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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봄 관련 한시 2수 : 금석 박준원 간화, 난고 김립 문두견화 소식(錦石 朴準源 看花, 蘭皐 金笠 問杜鵑花消息)

곡우(穀雨)를 며칠 앞둔 완연한 봄날이다. 곡우는 24 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로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으며, 봄비가 내려 백곡(百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내가 가꾸는 텃밭에도 근대와 노각, 아스파라거스 파종을 마쳤으며 4월 말~5월 초 모종(고추, 오이, 토마토, 가지 등)만 정식하면 봄에 해야 할 일들을 마치게 된다. 파종한 씨앗은 적당한 수분과 따뜻한 온도만 유지되면 10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싹이 튼다. 동시에 핀 이른 봄 꽃들은 지고 철쭉과 아로니아, 블루베리 꽃이 한창이며, 곧 아카시아 꽃이 뒤를 이을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기대수명이 83.4세라 하는데 1년에 한번 모이는 동창회를 앞으로 모두 건강을 유지한다 해도 20번 만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돌이켜 보면 인생은 정말 짧기에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간과했던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의 아름다운 모습을 함께 바라보며 기뻐하고 즐기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보고, 듣는 이밖에 진리가 따로 없듯이 먼 산을 바라보며 화사한 봄의 정취를 느껴보리라. 금석(錦石 )과 난고(蘭皐 ) 선생의 봄 관련 한시 두 수와 함께 텃밭 주변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간화(看花 : 꽃 구경)   - 금석 박준원(錦石 朴準源)

世人看花色(세인간화색) 세상 사람들 꽃 빛을 보나,

吾獨看花氣(오독간화기) 나는 홀로 그 기운을 본다네.

此氣滿天地(차기만천지) 이 기운 천지 가득하니,

吾亦一花卉(오역일화훼) 나 또한 한 떨기 꽃일레라.

 

금석 박준원(錦石 朴準源 1739-1807)은 조선후기 호조참의, 금위대장 등을 역임한 문신으로 본관은 반남(潘南). 자는 평숙(平叔), 호는 금석(錦石). 아버지는 공주판관 박사석(朴師錫)이며, 어머니는 기계유씨(杞溪兪氏)로 유수기(兪受基)의 딸이다. 김양행(金亮行)의 문인이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하여 육경(六經)과 백가(百家)의 글에 두루 통달하였으며, 맏형 박윤원(朴胤源)과 함께 서로 학문을 강론하였다. 1786년(정조 10) 사마시에 합격하고, 그 이듬해 박준원의 제3녀가 수빈(綏嬪 : 정조의 후궁이자 순조의 생모)으로 뽑히자, 건원릉참봉(健元陵參奉)을 거쳐 사복시주부(司僕寺主簿)·공조좌랑·보은현감이 되었다.

1790년에 수빈이 원자(元子: 후일의 순조)를 낳자 박준원은 호산(護産)의 노고로 통정대부(通政大夫)에 올라 호조참의에 임명되었고, 항상 대궐 안에 머물면서 원자를 보호하고 보도(輔導 : 도와서 올바른 데로 이끌어 감)하였다.

1800년에 순조가 즉위하자 수렴청정하던 정순왕후(貞純王后)에 의하여 호조·형조·공조의 판서와 금위대장(禁衛大將) 등 삼영(三營)의 병권(兵權)을 8년 동안 잡았다. 여주에 있는 신도비(神道碑)는 순조가 친히 지은 것이다.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시호는 충헌(忠獻)이다.

저서로는 『금석집(錦石集)』 12권이 있다.

 

 

문두견화소식(問杜鵑花消息 : 진달래 꽃 소식을 묻다)   - 난고 김립(蘭皐 金笠)

問爾窓前鳥 (문이창전조) 창 앞에 새야 말 좀 물어보자

何山宿早來 (하산숙조래) 어느 산에서 자고 이렇게 일찍 왔느냐.

應識山中事 (응식산중사) 산중의 일을 너는 응당 알 터이니

杜鵑花發耶 (두견화발야) 지금 산에는 진달래꽃이 피었더냐?

 

난고 김립(蘭皐 金笠 1807 ~ 1863 )은 조선 후기의 시인으로 본명은 김병연(金炳淵)이지만 김립(金笠), 혹은 김삿갓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성심(性深). 호는 난고(蘭皐). 6세 때에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난(洪景來亂) 당시 선천부사로 있다가 농민군에게 항복한 죄로 참형을 당하고 폐족의 집안이 되었다. 22세 때 출가한 후 삿갓을 쓰고 전국을 유랑하며 다니다가 57세 때에 전라도 동복(同福)에서 객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 대한 기록은 대동기문(大東奇聞), 대동시선(大東詩選), 조야시선(朝野詩選)에 단편적으로 남아있다.

 

 

(텃밭 주변풍경 : 4. 15)

아로니아꽃
불루베리꽃
제비꽃
꿀풀
할미꽃
꽃사과
우물 양동이에 갇힌 가재를 살펴보니 알을 품고있다. 4~5월초에 부화예정으로 극진 보호하고있다.
농자재 보관 움막구석에 둥지를 틀고 포란중인 딱새알. 이소(離巢)때까지 농자재는 밖에 보관중이다.
연산홍과 철쭉이 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