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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봄 관련 한시 4수 : 우량사 춘산야월, 엄운 석화, 장거 춘음, 맹교 춘우후(于良史 春山夜月, 嚴惲 惜花, 張渠 春吟, 孟郊 春雨後)

춘산야월(春山夜月 : 봄 산 밤에 뜬 달)

山多勝事(춘산다승사) 봄 산에는 좋은 일도 많아

賞玩夜忘歸(상완야망귀) 구경하고 즐기다 밤 되도록 돌아가길 잊었네.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손으로 물을 떠 담으니 달이 손에 떠 있고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꽃 속에서 놀았더니 꽃 향기가 옷에 가득하여라.

興來無遠近(흥내무원근) 흥겨워 먼 곳 가까운 곳 마구 다니다가

欲去惜芳菲(욕거석방비) 떠나려 하니 향기로운 풀 아쉬워라.

南望鳴鐘處(남망명종처) 남쪽으로 종소리 나는 곳 멀리 바라보니

樓臺深翠微(누대심취미) 누대가 짙푸른 산속에 희미하게 보이네.

 

우량사(于良史)는 당나라 시인으로 생졸연대는 미상이며 당 덕종원년에(德宗 元年) 서주절도사(徐州節度使)의 벼슬을 하였다. 그의 오언절구(五言絶句) 시는 아름답고 우아하며 현실에 바탕을 둔 독창적이면서 전원생활을 노래하는 시풍이 주류를 이룬다. 오늘날에는 7수의 시만 남아있는데 모두 수작으로 꼽힌다. 그의 시는 "중흥간기집(中興間氣集)"과 "전당시(全唐詩)"에 기록되어 있다

 

 

석화(惜花 : 지는 꽃이 아쉬워)

春光苒苒歸何處(춘광염염귀하처) 봄볕 아장아장 어디로 돌아가는가?

更向花前把一杯(갱향화전파일배) 새삼 꽃 앞에서 술잔 다시 들었네

盡日問花華不語(진일문화화불어) 종일토록 꽃에게 물어도 꽃은 말이 없는데

爲誰零落爲誰開(위수영락위수개) 꽃은 누구를 위하여 피고, 또 누구를 위하여지는가?

 

엄운(嚴惲)은 당나라 시인으로(출생 연도 미상 ~ 844?)은 당 무종(武宗) 시대를 살다 간 인물로 당시 두목(杜牧)과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전당시(全唐詩)에 시 한 수가 전한다.

 

 

춘음(春吟 : 봄을 노래하다)

岸草不知緣底綠(안초부지연저녹) 강 언덕 푸른 풀은 어떤 인연으로 저리도 푸른지

山花試問爲誰紅(산화시문위수홍) 산에 피는 꽃은 누굴 위해 저리도 붉은고?

元造本來惟寂寞(원조본래유적막) 조물주는 원래 말없이 조용하건만

年年多事是春風(년년다사시춘풍) 해마다 봄바람이 봄을 만든다고 호들갑 이라네.

 

장거(張渠 ? ~ 1208?)는 송대(宋代) 문신으로 자는 방숙(方叔),호는 예창(藝窗)이며,남서(南徐 : 남북조시대 진강 일대의 지명) 출신이다.

 

 

춘우후(春雨後 : 봄비 내린 후)

昨夜一散雨(작야일산우) 어젯밤 한 차례 가랑비가 내렸으니

天意蘇群物(천의소군물) 하늘이 만물을 소생케 하려는 것이라.

何物最先知(하물최선지) 어느 것이 가장 먼저 그 뜻을 알랴했더니

虛庭草爭出(허정초쟁출) 빈 뜨락에 봄 풀들이 앞다투어 나는구나.

 

맹교(孟郊 751 ~ 814)는 중국 중당기(中唐期) 시인으로 본적은 평창(平昌)이고, 호주(湖州) 무강(武康)으로 이주했다. 자는 동야(東野)이다. 현존하는 시가(詩歌)가 574여 수(首)이다. 단편의 오언고시(五言古詩)가 가장 많다. 문단에선 ‘시수(詩囚)’로 불리고, 또 시인 가도(賈島)와 더불어 ‘교한도수(郊寒島瘦)’라고 일컬어진다. 시호는 정요선생(貞曜先生)이다.

대표작으로 유자음(遊子吟), 정부원(征婦怨), 감회(感懷), 상춘(傷春), 결애(結愛) 등이 있는데, 맹동야시집(孟東野詩集) 등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