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글의 주제로 선시(禪詩)가 자주 등장한다. 선시는 나에게 한없이 심미안적(審美眼的) 요소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사물을 바라보는 직관(直觀)의 언어로 깨달음의 미학을 나타내는 불교의 정수(精髓)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시를 통해서 내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선사(禪師)들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내면의 거울인 것이다. 문자 그 이상의 의미로 나에게 위로와 함께 본래의 청정심(淸淨心)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봄이 오는 길목에서 붓에 먹물을 흠뻑 묻혀 화선지에 그 의미를 남겨 마음에 새기고자 하는 것이리라.
함께 살펴볼 서산대사(西山大師) 선시 과고사(過古寺), 준선자(俊禪子) 2수는 선시로서 함축된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예서체와 행서체로 자서해 보았다.
서산대사 선시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 서산대사 선시 몇 수(西山大師 禪詩 몇 首) (tistory.com)
과고사(過古寺 : 옛 절을 지나며)
花落僧長閉(화락승장폐) 꽃이 지니 선방은 오래도록 닫혀있고
春尋客不歸(춘심객불귀) 봄 찾는 나그네 돌아갈 줄 모르네.
風搖巢鶴影(풍요소학영) 바람은 학의 둥지 그림자를 흔들고
雲濕坐禪衣(운습좌선의) 습한 구름은 선정에 든 스님 옷깃 적시네.
준선자(俊禪子 : 준선자에게)
悲歡一枕夢(비환일침몽) 슬픔과 기쁨은 하루 밤 꿈이요
聚散十年情(취산십년정) 만남과 헤어짐은 십 년의 정이라.
無言却回首(무언각회수) 말없이 고개 돌려 바라보니
山頂白雲生(산정백운생) 산머리에 흰 구름이 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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