붉은 꽃망울 터지는 모습 보지 못했네
丹鼎奪胎那是寶(단정탈태나시보) 새 생명을 위한 약 무엇이 보탬이 되었길래
玉人頩頰更多姿(옥인병협갱다자) 흰 얼굴에 붉은 기운 더욱 고와 보이는지

抱叢暗蕊初含子(포총암예초함자) 매화 떨기 꽃술이 처음으로 씨를 품고
落盞穠香已透肌(낙잔농향이투기) 꽃받침에 떨어진 향기 매실에도 어리었네
乞與徐熙新畵樣(걸여서희신화양) *서희에게 새로운 화법 배워볼까 싶던 차에
竹間璀璨出斜枝(죽간최찬출사지) 대나무 사이로 환한 꽃이 곁가지에 피었네

*서희(徐熙, 생졸연대 미상) : 당말송초(唐末宋初), 지금의 남경(南京), 강남명족(江南名族) 출신으로 5대 남당(南唐)의 걸출(傑出)한 화가이다. 지절(志節)이 높은 호방한 성격의 소유자로 그를 강남처사(江南處士), 강남포의(江南布衣)가 불렀다. 특히 화조, 대나무, 숲, 곤충 등을 즐겨 그렸다.

홍매(紅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