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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차한잔의 여유

도연명 의고(陶淵明 擬古) 9수 중 제 6수

갈등(葛藤)은 왼쪽으로 감아 자라나는 칡(葛)과 오른쪽으로 감아 자라나는 등나무(藤)가 서로 얽히고설킨 모습에서 유래했는데 서로 반대로 얽히고 꼬여 풀기 어렵다는 뜻이다.

갈등은 뜻이 다른 두 성격의 대립 현상이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분쟁(紛爭)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각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힘의 논리에 의한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우며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한다. 그렇다고 법에 의한 해결방법은 제도적 판단에 의하여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한계가 있고, 갈등 당사자간 대화를 통한 해결방법이 서로 가장 원만하고 평화로운 해결방법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심각한 갈등상황에 놓여있다. 서로 극한의 대립으로 협상이 어렵고, 조정이나 중재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해결책 찾기가 지난(至難)하게 되었다.

정치적으로 유발된 사회적 갈등은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봉합과정도 어렵고 결과적으로 사회불안과 경제적 손실, 대외적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사회를 지탱하는 균형과 조화가 깨졌기 때문이며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과연 시간이 지나면 모든 갈등이 평화롭게 해소되고 안정된 사회로 복귀될 것인가?

 

연이어 도연명(陶淵明)의 의고(擬古) 9수 중 6수를 살펴보고자 한다.

 

(9首中 其六.)

蒼蒼谷中樹(창창곡중수) 푸르고 푸른 골짜기 안의 나무들

冬夏常如茲(동하상여자) 겨울 여름 없이 늘 무성하구나.

年年見霜雪(연년견상설) 해마다 서리와 눈 보아왔기에

誰謂不知時(수위부지시) 누가 계절을 모른다 말하리오.

厭聞世上語(염문세상어) 세상에 나도는 말들 싫도록 들었으니

結友到臨淄(결우도임치) 친구를 사귀러 임치(臨淄:춘추전국시대 제나라(齊)의 수도)로 가련다.

稷下多談士(직하다담사) 직하(稷下:임치에 소재한 학문기관)에는 논객들이 많으리니

指彼決吾疑(지피결오의) 그곳에 가서 내 의문을 풀어보리라.

裝束既有日(장속기유일) 여장(旅裝)을 차린 지 벌써 여러 날

已與家人辭(이여가인사) 이미 가족들과도 작별을 고했다네.

行行停出門(행행정출문) 가고 가다가 문에서 머뭇거리고

還坐更自思(환좌갱자사) 돌아와 앉아서 다시 혼자 생각한다.

不怨道裏長(불원도리장) 갈 길이 먼 것은 두렵지 않지만

但畏人我欺(단외인아기) 다만 사람이 나를 속일까 두려워한다네.

萬一不合意(만일불합의) 만일 그들과 뜻이 맞지 않으면

永為世笑之(영위세소지) 오래도록 세상의 웃음거리 될 것이다.

伊懷難具道(이회난구도) 이 마음을 모두 말하기 어려워

為君作此詩(위군작차시) 그대를 위해 이 시를 지어본다네.

 

양지바른 곳에 핀 민들레
산당화(명자나무)에 맺힌 꽃망울