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소개한 남송(南宋)의 시인 양만리(楊萬里 )의 시 납전월계((臘前月季)를 통하여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유래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달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는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당선되면 5년간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전 대통령의 말로(末路)는 어김없이 영어(囹圄)의 처지가 되고 만다. 5년 후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명한 국민의 판단과 선택이 요구되어 진다.
과거에도 절세미인이나 막강한 권력자들에 대한 풍자적인 말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 회자된다. 즉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고 해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 이와 같이 세상사 호시절이 오래갈 수 없듯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수호전(水滸傳)에도 인무천일호(人無千日好)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이라는 구절이 있다. “사이가 아무리 좋아도 천일을 지속할 수 없다.”
양만리(楊萬里) 또한 5월에 꽃이 피어 늦가을까지 붉은빛을 띤 자주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핀 월계화를 바라보며 납전월계를 읊었으리라. 이와 같이 월계화의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표현한 시를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臘前月季(납전월계 : 섣달 앞에 핀 월계화)
只道花無十日紅(지도화무십일홍) 단지 꽃은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말하는데
此花無日不春風(차화무일불춘풍) 이 꽃은 봄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 없구나
一尖已剝胭脂筆(일첨이박연지필) 연분홍빛 붓 같은 꽃봉오리 피려 하니
四破猶包翡翠茸(사파유포비취용) 네 가지 꽃받침이 비취색 싹으로 덮였구나
別有香超桃李外(별유향초도리외) 복숭아와 오얏을 뛰어넘는 향기가 따로 있으니
更同梅鬪雪霜中(갱동매투설상중) 눈서리 속에서도 매화와 다투네
折來喜作新年看(절래희작신년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도 꺾었는데
忘却今晨是季冬(망각금신시계동) 오늘 새벽이 섣달인 줄도 잊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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