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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목은 이색 시 소우, 제목암권(牧隱 李穡 詩 小雨, 題牧蓭卷) 2수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 고려 말의 문신이자 대학자로 자는 영숙(穎叔), 호는 목은(牧隱),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공민왕 때 문하시중(門下侍中)을 지냈으며, 성리학(性理學)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고려 말 삼은(三隱)의 한 사람으로서 고려의 멸망과 함께 은둔하였다. 저서로 “목은문고(牧隱文藁)”, “목은시고(牧隱詩藁)” 등이 있다.

이색은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 길재(吉再)와 함께 고려의 삼은(三隱)으로 일컬어진다. 과거에 급제한 후 원(元)나라에 가서 성리학을 연구하다가, 귀국해서 고려의 대신이 되었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1388년) 때 우왕이 강화로 유배되자 아들 창(昌)을 즉위시켜 이성계의 세력을 억제하려 하였으나 이성계(李成桂)가 득세하자 유배되었다. 조선 개국 후 인재를 아낀 태조가 1395년 그를 한산백(韓山伯)에 책봉했으나 이를 사양하고 이듬해 여강(驪江 = 驪州)으로 가던 중 죽었다. 문하에 권근(權近), 김종직(金宗直), 변계량(卞季良) 등 뛰어난 제자들을 배출하여 학문과 정치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앞서 소개한바 있는 목은 선생은 약 6,000 여수에 이르는 시를 남겼는데 시격(詩格)이 높고 격조(格調)가 있어 2수와 함께 시간 날 때마다 살펴보고자 한다.

 

小雨(소우 : 이슬비)

細雨濛濛暗小村(세우몽몽암소촌) 이슬비 보슬보슬 내려 마을은 어둑해지고

餘花點點落空園(여화점점락공원) 남은 꽃은 한 잎 한 잎 빈 동산에 떨어진다

閑居剩得悠然興(한거잉득유연흥) 한가로이 살며 유연히 감흥을 얻나니

有客開門去閉門(유객개문거폐문) 손님 오면 문을 열고 가면 다시 문 닫노라

 

題牧蓭卷(제목암권 : *목암의 시권에 제하다)

亂山深處路橫斜(란산심처로횡사) 어지러운 산 깊은 곳에 길은 가로 비껴있고

日暮牛羊自識家(일모우양자식가) 해 저무니 소와 염소는 집을 찾아 돌아온다

此是老翁眞境界(차시로옹진경계) 이것이 곧 늙은이의 참 경계인지라

淡煙芳草接天涯(담연방초접천애) 맑은 연기 꽃다운 풀은 하늘 끝까지 닿았네

 

*목암 채원정(牧蓭 蔡元定 1135~1198) 송(宋) 나라 시대 주자(朱子)의 제자이며 뛰어난 학자이자 시인으로 건녕부(建寧府) 건양현(建陽縣)출신이다. 자는 계통(季通), 호는 목암(牧蓭)미며, 서산선생(西山先生)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