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刹那)란 불교에서 시간의 최소단위를 나타내는 말로 현대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1 찰나는 75분의 1초(약 0.013초)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긴 시간을 뜻하는 겁(劫)이란 시간인데 여러 설이 있으나 천 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집채보다 큰 바위를 뚫어 없애는 시간, 또 다른 일설에는 가로세로 높이가 각 1유순(由旬 : 고대 인도의 거리의 단위로, 실제 거리는 명확하지 않지만 보통 약 8㎞로 간주함)에 겨자씨를 가득 채워 100년마다 1알씩 먹어서 겨자씨가 다 없어지는 시간, 또는 1유순은 바위로 쌓은 성곽을 100년마다 한 번씩 얇은 비단으로 옷깃을 스쳐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지는 시간, 또는 옷깃 한 번 스치는 인연은 500겁, 부부의 연은 7000겁 부모 자식의 연은 8000겁의 인연을 쌓아야 된다고 한다.
하물며 마주 보고 잠시 함께 얘기하는 인연이야 말로 참으로 소중한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 하겠다. 일전에 소개한 바 있는 “삼라만상과 태허”에서 우주에 대한 시간과 공간 이야기를 하였는데 관측 가능 최대 은하는 직경이 600만 광년(빛의 속도 30만 Km/1초 로 600만 년을 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100조 개 이상의 별을 가지고 있는 규모이며, 또한 전파 영역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은하를 전파 은하라고 하는데 크기가 1600만 광년으로 확인되었으며, 우리 은하(약 10만 광년)의 크기는 아주 작은 규모로 우주의 먼지 정도의 크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그 속에 태양계, 지구가 존재하고 그 안에 우리나라,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기적적이고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소개하고자 하는 당 시인 두보(杜甫)의 춘야희우(春夜喜雨) 시는 1300여 년이 흘렀지만 기록을 통하여 그 감흥을 오늘날 살펴보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인연의 연결 고리가 이어져 있음이 아니겠는가? 필체를 달리해서 자서해 보았다.
춘야희우(春夜喜雨 :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내려야 할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봄이 되니 이내 내리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바람 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소리 없이 촉촉이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들길은 구름 드리워 어둡고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강 위에 뜬 배 불빛만이 홀로 밝네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새벽녘 붉게 젖은 곳을 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금관성에 꽃들 활짝 피었으리라.
* 금관성(錦官城)은 중국 사천성(四川省)의 성도(成都)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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