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1912~1993)의 본관은 합천(陜川). 속명은 이영주(李英柱). 호는 퇴옹(退翁). 법명은 성철(性徹), 내 고향과 같은 경상남도 산청 출신이며, 8년 동안 장좌불와(長坐不臥)를 행하는 등 평생 철저한 수행으로 일관하신 한국 근대화를 대표하는 선승이며, 지눌(知訥)의 돈오점수(頓悟漸修)를 비판하고 돈오돈수(頓悟頓修)를 주장하여 불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제7대 조계종 종정과 해인총림 방장을 지내셨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山是山 水是水)의 성철스님의 법어와 구도의 길을 찾고자 집을나서면서 지은 출가시(出家詩), 화두를 타파하고 깨침 순간을 읆은 오도송(悟道頌)과 열반송(涅槃頌)을 자서해 보았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寂)과 멸(滅)이 둘이 아니라
보이는 만물은 관음(觀音)이요
들리는 소리는 묘음(妙音)이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 아, 시회대중(時會大衆)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출가시(出家詩)
彌天大業紅爐雪(미천대업홍로설) 하늘을 넘칠듯한 남아의 대업도 화로에 떨어지는 눈과 같고
跨海雄基赫日露(과해웅기혁일로) 바다를 내딛을 웅대한 기틀 또한 햇볕에 떠도는 이슬이라
誰人甘死片時夢(수인감사편시몽) 누가 죽음으로 이르는 한 조각 꿈과 같은 순간을 달다 하랴
超然獨步萬古眞(초연독보만고진) 만고의 변하지 않는 진리를 찾고자 초연히 집을 나서노라.
오도송(悟道頌)
黃河西流崑崙頂(황하서류곤륜정) 황화는 서쪽으로 역류하여 곤륜산 정상을 치닫고
日月無光大地沈(일월무광대지침) 해와 달은 빛을 감추고 대지는 침몰하도다
遽然一笑回首立(거연일소회수립) 문득 입가에 미소 지으며 고개 들어 바라보니
靑山依舊白雲中(청산의구백운중) 청산은 예와 같이 흰구름 속에 갇혀있네
열반송(涅槃頌)
生平欺狂男女群(생평기광남녀군) 일생동안 남녀 무리를 속여서
彌天罪業過須彌(미천죄업과수미) 하늘을 넘치는 죄업이 수미산을 지나친다
活陷阿鼻恨萬端(활함아비한만단)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져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지라
一輪吐紅掛碧山(일륜토홍괘벽산) 하나의 수레바퀴 붉음을 토해내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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