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寫經)이란 불전(佛典 : 經, 律, 論 등을 포함)을 서사(書寫)하는 것. 또는 서사한 책을 말한다. 권자본(卷子本)이 많으나 책자본(冊子本)이나 절본(折本)도 있다. 보통 백지에 먹으로 쓰나 색지(色紙), 감지(紺紙), 자지(紫紙)에 금자(金字), 은자(銀字), 채자(彩字)로 쓰는 수도 있다. 중국이나 인도에서는 불전 서사의 습관에 따라 한역 불전이 유포되던 3세기경부터 시작됐다.
남북조 이후 조정이나 대사원에서 일체경(一切經) 수천 권의 서사가 이루어지고 전문적인 사경원(寫經員)도 양성되었으며, 이 습관은 당대까지 성대하였다. 사경의 목적은 선조, 부모의 공양, 국가안태(國家安太)의 기원, 바른 경전의 유전, 독송(讀誦), 기록 등에 있고 특히 대승불교에서는 사경의 공덕을 강조하였다.
청말에 서역으로부터 많은 고사경이 발견되었다. 대부분은 둔황(敦煌) 천불동 출토품이며 간혹 전세(傳世)품도 있다. 연대는 3세기에서 11세기에 걸쳐 있으나 수 ∙ 당 시대의 것이 많다. 서사의 풍습은 왕족, 귀족, 사경원에서부터 승려나 일반에게까지 이른다. 도상(圓像)이 들어간 것도 있다.
송대 이후는 목판본이 보급되었기 때문에 사경의 공덕을 믿는 신도들의 특정 목적으로만 서사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사경의 역사는 불교 전래 초기인 4C 후반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하는 사성 연도가 가장 오래된 사경은 통일신라시대에 사성 된 국보 제196호 신라 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으로 저본(底本)을 바탕으로 사성 한 사경이다. 이 사경의 사성기에는 당시 사경의 사성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어서 크게 주목받아 왔다.
당시 사경에 참여했던 서예가들과 승려들은 사회를 선도하는 최상의 지도자 계층이었으며 삼국사기에서도 그 당시 신라 명필 김생이 사경을 많이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의 사경은 최고의 중흥기였다.
사경원(寫經院)이 설치되어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받아 금. 은자 사경의 기법이 절정기에 이르게 되며, 수 차례에 걸쳐 많게는 1회 100여 명의 사경승이 元나라에 파견되어 중국의 금. 은자대장경을 사성해 주고 돌아오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원나라에서 고려에 감독관을 보내 금자대장경을 사성하여 가져가기도 했다.
사경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 변상도(變相圖)인데 변상도란 불교 경전의 내용이나 그 교의(敎義)를 알기 쉽게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을 말하는데 넓게는 벽화(壁畵)나 벽에 거는 탱화(幀畵) 등을 포함한 불교회화(佛敎繪畵) 전반뿐 아니라 설화적 내용이 주류를 이루는 고대 인도의 부조(浮彫)까지도 의미한다.
좁게는 경전의 첫머리 혹은 권(卷) 머리를 도해(圖解)하는 사경화(寫經畵)와 판경화(版經畵)만을 통상 변상도로 이해하기도 한다.
또한 진리의 내용 즉 진상(眞相)을 변화하여 나타낸 것이라 하여 변상(變相)이라고도 한다. 그 기원은 석가모니의 생애를 담은 불전도(佛傳圖), 전생(前生)을 묘사한 본생도(本生圖)에서 비롯되었는데, 고대 인도의 여러 불탑(佛塔)과 탑문(塔門) 및 난순(欄楯) 등에 새겨진 부조상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차제에 변상도에 대하여 보다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사경은 신앙과 기도(祈禱), 전법(傳法), 수행(修行)의 의미로 이루어 졌으며 일자일배(一字一拜 : 글 한자 쓰고 한번절함), 一字三拜, 一行一拜, 一行三拜의 과정의 거쳐 완성된다. 잠시 한가한 틈을 내여 색지(色紙)에 금자(金字) 般若心經을 寫書해 보았다.
金字 般若心經(금자 반야심경)
반야심경(般若心經)은 해인사고려대장경(海印寺高麗大藏經) 반야심경 판본(版本)을 참고하여 사서 하였음.
(반야심경 해석)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반야의 지혜로써 생사 고뇌에 가득 찬 중생계를 벗어나 열반의 피안에 이르게 하는 가장 중심 되고 빠른 길을 가르쳐준 법문.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 관자재보살께서 깊은 반야바라밀다 공부를 행할 때에 오온이 다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일체고액을 건넜나니라.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 사리자야 색이 공에 다르지 아니하고 공이 색에 다르지 아니하여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상행식 역부여시(受想行識 亦復如是) :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이와 같나니라.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 사리자야 이 모든 법의 공한 상은 생하지도 아니하고 멸하지도 아니하며 더럽지도 아니하고 조촐하지도 아니하며 더하지도 아니하고 덜하지도 아니하나니,
시고공중 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내지 무의식계(是故空中 無色 無受想行識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乃至 無意識界) : 이런 고로 공 가운데에는 색도 없고 수ㆍ상ㆍ행ㆍ식도 없으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색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부딪침과 법도 없으며 눈 경계도 없고 내지 의식(意識) 경계도 없으며,
무무명 역무무명진내지무노사 역무노사진(無無明 亦無無明盡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했다는 것도 없으며 내지 늙고 죽는 것도 없고 또한 늙고 죽는 것이 다했다는 것도 없으며,
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 : 고ㆍ집ㆍ멸ㆍ도도 없고,
무지역무득 이무소득고(無智亦無得 以無所得故) : 지혜도 없고 또한 얻음도 없나니, 써 얻은 바가 없는 고로,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과애 무과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罣礙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 보살이 이 반야바라밀다 공부에 의지한지라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는 고로 두려움이 없고 전도와 몽상을 멀리 떠나서 마침내 열반을 얻었으며,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 삼세 모든 부처님도 이 반야바라밀다 공부에 의지한지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무상정변정각: 無上正遍正覺)를 얻었나리라.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故知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 그런 고로 알라 반야바라밀다는 이 크게 신비한 주문이요, 이 크게 밝은 주문이요, 이 위가 없는 주문이요, 이 등(等)이 없는 자리에 등(等)한 주문이라, 능히 일체 고를 제거하며 진실하여 허하지 아니하나니라.
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제사바하(故說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薩婆訶) : 이런 고로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을 설하노니, 곧 주문을 설하여 가로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제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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