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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의고(陶淵明 擬古) 9수 중 제 4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실에서 하루에도 수 없는 선택(選擇)의 기로(岐路)에 서게 된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선택당하는 것은 부모로부터 태어나는 것이다.

태어난 부모의 고향이 내 고향이 되듯이 자라면서 부모의 특성과 지역적 특성을 물려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치적 성향, 진보와 보수 모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은 부모세대는 반일에 감정과 공산주의에 대한 실상을 체험했기에 그 감정과 실상들이 자식세대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사상(思想) 또한 선택을 당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선택하는 경우를 크게보면 친구, 노력에 의한 학업성취, 직장, 배우자, 자녀에 대한 선택이 대표적인데 그 선택이 올바른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의 순간을 미루기도 한다.

그 선택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 때론 좌절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하고 행복한 길로 올바른 선택을 위하여 늘 고민하는 것이다.

 

불가(佛家)에서 왕으로 선택당한 것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순치황제 출가시에서 소개한 바 있다. : 순치황제 출가시(順治皇帝 出家詩) (tistory.com)

 

오늘 우리는 어떠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가?

 

어김없이 오늘도 눈 내리는 새벽 등산길에 나섰다. 봄에 맞이하는 중춘(仲春)의 계절에 마지막 눈 내리는 풍경의 모습들을 감상하며 봄눈 녹듯이 사라질 춘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연이어 도연명(陶淵明)의 의고(擬古) 9수 중 4수를 살펴보고자 한다.

 

(9首中 其四.)

迢迢百尺樓(초초백척루) 높고 높은 백 척의 누각에 오르니

分明望四荒(분명망사황) 사방 끝까지 분명하게 보인다.

暮作歸雲宅(모작귀운택) 저녁에는 구름이 돌아와 쉬는 집이 되고

朝為飛鳥堂(조위비조당) 아침에는 나는 새의 집이 되네.

山河滿目中(산하만목중) 산하는 눈 안에 가득 차고

平原獨茫茫(평원독망망) 평원은 홀로 넓고 아득하구나.

古時功名士(고시공명사) 옛날 공명(功名)을 쫓던 선비는

慷慨爭此場(강개쟁차장) 강개의 분함을 참지 못해 이곳에서 다투었다네.

一旦百歲後(일단백세후) 하루아침에 평생을 마친 후

相與還北邙(상여환북망) 모두 같이 북망산(北邙山)으로 돌아간다네.

松柏為人伐(송백위인벌) 송백은 사람들에 의해서 잘려나가고

高墳互低昂(고분호저앙) 높고 낮은 무덤들이 나란히 있네.

頹基無遺主(퇴기무유주) 무너진 무덤에는 주인이 없으니

遊魂在何方(유혼재하방) 떠도는 혼은 어느 곳에 있는가?

榮華誠足貴(영화성족귀) 영화는 정녕 귀하게 여길 만 하나

亦復可憐傷(역부가련상) 또한 돌이켜 보면 가련하고 덧없는 것이라네.

 

(영종도 백운산의 춘설경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