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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잡시 12수 중 7수(陶淵明 雜詩 12首 中 7首)

어제 서울 동내는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했는데.. 오늘 아침 세종에서의 출근길은 영하의 날씨로 제법 쌀쌀하다. 행여 꿀 따러 나온 벌이 추위에 동사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4년이내 멸종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최근 1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0.5도 상승했다는 보도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하겠다. 지구의 평균온도 변화는 4~500백년을 주기로 ±1.5 ℃ 가 정상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우리가 내뿜는 온실가스인데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이 태양에너지를 흡수하여 지구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수온도가 2 ℃ 상승하면 산소제조공장 역할을 하는 산호초가 99% 사라지게 된다는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로 일찍 찾아온 이른 봄소식은 반가움을 떠나 두렵고도 가장 슬픈 소식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가 가꾸는 텃밭에도 2주전에 파종한 상추가 싹을 돋았다.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것이 봄이 되면 새싹이 돋는 것이다. 이처럼 경이로운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텃밭을 가꾸는 목적이자 즐거움이기도 하다. 매화, 진달래도 예년보다 10일 이상 빨리 개화되어 이른 봄을 실감하는 하루였다.

 

소개하고자 하는 도연명의 집시 7수는 이태백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 봄날 밤에 도리원에서 잔치하며 지은 시의 서문)의 첫 구절‘夫天地者萬物之逆旅(범천지자만물지역여) 천지라는 것은 만물을 맞이하는 여관이고, 光陰者百代之過客(광음자백대지과객) 세월이라는 것은 잠시 지나는 나그네이다.’의 내용처럼 맥을 같이 하기에 어쩌면 우리가 사는 집은 인생이라는 객이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과 같은 것이리라.

 

잡시(雜詩 其七.)

日月不肯遲(일월불긍지) 해와 달은 더디게 가려하지 않고

四時相催迫(사시상최박) 사계절은 서로 재촉하듯 달려가네

寒風拂枯條(한풍불고조) 찬바람 마른 나뭇가지 흔드니

落葉掩長陌(낙엽엄장맥) 낙엽은 온 길 위를 뒤덮는구나

弱質與運頹(약질여운퇴) 본래 약한 체질에 운세 또한 기울어

玄鬢早已白(현빈조이백) 검은 귀밑머리는 어느새 하얗게 되었구나

素標插人頭(소표삽인두)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나는 것은

前途漸就窄(전도점취착) 살 날이 점점 더 짧아진다는 것이네

家為逆旅舍(가위역여사)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과 같은 것

我如當去客(아여당거객) 나는 마땅히 떠나가야 할 손님이라네

去去欲何之(거거욕하지) 가고 또 가서 어디로 가려하는가?

南山有舊宅(남산유구택) 남산의 선조(先祖) 무덤일 것이로다

 

텃밭 주변 풍경(3.26)

쇠뜨기는 이른봄 밭에 돋아나는 대표적인 잡초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북반구 온대에 분포하는 다년생 양치식물 , 즉 고사리류이다. 영양줄기와 생식줄기가 따로 있는데, 우리가 보통 소가 잘 뜯어 먹는다고 해서 쇠뜨기라고 부르는 것이 영양줄기, '뱀밥'이 생식줄기를 가리킨다. 뱀밥은 4월에서 5월 사이에 올라오는데 포자낭을 터뜨려 포자를 공기 중으로 확산시켜 퍼뜨린다. 또한 뱀밥은 이뇨 효과가 있어 약용은 물론 나물 볶음 등으로 식용되기도 한다. 쇠뜨기의 주요 효능에는 모발, 피부 및 손톱 건강, 관절 및 뼈 건강 개선, 상처 치유 및 화상 완화, 부종 치료, 항균제 역할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과용시 부작용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