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서거정 원일(徐居正 元日)

원일(元日)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이다. 2025년도 기준으로 새해 첫날은 음력 기준 1월 29일에 해당되는 날이다.

이때가 되면 남녘에는 매화소식이 전해오고 멀리 보이는 버들가지도 생기가 돋는 시기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서거정(徐居正)의 원일(元日) 시는 그의 나이 42세가 되어 새해아침을 맞이하며 지은 시로 첫 구절에 사십시강사(四十是强仕)라 했는데 강사(强仕)는 40세를 말하며, 예기(禮記)에서 일생에서 가장 관직에 임하기 알맞은 때(强仕之年)라는 뜻이다.

 

사가정(四佳亭) 선생에 대하여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 사가정 서거정 시 삼복, 수기, 춘일, 백국, 불개국화, 울산태화루(四佳亭 徐居正 詩 三伏, 睡起, 春日, 白菊, 菊花不開.., 蔚山太和樓) (tistory.com)

 

지금은 음력이 양력중심으로 변함에 따라 그때의 정취는 느끼기에 이르지만 초로(初老)의 나이에 자신의 처지를 살펴보며 일 년 사를 은근하게 그려보며 새해를 맞이하고자 하는 심정을 읊었으리라.

 

원일(元日 : 정월 초하룻날)

四十是强仕(사십시강사) 사십이 바로 강사 나이인데

今添又二春(금첨우이춘) 지금은 또 그 위에 두 해의 봄을 더했다네.

屠蘇宜後飮(도소의후음) 액운 쫓는 *도소주는 의당 뒤에 마시겠지만

老病已先人(노병이선인) 늙고 병듦도 이미 남보다 앞서있다네.

身世何由健(신세하유건) 내 몸은 어떻게 건강함에 연연하겠으며

生涯敢諱貧(생애감휘빈) 내 생애 감히 가난함을 꺼려하리오.

慇懃一年事(은근일년사) 올 한 해의 일에 내 마음 은근한데

梅柳亦精神(매류역정신) 매화 버들도 역시 생기가 돋는다네.

 

*도소주(屠蘇酒)는 중국 전설 명의 ‘화타(華佗) ’가 개발하였다고 알려진 술이다. 초주(椒酒), 초백주(椒栢酒) 또는 초화주(椒花酒)라고도 한다. 새해 첫날에 이 술을 마심으로써 나쁜 기운과 질병을 이기고,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였다.

고려시대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 도소주의 ‘도소(屠蘇)’는 술을 담는 그릇에서 나온 것이라 하였고, 도소주의 한자를 해체하면 돌아가신(尸) 분(者)을 위하여 나물(草)과 생선(魚)을 밥(禾)과 함께 차려 두고 모여 앉아 마시는 술이라는 뜻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